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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 덧입은 이재용號, 담금질 끝내고 본격 출항

[삼성 이재용 시대]실용 덧입은 이재용號, 담금질 끝내고 본격 출항

등록 2016.10.27 12:21

정백현

  기자

임시주총에서 삼성전자 사내이사 합류오너家 8년만에 법적 책임지는 자리에조직문화 혁신 전 계열사에 확산 유력실용형 광폭 M&A···도약발판 마련 기대

삼성의 글로벌 브랜드 영향력 강화를 위한 실용적 활동의 선두에 앞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중국을 방문한 이재용 부회장(왼쪽 세 번째)이 현지 금융 사업 기반 강화를 위해 창쩐밍 중신그룹 동사장(왼쪽 두 번째) 등을 만나 협력을 다짐하는 모습. 사진=삼성그룹 제공삼성의 글로벌 브랜드 영향력 강화를 위한 실용적 활동의 선두에 앞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중국을 방문한 이재용 부회장(왼쪽 세 번째)이 현지 금융 사업 기반 강화를 위해 창쩐밍 중신그룹 동사장(왼쪽 두 번째) 등을 만나 협력을 다짐하는 모습. 사진=삼성그룹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사내이사진에 합류하게 되면서 이 부회장이 그동안 회사 안팎에서 강조해 왔던 ‘실용경영’ 기조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순히 삼성전자 한 곳에서만 그치지 않고 삼성그룹 전 계열사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투병 생활이 시작된 이후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등장했다. 이 때부터 이 부회장이 강조했던 키워드로는 ‘선택과 집중’, ‘관례의 타파’, ‘주력 사업 집중’ 등이 꼽힌다.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키워드가 바로 ‘실용주의’다.

주력 사업으로 생존의 길을 선택해 이 사업에만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비주력 사업은 과감히 포기해 생존을 위한 양분을 제공하는 쪽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것이 이재용식(式) 실용주의의 첫 번째 세부 전략이다.

더불어 과도한 의전과 허례허식을 타파함으로써 불필요한 비용 출혈을 줄이고 수직적인 조직을 수평적으로 바꿔 회사의 항구적 성장 DNA를 키우겠다는 것 역시 이재용식 실용주의의 또 다른 핵심이기도 하다.

그동안 보여줬던 각종 실용주의 전략과 계획이 일종의 ‘시범경기’였다면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이후 앞으로 벌어질 실용주의 전략과 세부적인 행동계획은 ‘정규리그 경기’로 비유할 수 있겠다.

◇수평적 조직, 삼성 전체로 퍼진다 = 그동안 삼성그룹은 안팎으로 실용주의 기조를 강화하기 위한 기반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오래된 조직 문화와의 작별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부터 인사 제도 혁신에 대해서 깊이 검토했고 여러 단계에 걸친 검증 작업을 거쳤다. 그리고 올해 상반기 ‘글로벌 인사 혁신 로드맵’이라는 첫 열매를 맺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인사 혁신 로드맵은 직원 간 직급을 단순화하고 서로 수평적인 호칭을 쓰며 업무 성과에 따라 철저히 보상하도록 하고 기수에 상관없이 성과가 좋은 직원에 대해서는 과감히 선발·발탁하는 승격 인사 기조를 뿌리내리겠다는 것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사실 이같은 조직 문화 혁신은 삼성전자 이전에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제일기획, 삼성생명 등 다른 계열사에서 먼저 시범적으로 도입된 바 있다. 그리고 삼성전자가 혁신의 시류를 그대로 따라가게 됐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이와 같은 혁신 분위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야근이 사라졌고 조직의 분위기는 유연해졌으며 의사결정의 속도는 전보다 빨라졌다는 후문을 쉽게 들을 수 있다.

그룹 내 최대 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에서 어느 정도 긍정적인 변화가 시작된 만큼 이제는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혁신의 파도가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은 매우 선명하다. 물론 유연한 문화를 적용하기가 쉽지 않은 제조업 사업장 등의 문제 등 현실적 장벽은 있다.

그러나 확실한 실권을 쥐게 된 이재용 부회장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이와 같은 혁신 계획의 실천을 강조할 경우 결국은 다수의 계열사들이 실용 행보에 따라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매우 지배적이다.

◇실용형 M&A 파도, 더 거세진다 = 삼성전자가 어려운 그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온 것은 과감한 M&A 활동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런데 그동안 삼성전자가 진행했던 M&A 활동 일지를 살펴보면 결코 마구잡이로 기업을 인수·합병한 것이 아님을 볼 수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인수한 여러 기업들의 업종을 보면 대부분 삼성전자가 현재 잘 하고 있는 사업이나 미래 사업으로 적극적인 육성 의지를 표명한 업종이다.

개방형 사물인터넷 플랫폼 개발, 공조 사업, 서버용 SSD 캐싱 사업, 모바일 결제 솔루션 사업, 상업용 디스플레이 사업, 클라우드 서비스, 전기자동차, 최고급 가전 사업 강화 등의 목적 달성을 위해 10여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합병 또는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특히 모바일 결제 솔루션 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해 2월 인수한 ‘루프페이’는 글로벌 핀테크 사업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삼성페이 성공 신화의 밑거름이 됐다.

이제는 이와 같은 실용적 M&A 활동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역시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그룹의 다른 계열사에서도 M&A를 비롯한 각종 경영 기조의 첫 손으로 꼽히는 키워드로 ‘실용’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그동안 단행된 여러 M&A 활동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적극 투영됐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이제는 이 부회장이 M&A 활동을 직접 관장하고 의결할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서 M&A 활동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시장을 내다보는 이 부회장의 안목에 회사 안팎으로 확산되고 있는 실용경영의 DNA가 결합돼 M&A 활동에 나설 경우 삼성전자는 물론 그룹 다수의 계열사들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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