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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약속’ 어디로

[위기의 롯데]‘신동빈의 약속’ 어디로

등록 2016.06.21 09:18

황재용

  기자

국감서 지배구조 개선 의지 적극 피력호텔롯데 상장, 사정 탓에 결국 좌초신 회장 의지 강하지만 안팎 여건 변수

사진=호텔롯데 제공사진=호텔롯데 제공

검찰 수사로 호텔롯데 상장이 사실상 물거품이 되면서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미궁에 빠졌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대국민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

신 회장은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롯데 원톱’ 자리를 굳혀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롯데그룹 내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가 알려졌고 ‘롯데=일본기업’ 이라는 국적 논란이 도마에 오르며 국민들이 등을 돌렸다.

이에 신 회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 직접 참석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호텔롯데를 상장시킨 뒤 지주회사로 전환해 경영 투명화를 이끌어내는 한편 조직 문화를 혁신해 그룹을 완전한 한국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신 회장이 꺼낸 약속의 핵심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호텔롯데의 코스피 상장이었다.

신 회장은 본인이 공언한대로 지난해 말 순환출자 고리 416개 중 84%인 349개를 해소한 후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호텔롯데의 상장을 적극 추진했다. 특히 신 회장은 상장을 통해 호텔롯데 일본계 주주들의 지분율을 99%에서 65%까지 낮추기로 했다.

호텔롯데는 이를 위해 지난 1월 28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후 5월 19일 금융감독위원회에 상장 관련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으로 상장 일정이 7월 21일로 한 차례 연기됐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호텔롯데의 상장은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최근 시작된 검찰의 고강도 수사로 호텔롯데 상장 작업이 모두 멈췄다. 규정상 7월 28일까지 상장을 마쳐야 하지만 호텔롯데는 지난 13일 최종적으로 상장 철회 의사를 밝혔다. 롯데그룹 관련 대내외 현안이 급속도로 악화됨에 따라 투자자 보호와 제반 여건을 고려해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 것이다.

결국 검찰 수사로 인해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첫걸음인 호텔롯데 상장이 무산된 셈이다. 또 호텔롯데 상장이 어긋나면서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전환도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신 회장은 대국민 약속을 어기게 됐다.

물론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상장을 공언한 신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에탄크래커와 롯데케미칼의 에틸렌글리콜 합작사업 기공식에 참여해 올해 안으로 호텔롯데를 반드시 상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렇지만 신 회장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검찰 수사과정에서 비자금 조성이나 횡령·배임 등의 혐의가 입증되면 호텔롯데는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한 기업이 된다. 이 경우 호텔롯데는 3년 동안 상장예비심사 신청 자격을 얻을 수 없다.

또 호텔롯데가 처벌을 면하더라도 한국거래소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호텔롯데의 상장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며 검찰 수사 결과도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연내 상장 추진이 검찰 수사로 형성된 롯데그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한 국면 전환 카드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 후 지주사 전환 등을 통해 롯데가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선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지만 상장 자체가 불가능해지면서 모든 계획의 재추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전방위적인 검찰 수사로 호텔롯데 상장도 상당 기간 미뤄지게 되면서 앞으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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