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 동아대의 신입생 환영회에서 동아리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오물 막걸리를 퍼부은 사실이 알려져 누리꾼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당시 막걸리에는 음식물, 담배꽁초 등 오물이 섞여 있었다고 하는데요.
도를 넘은 술 세례 환영식은 이것이 다가 아니었습니다. 앞서 3월 초 전북 원광대 사범대학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추운 날씨에 신입생들을 건물 밖에 모아 놓고 막걸리를 퍼부은 것이지요.
두 사건 관계자는 모두 이러한 의식을 ‘액땜을 위한 전통’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전통이라는 이유로 상식 밖의 행동을 매년 꼬박꼬박 반복해온 것인데요.
캠퍼스 잔혹사는 술에만 해당되지는 않습니다. 서울 한 사립대에서는 검도부 선배가 신입생을 폭행하는 사건이 있었는가 하면, 전남과학대에서는 선배의 지나친 군기잡기로 신입생이 투신하는 충격적인 일도 발생했습니다. 이 모든 사건이 올해 3월에 벌어졌다는 사실, 여러분은 믿기시나요?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러한 대학 내 가혹 행위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과거 행태를 살펴보면 러브샷, 여장 남자 콘테스트와 같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음주 강요, 폭행까지··· 그 모습도 가지가지입니다.
매년 관련 사건이 계속되자 2014년 서울경찰청에서는 음주, 스킨십 등 신입생이 원하지 않는 행위를 억지로 권하면 형법 제324조 강요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1996년 충남에서 신입생이 급성 알코올중독으로 사망한 사건 이후 음주 강요로 벌어진 사건에 대해 형사처벌 된 사례가 여럿 있는데요. 음주 강요는 물론이고 성추행, 얼차려 등 강압적인 행위는 모두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대학생들,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전문가들은 “기성세대의 군사문화와 대학의 선후배 문화가 비정상적으로 맞물린 결과”라며, “이는 전통이 아닌 범죄 수준의 악습일 뿐”이라고 설명합니다.
대학생들이 윗세대의 못난 부분만 닮아가는 시대. 젊음과 배움의 상징이어야 할 대학이 자칫 구태와 폐단을 배워가는 곳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박정아 기자 pja@
뉴스웨이 박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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