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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의 귀환, SK號에 순풍분다

[재계의 선택]오너의 귀환, SK號에 순풍분다

등록 2016.03.29 10:12

수정 2016.03.29 10:15

차재서

  기자

최태원 SK 회장 지주사 사내이사 복귀이사회의장도 맡아 책임경영 강화반도체·바이오 등 신사업 직접 주도계열사별 사업 구조 변화 불러올 듯

오너의 귀환, SK號에 순풍분다 기사의 사진


SK그룹이 오너일가의 두 기둥인 최태원 회장과 최신원 회장의 귀환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대주주의 ‘책임경영 강화’에 힘입어 그룹 내 새로운 사업구조를 구축하는 데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8일 열린 SK㈜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계열사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은 지난 2014년 이후 2년여 만에 그룹 지주회사 이사회로 돌아왔다.

또한 최 회장은 주총 후 진행된 이사회에서 의장은 물론 대표이사까지도 맡아보기로 결정했으며 최근에는 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도 복귀했다.

SK그룹은 지난 2012년부터 수펙스추구협의회의 6개 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따로 또 같이 3.0’ 체제로 운영돼왔다. 그룹 내 전문경영인들은 의사결정 라인을 구성해 최 회장 경영공백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때문에 최 회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에 합류한다는 것은 최고 경영자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추후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역할이 확대되는 한편 오너십 경영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SK 오너일가의 맏형인 최신원 SKC 회장도 실적 부진에 빠진 SK네트웍스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최신원 회장 역시 이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1년 만에 경영일선에 돌아온 것이다.

재계에서는 최신원 회장이 SK네트웍스로 돌아온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부친인 고(故) 최종건 창업주가 설립한 회사로 복귀해 책임경영에 나선다는 이유에서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KT렌탈 인수전과 면세점 사업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셨고 패션사업과 해외자원개발 사업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중요한 사업을 번번이 눈 앞에서 놓치면서 ‘오너의 부재’가 아쉬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만큼 최신원 회장의 존재는 SK네트웍스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까지는 최신원 회장의 본격적인 경영참여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신원 회장이 문종훈 사장과 각자 대표 체제를 구축하기로 하면서 주요 사업에서의 역할 분담을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대표이사직을 맡는 SK㈜도 그룹 안팎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SK그룹은 5개 부문의 핵심 성장 사업을 추진 중인데 지주회사인 SK㈜가 다양한 영역으로 저변을 넓히면서 신성장 사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초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16년 SK신년회에서 최태원 회장(오른쪽)이 임직원들과 신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올 초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16년 SK신년회에서 최태원 회장(오른쪽)이 임직원들과 신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SK그룹은 ▲바이오·제약 분야 ▲정보기술(IT) 서비스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액화천연가스(LNG) ▲반도체 소재·모듈 등을 핵심 성장 사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그 중 SK㈜는 SK바이오팜을 앞세운 바이오·제약과 SK머티리얼즈를 통한 반도체 소재 사업, SK C&C가 보유한 ICT 부문 등에서 순항을 이어가며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새 먹거리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회사에 돌아온 최 회장도 사업구조 개편에 대해 다방면으로 고민하 중이다. 추후에는 계열사별 사업 역량을 융합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갈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과 함께 지주회사인 SK㈜의 지배구조가 공고해지는 것은 물론 계열사별 투자도 원만하게 이뤄질 것으로 분석된다. 최 회장은 회사에 복귀한 후 다양한 투자와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등 광폭행보를 이어왔다.

다만 사회 일각에서 최 회장에 대한 불신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는 점은 추후의 경영 행보에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내이사 복귀 안건에 2대주주인 국민연금(지분율 8.57%)이 반대표를 던진 사건이 대표적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말 돌연 혼외자에 대한 개인사를 고백하며 구설수에 올랐고 의혹은 SK그룹으로 번지며 국세청과 금융감독원의 조사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앞서 최 회장이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과 맞물려 주주들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이에 최 회장이 그간의 불신을 말끔히 씻어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업을 적극 육성함으로써 주주가치를 높이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SK그룹은 이번 주총을 통해 고위 임원 퇴직금 체계를 조정하는 등 경영진의 권한을 줄이는 반면 책임경영은 대폭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사회 산하에 거버넌스 위원회를 설치함으로써 주주가치 제고와 투명경영에도 힘쓰고 있다.

이제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반도체·IT·석유화학 등 그룹 내 주력사업의 구조를 개편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 방안을 구축하는 것이 SK그룹과 최 회장을 둘러싼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SK그룹의 지배구조가 더욱 굳건해지는 모습”이라며 “최태원·최신원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와 함께 계열사 전반의 사업구조에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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