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철 기자
등록 :
2016-02-02 14:24

수정 :
2016-02-0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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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파이터 어디갔나…유일호 화려한 신고식

물가 3개월 만에 다시 0%로 회귀
‘유-이’ 콤비 물가잡기 정책 펼까
유일호 취임 후 수출·물가 등 경제지표 최악

소비자 물가 및 근원물가 추이(전년동월대비, %)


디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되살아났다.

‘디플레 파이터’를 자처한 정부가 물가를 감안한 경상성장률을 관리하기로 한 올해 첫 달부터 소비자물가가 0%대로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유-이’ 콤비가 적정수준의 물가 관리를 위한 호흡을 보여줄 첫 시험대가 된 셈이다.

◇ 물가 어떻게 잡을 겁니까
2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0.8% 상승하는 데 그쳐 3개월 만에 다시 0%대로 돌아섰다. 근원물가도 1.7% 상승해 13개월 만에 1%대로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물가를 올리기 위해서는 돈을 풀면 된다. 세계 각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이어가고, 심지어 마이너스 금리를 결정하는 이유다.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을 늘려 물가상승을 자극하고, 경기를 부양하는 ‘정석’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기준금리 인하도, 양적완화도 펼 수 없는 상황이다. 가계부채, 부동산 버블, 미국의 금리인상 개시 등 여러 요소들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경제는 더 이상 기존의 경제이론으로 풀 수 없을 정도로 왜곡돼 있다. 물가만 떼어 놓고 보면 체감물가와의 괴리가 크다.

1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를 예로 들면, 담뱃값 인상 효과 소멸과 저유가로 석유류 제품 가격이 하락해 물가를 끌어내리는 효과를 냈다. 반면, 집세와 시내버스 요금, 학원비 등 서민생활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서비스요금 상승률은 4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집세는 3년 만에 가장 크게 증가했다.

지표상으로는 디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하지만, 서민생활과 관련 있는 물가는 인플레이션을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다.

‘디플레 파이터’를 자처한 정부 방침은 역시 ‘지켜보자’다. 기재부는 물가하락을 주도한 유가하락이 완화될 때까지 기다리면 물가 하방요인이 완화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체감물가는 보통 설명절을 계기로 상승하지만, 정부는 그랜드세일로 할인판매하는 상인이 늘면 체감물가가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의 고민은 정부보다 좀 더 심오하다. 양적완화, 마이너스 금리 등 초강수를 두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은은 사상 최저금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출, 내수불확실로 금리인하 요구가 늘고 있다. 유 부총리는 1일 금통위 열석발언권을 언급하기도 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사진 우측)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 좌측) 첫 공식 회동. 사진= 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 유일호 화려한 신고식
우리나라 3기 경제팀 수장을 맡고 있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경제지표는 일제히 잿빛을 띠고 있다.

취임식 하루 전에 발표된 지난해 고용동향에서 청년실업률은 9.2%로 관련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월 수출은 18.5% 떨어져 6년 5개월 만에 최악의 성적을 냈다. 물가도 3개월 만에 0%대로 돌아섰다.

최근 경기지표가 ‘사상 최저, 최고’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을 정도로 안 좋게 흘러가자 좋아질 길 밖에 없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익명의 한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1월 수출이 바닥을 쳤고, 지난해 1년간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에 지난해 수준만 유지한다면 플러스 성장을 한 것처럼 보이지 않겠느냐”며 “물가는 지난해 담뱃값 효과를 봤음에도 0%대를 유지한 만큼 사실상 올해 정부와 한은의 물가 안정 능력이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밝혔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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