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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홍 기자
등록 :
2015-12-28 17:45

수정 :
2015-12-28 17:48

[기자수첩]조선 좀비 기업부터 정리해라

최근에 조선업계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한 한 직원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국내 조선업이 워낙 어렵다보니 밝은 얘기보다는 어두운 얘기가 많은 게 당연했다.

그 직원은 정부의 조선업계 지원에 대해서 날선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요지는 정부 지원으로 생존에 성공한 기업이 정부 지원 없이 뼈를 깎는 노력으로 살아남은 다른 기업의 경쟁력을 오히려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반대의 경우가 발생했을 때 또다시 정부지원으로 살려내게 되면 모럴해저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지원에 나서지 않으면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 결국은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조선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많은 국민들의 생각도 비슷할 것이다. 그렇다고 쓰러져가는 조선업체들을 가만히 지켜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조선업종의 특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대우조선해양만 봐도 협력사를 포함해 5만명에 가까운 고용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STX조선의 고용창출 효과 역시 1만명 이상이다.

따라서 이들 기업이 쓰러지게 가만히 둔다면 지역경제는 물론이고 한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조선업에 대한 자금지원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먼저 국내 기업간 저가수주를 피해야 한다. 국내 기업이 세계 조선업계 1~3위를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간 저가수주는 공멸에 이르는 길이다. 업계가 스스로의 자정노력을 통해 이러한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조선업체들의 새주인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 사실상 정부가 대주주이다 보니 위기 때마다 지원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들 기업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 치열한 생존본능을 되찾길 기대한다.

강길홍 기자 s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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