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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맛’ 경험한 오너 3·4세도 있다

‘흙맛’ 경험한 오너 3·4세도 있다

등록 2015.12.15 08:24

수정 2015.12.15 15:42

이선율

  기자

간부 아닌 평사원으로 입사···현장 경험 체득구광모, 해외·지방 부지런히 돌며 역량 쌓아허윤홍·강정석, 주유원·영업사원 생활 경험도

왼쪽부터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남 구광모 LG 상무, 이재현 CJ그룹 회장 외아들 이선호 씨,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의 4남 강정석 부회장. 사진=뉴스웨이DB왼쪽부터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남 구광모 LG 상무, 이재현 CJ그룹 회장 외아들 이선호 씨,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의 4남 강정석 부회장. 사진=뉴스웨이DB


재계 오너 3·4세들이 경영 일선에 본격적으로 얼굴을 드러내며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달아 승진을 거듭한 재계 오너 3·4세는 ‘부모를 잘 만난 덕에 쉽고 빠르게 임원 타이틀을 달았다’는 비판 탓에 세상으로부터 시선이 곱지 않다. 그러나 나름대로 밑바닥 현장에서부터 경영수업을 받으며 자질을 키워가고 있는 오너 3·4세들도 꽤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 상무는 초고속 승진의 사례로 비춰질 만하지만 실제로는 LG전자 말단 대리에서 업무를 시작해 여러 일을 거쳤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구 상무는 미국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학을 졸업한 뒤 2006년 9월 LG전자 재경부서에 입사했다. 과장이나 부장 등 간부급 직급이 아닌 말단 대리로 입사한 점이 독특했다.

입사 1년 만에 대리에서 과장으로 승진한 회사를 떠나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경영대학원 석사 과정(MBA)을 밟았다. 이후 지난 2009년에 LG전자 미국 뉴저지법인으로 재입사해 2011년 차장으로 승진했다.

2013년 초 국내로 복귀한 그는 LG전자 HE사업본부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 부장으로 승진했다. LG전자 HA사업본부(현 H&A사업본부)로 자리를 옮긴 그는 생산 현장을 돌기도 했다. 그는 한때 창원공장에서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가전 업무를 담당했다.

지난해 4월에는 그룹 지주회사인 ㈜LG로 자리를 옮겨 전략 기획을 담당하는 시너지팀에서 업무를 맡았다. 입사 8년 만인 지난해 말 상무 자리에 올랐지만 그가 임원의 직함을 얻기까지는 국내와 해외, 서울 본사와 생산 현장을 부지런히 오가던 과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주유소에서 경험을 쌓은 사람도 있다. 올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한 허윤홍 GS건설 전무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허 전무는 지난 2002년 GS칼텍스의 평사원으로 입사한 뒤 GS건설로 자리를 옮겨 경영관리팀, 플랜트기획팀, 재무팀 등을 거친 후 2012년 연말 인사에서 상무 직함을 새로 달았다.

그는 지난 2002년 입사 직후 독특한 경험을 했다. 그는 신입사원 시절 입사 동기들과 GS칼텍스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총을 들고 일했던 적이 있다. ‘현장을 알아야 큰 일을 할 수 있다’는 아버지 허 회장의 지론에 따른 것이었다.

허윤홍 전무의 사촌이자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의 아들인 허치홍 GS글로벌 과장도 말단 사원에서부터 시작해 천천히 일을 배워나가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아들 이선호 씨도 현재 CJ제일제당에 말단 사원으로 입사해 일을 배우고 있다.

그는 미국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했고 수년 전부터 방학 때마다 국내에서 CJ제일제당 인턴사원으로 실무 경험을 쌓아왔다. 지난해 말에는 280억원어치의 주식을 이 회장에게 증여 받아 그룹 계열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 대주주가 되기도 했다.

이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씨도 이선호 씨와 함께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이경후 씨는 지난 2011년 CJ에듀케이션즈 대리로 입사해 현재는 CJ오쇼핑 상품개발본부 언더웨어·침구팀 상품기획 과장으로 자리를 옮겨 근무하고 있다.

올해 승진의 영광을 안은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부회장은 동아제약의 효자 상품인 ‘박카스’를 싣고 배달하는 영업사원 활동부터 시작한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1989년 입사해 여타 다른 오너가 자제들과 달리 첫 발령지인 영업소에서 수백개의 박카스 상자를 팔고 배달하는 등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는 아버지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이 ‘현장 경험’을 중시한 탓이었다.

이선율 기자 lsy0117@

뉴스웨이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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