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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事의 계절 ‘태풍과 미풍 사이’

[연말 인사태풍-산업]人事의 계절 ‘태풍과 미풍 사이’

등록 2015.11.30 08:53

수정 2015.11.30 09:46

정백현

  기자

‘신상필벌’인사 원칙 뚜렷···재계 공통 트렌드化변동성 강한 경영 환경 탓 일각서 ‘칼바람 공포’好실적 신바람 낸 일부 기업은 승진 잔치 유력조용한 인사 분위기 속 파격 승진 사례도 등장

바야흐로 연말 정기 임원 인사(人事)의 계절이다. 각 기업은 그동안 다각도로 평가한 고과 자료를 통해 직급 승진과 보직 이동 계획을 정한 뒤 11월 말부터 한 달간 적정한 시기에 인사 발표를 단행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해를 넘겨서 인사를 발표하는 곳도 있다.

기업의 인사는 한 해의 기업 경영 성과를 결산하고 그에 따른 인력 조정을 통해 새로운 한 해 경영의 계획을 실천하는 첫 단추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인사는 한 해의 기업 성적표를 미리 엿볼 수 있는 기준점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올해 각 기업들은 대부분 공통된 기조로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혁혁한 성과가 있는 곳에 반드시 상이 따르고 실적이 부진한 곳에는 비관적 조치가 따라온다는 이른바 ‘신상필벌’의 기조가 재계 전반에 두루 퍼져있다.

인사의 규모나 강도는 회사의 사정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같은 환경을 지닌 땅이면서도 상황에 따라 어느 곳에는 태풍, 어느 곳에는 미풍이 부는 것이 바로 기업의 연말 인사라 할 수 있다.

◇‘이재용의 칼춤’ 진짜 나올까 = 재계 1위 삼성그룹은 12월 첫 주에 그룹 사장단 인사와 후속 임원 인사를 예고한 바 있다. 당초 지난해보다 인사 발표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예년과 똑같은 시점에 인사 명단을 발표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인사는 ‘풀타임 오너 경영’ 2년차를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인사의 전권을 쥐게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들어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증권과 삼성중공업 등 다른 계열사의 경영 현안을 챙기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다.

재계 안팎에서는 실적 부진 계열사의 CEO들이 대거 경질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어느 정도 승계 준비를 마쳤고 이제부터는 본인의 요구대로 경영에 나설 기반이 마련된 만큼 단호한 인사를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실적 부진이 장기화 국면을 맞고 있는 삼성중공업이나 삼성엔지니어링 등 부진의 수준이 심각한 계열사에서는 칼바람이 몰아칠 것이라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수의 계열사들 실적이 좋지 않은데다 잇단 사업 구조 개편으로 회사의 덩치를 전반적으로 줄이고 있는 상황임을 들어 사장급 임원에 대한 승진도 최소화하는 선에서 마무리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반대로 5년 만에 단일 영업부문 연간 영업이익 10조원대 돌파를 확정지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나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사업으로 적극 육성 중인 바이오 사업의 경우에는 승진이나 인력 보충 등을 통한 인사가 단행될 것이고 예측되고 있다.

◇‘파격 승진’ 또 나올까 = 10대 그룹 중에서 인사가 가장 빨랐던 곳은 지난 26일과 27일 각각 인사를 단행한 LG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이다. 두 그룹에서는 파격적 인사가 단행됐다.

LG그룹은 26일 오후 단행한 계열사 인사를 통해 사장 재임 2년차에 불과한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지난 2005년 말 임원 인사를 통해 전무에서 부사장이 된 한 사장은 지난 2013년 말 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불과 2년 만에 부회장이 됐다. 오너가 아닌 사람 중에서 이렇게 빠른 시간에 부회장 직급을 단 사람은 LG그룹 내에서 찾아보기가 힘들다.

한 사장의 초특급 승진 비결은 꾸준한 실적과 우수한 기술력을 앞세워 LG디스플레이를 세계 디스플레이업계 1위 회사로 키운 공적 덕분이다. 특히 LG가 OLED 기술을 독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만큼 구본무 회장이 시장 선도 유지를 위해 ‘초대형 당근’을 준 셈이 됐다.

다음 날에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겸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상무가 임원 생활 1년 만에 전무로 특급 승진했다. 정 상무는 지난해 말 부장에서 상무보를 건너뛰고 상무로 승진한 바 있다.

정 상무는 오너 일가의 일원이라는 특수성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오너의 자제인 만큼 회사에 대한 책임 경영을 통해 위기에 빠진 현대중공업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줄 것이라는 기대도 받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두 인사를 보면서 올 연말 인사에서 파격적인 승진 인사가 또 다시 일어날 것인가를 추측하고 있다. 이를테면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추대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부회장 승진 등이 가장 자주 나오는 추측이다.

그러나 다수의 관계자들은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오너 일가나 전문경영인 대상의 파격적 승진 인사 가능성은 매우 낮게 점치고 있다.

◇돌아온 회장님의 의중은? =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을 통해 경영에 복귀했다. 경영 복귀 이후 국내외 사업장을 바쁘게 돌아다니며 바뀐 경영 환경을 눈으로 직접 보고 이를 임원들과 깊이 있게 논의했다.

재계는 SK그룹의 올해 인사를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최 회장이 경영 복귀 이후 구상했던 2016년 SK의 경영 코드가 올 연말 인사에 그대로 반영되지 않겠느냐는 해석 때문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SK그룹이 최근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 중인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를 더 늘리고 케이블TV업계 1위 CJ헬로비전을 과감히 인수하는 등 ICT분야에 대한 야심을 넓히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분야에서 파격 인사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를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 투톱으로 키워낸 박성욱 사장의 부회장 승진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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