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造船·車 황제노조 파업 ‘초읽기’···경제 나몰라라

造船·車 황제노조 파업 ‘초읽기’···경제 나몰라라

등록 2015.09.02 16:53

강길홍

  기자

조선 빅3, 사상 최초로 9일부터 공동파업 추진현대차 노조도 쟁의 결의로 파업 수순 밟아실적도 안 좋은데···경쟁력 악화 불가피

조선업종노조연대가 2일 오전 서울시 중구 금속노조 4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파업을 선언했다. 사진=차재서 기자조선업종노조연대가 2일 오전 서울시 중구 금속노조 4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파업을 선언했다. 사진=차재서 기자



한국의 대표 산업인 조선과 자동차 업계가 주력 기업들이 대규모 파업을 추진하면서 한국 경제의 경쟁력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국내 조선 업계가 사상 최악의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어, ‘임금을 올려달라’고 파업에 나서는 노조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조선업종노조연대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9일에 공동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구성된 조선업종노조연대에는 현대중공업, 대우해양조선,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를 비롯해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성동조선, 신아sb, 한진중공업, STX조선 등이 참여하고 있다.

오는 9일 열리는 공동파업은 조선 빅3가 앞장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중공업 노조는 이번 파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가 아닌 나머지 조선사들의 참여 여부는 불투명하다.

조선업계가 공동파업에 나서는 것은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조선 빅3는 2분기에만 5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해양플랜트에서 촉발한 한국 조선업의 위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국 조선업계가 주저앉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노사가 손을 잡고 협력해도 모자라는 상황이지만 노조는 “임금을 올려 달라”고 어깃장을 놓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노조는 “경영부실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해서는 안된다”며 이번 파업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조연대는 “사측이 부실경영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것도 모자라 불성실한 태도로 올해 노사협상을 파국으로 몰고 있다”면서 “공동파업에는 반노동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정부도 큰 몫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조연대는 “임원들이 조선산업과 무관한 사업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붓고도 경영실패를 인정하기 보다 과하게 많은 연봉을 받아가고 있다”면서 “매년 반복되는 기업의 주장을 노동자들이 언제까지 수긍하고 대신 책임져야하는지 모르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물론 조선업계의 위기가 경영상의 과오와 실책에 따른 점도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조선업계 불황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한국을 거세게 추격하던 중국 조선업계는 올 상반기 벌크선 수주량이 전년 대비 12분의 1로 추락했다. 일본 조선업체들도 수주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글로벌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경영 실책의 책임만 따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경영 실패의 책임을 물어 최고경영자(CEO)는 물론 임원들까지 물갈이한 상황이다.

따라서 노조가 파업을 통해 당장의 이익에 매달리기 보다는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업계도 마찬가지다. 국내 완성차 업계 맏형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지난 1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발생 결의를 결정하면서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사측과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난항을 겪자 파업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완성차 업계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만 아직까지 올해 임단협을 체결하지 못했다.

노조가 쟁의발생을 결의함에 따라 조만간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할 전망이다. 이어 중노위 조정기간(10일)에 전체 조합원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차는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의 부진으로 올해 목표 판매량 달성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노조가 파업까지 벌이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특히 신차 출시를 앞두고 파업이 진행될 경우 자칫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과 자동차업 모두 글로벌 불황과 경쟁심화로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까지 벌일 경우 더욱 뒤쳐질 수 있다”며 “최악의 위기에 처한 사측이 노조에 더 이상 내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진행하는 파업은 결국 잃는 것만 많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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