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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기 맞은 재계 2세대···전성기 열리는 3세 경영시대

황혼기 맞은 재계 2세대···전성기 열리는 3세 경영시대

등록 2015.09.01 11:29

정백현

  기자

대한민국 재계가 이제 2세대를 넘어 3세대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 경제는 할아버지 세대인 1세대가 전쟁과 가난 등 온갖 어려움 속에서 기반을 이뤘다면 아버지 세대인 2세대는 선대 경영인이 마련한 기반 위에서 글로벌 시장을 향한 힘찬 도약을 시작했다.

2세대가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황혼에 접어든 현재까지 도약의 새 기반을 마련했다면 앞으로의 재계를 이끌어 가야 할 3세대는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해 또 다른 신화를 창조해야 할 출발선에 와 있다.

대표적인 재계 2세대 경영자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이 꼽힌다.

이들 중에서는 최태원 회장을 뺀 나머지 인원들이 모두 60대 이상의 나이에 접어들었다. 1938년생인 정몽구 회장은 팔순을 바라보고 있고 70대 중반이 된 이건희 회장은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 올해로 취임 20주년을 맞은 구본무 회장도 고희(古稀, 만 70세)를 맞았다.

재계 2세대 인사들은 해방과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버지가 어렵게 마련한 경영 기반 위에서 각 기업을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시켜 해외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 취임 이후 ‘신경영’을 선언하며 경영 혁신을 선언했다. 그 결과 스마트폰과 TV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매출 규모도 1987년 당시 연 10조원을 밑돌았지만 지난해 연간 매출이 300조를 넘길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현대차그룹도 정몽구 회장의 ‘역발상 투자 전략’에 힘입어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국내는 물론 중국과 미국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빠른 시간 내에 가장 혁혁한 공적을 쌓으며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2세대 경영자들의 나이가 고령으로 접어들고 이들의 자녀들도 어엿한 성인으로 자라나면서 경영 일선에서 맹렬히 활약해야 하는 상황에 접어들었다. 2세대가 이룬 도약의 역사를 3세대 자녀들이 이어가야 하는 셈이다.

재계 상위 10대 기업의 오너 3세는 40대로 접어들면서 대부분 3세 경영 체제를 구축한 상황이다.

1968년생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40대 후반의 중년이 됐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40대 중반이 됐다. 조원태 한진칼 대표와 구광모 ㈜LG 상무는 각각 40대 초반과 30대 후반의 인생을 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부터 현재까지 실질적인 삼성의 대표자로 영향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9월 1일 새롭게 탄생한 통합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전체적인 그룹 안팎에서 힘이 커진 모양새다.

정의선 부회장도 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경영 현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현장 활동에 적극 나서는 등 후계자로서의 역할을 다 하고 있다. 나머지 재계 오너 3·4세 인사들도 다양한 방식을 통해 경영수업 과정을 밟고 있다.

이들에게 주어진 환경은 1세대나 2세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탄탄하다. 선대에서 화려하게 차려낸 진용을 어떻게 잘 활용해서 글로벌 경영 전쟁에서 승리하느냐가 관건이다. 문제는 이들의 ‘진짜 경영 능력’이 검증됐느냐에 문제에 달려 있다.

실제로 올해 초 경제개혁연구소가 민간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오너 3·4세 인사들의 경영 능력을 검증한 결과 대다수가 독자적인 경영 능력에서 여전히 의문부호를 거두지 못했고 경영권 승계 작업에서도 불공정한 과정이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의 재계 3세대는 이미 갖춰진 기반과 성과 위에서 우리 기업의 가치를 더 올려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갖고 있다”며 “1세대 할아버지의 기업가 정신, 2세대 아버지의 글로벌 도약 정신을 본받아 진화된 성과를 이뤄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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