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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가전의 혁신이 태어나는 곳···LG전자 창원공장

[르포]첨단 가전의 혁신이 태어나는 곳···LG전자 창원공장

등록 2015.08.23 11:00

수정 2015.08.23 16:54

정백현

  기자

LG전자 창원2공장 A1동 2층 세탁기 제조라인에서 작업자들이 트롬 트윈워시 상단에 장착되는 트롬 세탁기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LG전자 창원2공장 A1동 2층 세탁기 제조라인에서 작업자들이 트롬 트윈워시 상단에 장착되는 트롬 세탁기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신기한 세탁기를 지난 7월 국내 시장에 내놨다. 두 개의 몸이지만 하나처럼 움직이는 ‘트롬 트윈워시’가 바로 주인공이다. 상단에는 드럼 세탁 형식의 트롬 세탁기가, 하단에는 통돌이 세탁 형식의 미니워시가 결합돼 있다.

LG전자의 프리미엄 세탁기인 트롬 트윈워시는 용량만 방대해진 세탁기의 고충을 해결하고 어른 빨래와 아이 빨래, 유색 빨랫감과 흰색 빨랫감의 분리 세탁으로 고민하는 소비자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혁신적인 상품으로 출시 초기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신기한 세탁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곳을 지난 21일 방문했다. LG전자의 백색가전 생산기지는 창원시 성산동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LG전자 창원공장이다. 지난 1976년과 1987년에 나눠 세워진 LG전자 창원1·2공장에는 1만여명의 임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이곳에서 발생하는 연간 매출은 약 16조원에 이른다.

트롬 트윈워시가 생산되는 곳은 창원2공장 A1동으로 이곳에서는 에어컨과 청소기 등이 함께 생산 중이다. A1동 2층은 상단 제품인 트롬 세탁기가 조립되고 있고 1층은 하단에 장착되는 미니워시가 제작되고 있다. 마치 제품의 구조를 생산 과정에서 형상화한 느낌이었다.

세탁기 제조라인에서는 근로자들이 규격에 맞게 짜인 모듈을 바쁘게 조립하고 있었다. 생산의 첫 단계는 세탁기의 뼈대인 캐비넷을 구부린다. 얇게 펴진 스테인리스 강판을 순간적으로 구부려 ‘ㄷ’자 모양으로 만드는 작업이다. 이를 ‘캐비넷 코킹’이라고 부른다.

이후에는 캐비넷이 흔들리지 않도록 프레임을 부착하고 그 속에 세탁기의 핵심 부품인 드럼 세탁조와 전기선, 스팀 발생기, 수증기 배관 등을 연결한다. 드럼 세탁조는 창원공장 인근의 LG전자 협력사 공장에서 이미 모듈 형태로 생산돼 조립라인으로 전달되고 있다.

세탁기의 형체가 완성될 즈음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세탁기의 도어를 본체와 연결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도어가 연결되면 작업자들은 조작부 계기판을 부착하고 각종 버튼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검사한다. 검사를 마친 세탁기 본체에는 ‘탑플레이트’라는 상판이 부착된다.

캐비넷 코킹부터 세탁조 체결, 계기판 검사, 상판 연결 등 조립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작업자들이 부품이나 본체를 직접 손으로 나르는 일은 없다. LG전자 측은 “근로자들이 편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각 작업자들이 맡은 조립 작업을 마치고 완성된 세탁기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15초 정도 된다. 쉽게 말해 15초마다 1대씩 세탁기 1대가 생산되는 셈이다.

이후부터는 품질검사가 시작된다. 라인 작업자는 완성된 세탁기에 전기를 공급해 세탁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사한다. 세탁조 내부에 물을 채우고 빨랫감 대신 ‘웨이트 밸런스’라고 불리는 실리콘 재질의 모형을 넣고 세탁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꼼꼼히 점검한다.

작업자들은 이후 세탁기의 소음, 진동 등이 기준치에 부합하는지 점검한다. 마지막으로는 자동화 설비가 컨베이어 벨트 위의 세탁기를 기울이면서 세탁조 내부의 물을 제거한다.

LG전자 창원2공장 A1동 1층 세탁기 제조라인에서 작업자들이 트롬 트윈워시 하단에 장착되는 미니워시 세탁기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LG전자 창원2공장 A1동 1층 세탁기 제조라인에서 작업자들이 트롬 트윈워시 하단에 장착되는 미니워시 세탁기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세탁기를 포장하는 포장 자동화 공정에서는 액세서리와 부품들이 제대로 박스 안에 모두 포함됐는지를 자동 점검 시스템으로 확인한다. A1동 1층의 미니워시 생산라인 풍경도 2층의 트롬 생산라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같은 방식으로 세탁기 조립과 검사를 진행한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세탁기는 바로 전국 25개 도시의 물류창고로 보내지고 수출용으로 생산된 제품은 바로 컨테이너박스에 실려 부산신항으로 이동한다. 이곳에는 하루 800여대의 트레일러가 출입하면서 세탁기를 비롯한 각종 가전제품을 국내 곳곳으로 실어나르고 있다.

A1동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는 신뢰성 시험동이 있다. 이곳에서는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과한 수준으로 세탁기를 돌려 극한의 상황에서도 세탁기가 제대로 돌아가는지를 시험하고 있다.

시험하는 환경도 다양하다. 24시간동안 상온에서 세탁기를 계속 가동하는가 하면 극지방과 열대지방으로 수출되는 제품을 감안해 영하 10도와 영상 40도 등 극한의 기후를 가정해 제품을 켜보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밝혀지는 문제점은 실시간으로 연구원들에게 보고된다.

내구성에 대한 테스트도 이뤄진다. 이곳에서는 하루 1만여회에 걸쳐 세탁기 도어를 열었다 닫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더불어 상단과 하단에 마련된 세탁기 두 대가 동시에 가동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동과 소음에 대해서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김영수 LG전자 어플라이언스 연구소장 겸 상무는 “세탁기의 내구성은 LG전자의 자부심”이라며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세탁기를 만들다보니 일부 측면에서는 아쉽기도 하지만 고객이 안심하고 오랫동안 세탁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의 세탁기 인정 시험동에서는 연구원들이 설계한 세탁기가 기본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는지 검증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진동 시험실은 빨랫감의 크기와 재질 등에 따라 트롬 세탁기의 진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확인한다. 특히 바닥 온도와 재질 등을 다양하게 반영해 고무 재질의 세탁기 바닥 받침대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검사한다. 바닥 받침대의 변화에 따라 진동 수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진동 시험실 옆에서는 다양한 색상의 옷감을 동시에 세탁하면서 옷감들이 위아래로 제대로 돌아가는지를 확인하고 모터와 세탁 코스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는 시험포 순환 시험실이 가동되고 있다.

또 세탁기에 들어갈 수 있는 동전이나 열쇠, 머리핀, 고무줄 등 주요 이물질을 투입한 채로 세탁기를 가동해 이 과정에서 손상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점검도 진행되고 있다. 이 점검 덕에 이물질이 세탁기에 들어가도 큰 손상 없이 세탁기가 작동하고 있다.

김철융 LG전자 세탁기생산담당 상무는 “LG전자 창원공장은 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춘 제조라인과 엄격한 테스트를 실시하는 시험동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첨단 가전의 요람”이라며 “세계 최고의 품질을 바탕으로 글로벌 세탁기 1위를 수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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