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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환경은 갈수록 열악

투자 환경은 갈수록 열악

등록 2015.05.12 09:35

정백현

  기자

수익성 집착···투자는 소극적펀더멘탈 약해져 미래 불투명

투자 환경은 갈수록 열악 기사의 사진

국내 기업들이 대대적인 투자에 대해 갈수록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위기 상황일수록 기업가 정신에 입각한 투자를 강화해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해야 하지만 현재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나라 30대 기업의 총 투자 예정 금액은 136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실제 투자액보다 16.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의 투자 사례를 감안하면 실제 투자액은 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013년 30대 기업의 투자 계획은 155조원이었지만 실제 투자 규모는 116조8000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133억원의 투자 계획을 내놨지만 실제 투자는 그보다 적은 117조1000억원이 집행됐다.

재계의 실제 투자액이 계획보다 적은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거액의 투자를 통해 미래를 창출하겠다는 배짱이 줄어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재계 최상위권 기업도 눈에 보이는 초대형 투자 프로젝트가 많지 않다. 각 기업별로 많아봐야 1개 정도 찾아 볼 수준이다. 삼성그룹은 경기 평택시 고덕국제화산업지구에 삼성전자의 초대형 반도체 생산단지를 짓는 사업에 15조6000억원을 투입한 것이 최대의 투자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서울 삼성동 옛 한국전력공사 본사 부지에 새 그룹 사옥을 비롯한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건립 사업에 20조원 안팎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땅값에만 10조5000억원을 썼다.

LG그룹은 서울 마곡산업단지에 초대형 R&D 융·복합단지인 ‘LG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하기 위해 2020년까지 4조원을 분산 투자하고 있다.

이 정도가 수면 위로 드러난 국내 대기업의 초대형 투자 프로젝트의 전부다. 나머지 기업은 여러 사정을 들면서 대형 투자를 검토만 하고 있다. 소소한 투자를 통해 혁신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혁신의 사례를 놓고 보면 과거의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과거에 비해 수익성이 현저히 나빠지고 국내 산업 관련 규제가 많은 상황에서 장밋빛 계획만을 내세우며 섣불리 투자를 집행할 경우 오히려 독배를 들이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안위에만 만족할 경우 미래 성장 동력을 되레 발굴하지 못할 수 있다는 큰 함정은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과거 우리 경제를 일궈냈던 호암 이병철, 아산 정주영, 연암 구인회, 정석 조중훈 등 재계 1세대 인사들의 기업가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재계 1세대 인사들은 위기를 기회로 생각했고 그 때마다 ‘역발상 투자’ 원칙을 내세우며 강력한 투자를 단행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이들이 내세운 과감한 결단이 오늘날 한국 경제 발전의 기반이 됐고 그 기반 위에서 대기업이 무럭무럭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재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2~4세 인사들이 선친들과 달리 투자에 인색한 모습을 보인다면 이들의 후손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 경영에 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영속적 성장을 기할 수 있는 100년 기업을 키우고 국가 경제 부흥을 통해 국민에게 기여하려면 기업가 정신의 부활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당장의 이익에만 치중하기 보다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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