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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인수 9부능선 넘은 박삼구, 가격이 문제다

금호산업 인수 9부능선 넘은 박삼구, 가격이 문제다

등록 2015.05.08 11:37

수정 2015.05.08 14:09

정백현

  기자

채권단, 수의계약으로 지분 처리 방식 사실상 확정지분가치·계열사 프리미엄 감안하면 최소 7000억원채권단서 일방적 가격 부풀리면 양 측에 모두 악재상호 상황 감안해 9000억원 미만서 대금 결정될 듯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제공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제공

금호산업을 다시 손에 쥐고 싶어했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꿈이 사실상 이뤄지게 됐다. 금호산업 채권금융사들이 금호산업 지분을 재입찰하지 않고 ‘원래 주인’인 박 회장 측과 수의계약하기로 의견을 정했기 때문이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을 비롯해 KDB대우증권, NH농협은행, 우리은행, 미래에셋, KB국민은행 등 5개 채권금융사로 구성된 금호산업 채권금융기관 운영위원회는 지난 7일 회의를 열고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 회장 측과의 개별협상 추진 안건을 부의했다. 수의계약 추진에 대한 최종 의견은 오는 18일께 결정될 전망이다.

채권단 내부에서는 수의계약 추진에 대해 비관적 시선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공개 매각의 흥행이 실패한데다 그마저도 유찰됐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수의계약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다. 때문에 금호산업 지분 처리는 수의계약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금호산업 매각이 수의계약으로 전환될 경우 채권단이 팔게 되는 지분율은 기존의 57.48%에서 50.0%+1주(약 1810만주)로 줄어든다. 이번에 처분하지 못하는 나머지 7.48%는 추후 매각될 예정이다.

이제 박 회장은 채권단과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여야 한다. 박 회장은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금호산업 탈환을 희망하고 있다. 반대로 채권단은 그동안 봤던 3조원 안팎의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최대한 비싼 값에 지분을 팔고 싶어 한다.

이번에 채권단이 내놓게 될 금호산업의 단순 지분가치는 8일 오전 10시 거래가격 기준으로 약 3230억원(1주당 1만7850원) 정도 된다. 공개 매각 추진 당시 5000억원대를 호가했던 것을 감안하면 많이 떨어진 셈이다.

금호아시아나의 지주회사인 금호산업은 양대 국적 민항사이자 그룹의 주력 현금 창출원(캐시카우)인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두고 있고 금호터미널, 금호리조트 등 알짜 계열사들을 손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최소 3000억원 이상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게 된다.

재계 안팎에서는 계열사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금호산업의 매각대금이 약 7000억원에서 9000억원대 안팎에서 정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현재 수준의 지분가치에서 약 3000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으면 매각대금은 6000억원대 초반이 된다. 그러나 이는 호반건설이 응찰했던 가격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때문에 협상의 최소 가이드라인은 유찰가보다 1000억원 정도 비싼 7000억원대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7000억원에서 8000억원 정도의 선에서 협상의 공감대가 이뤄질 경우 박 회장이 무난하게 금호산업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 박 회장이 스스로 보유한 재원에 박 회장과 가까운 인맥을 동원한다면 만족할 만한 현금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박 회장의 우군으로는 박 회장의 친동생인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을 비롯해 김영재 칸서스자산운용 회장, 장인환 전 KTB자산운용 부회장 등 재계와 금융계 안팎에 포진한 광주제일고·연세대 동문 인사들과 군인공제회 등 우호적 투자자들이 꼽히고 있다.

그러나 채권단이 일방적으로 1조원 이상의 매각대금을 요구할 경우 금호산업 매각 작업은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 아무리 박 회장이 우군을 동원해 자금을 조달한다고 해도 1조원 이상의 돈은 마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금호산업의 기본적인 지분가치(지분율 50.0% 기준)가 4000억원을 밑도는 상황에서 채권단이 고수익 계열사의 경영권 프리미엄만을 고집하며 지나치게 가격을 부풀리는 것은 무리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금호산업이 제3자에 매각되거나 매각이 표류되면 국가 경제 측면에서 큰 문제가 생긴다. 국내외 경제 활동의 한 축을 담당하는 민항사(아시아나항공)까지 한꺼번에 넘어가기 때문이다.

때문에 금호산업의 매각대금 산정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자칫 채권단이 터무니없는 고가에 금호산업을 처분했을 경우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다 국부까지 팔았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지분 처리 방식에 대한 채권단의 공식 의견이 정해지기 전까지는 딱히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호산업 인수는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원칙을 두고 있다”는 의견을 되풀이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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