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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탈환 단독 찬스’ 박삼구 회장의 셈법은?

‘금호산업 탈환 단독 찬스’ 박삼구 회장의 셈법은?

등록 2015.04.30 17:34

정백현

  기자

채권금융사 운영위, 박삼구 회장 측과 수의계약 추진채권단 “최소 7000억원” vs 박 회장 “거액은 힘들어”정황 감안할 때 9000억원 미만서 인수대금 결정 유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제공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제공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오매불망 고대했던 금호산업 인수를 눈앞에 두게 됐다. 유력한 경쟁자로 전망됐던 호반건설의 입찰서류가 유찰되면서 채권단이 박 회장과의 단독 수의계약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세가 박 회장에게 기운 셈이 됐다.

30일 재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산업의 매각 작업을 주관하고 있는 금호산업 채권금융기관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가 금호산업 인수 과정에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박삼구 회장 측과 수의계약을 추진키로 하고 5월에 열릴 회의에서 이를 안건에 상정키로 했다.

운영위에는 주채권은행이자 매각 주간사인 KDB산업은행과 KDB대우증권, NH농협은행, 우리은행, 미래에셋, KB국민은행 등 5개 채권금융사로 구성돼 있다.

운영위가 공개매각 재입찰 카드를 버리고 박 회장 측에게 금호산업 지분 50%+1주를 단독으로 넘기기로 한 것에는 몇 가지 정황을 엿볼 수 있다. 재입찰을 추진하더라도 흥행 가능성이 여전히 높지 않다는 점과 그동안 박 회장이 보여 온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점이다.

금호산업 인수전은 그야말로 ‘찻잔 속 태풍’처럼 변하고 말았다. 인수전 초기에는 롯데와 신세계, CJ 등 유통 대기업은 물론 삼성과 SK 등 국내 유수의 대기업이 참여해 근래 보기 드문 초대형 M&A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언급됐던 대기업은 예비입찰에 모두 불참했고 본입찰에 유일하게 참여한 호반건설도 6007억원이라는 적은 금액을 써냈다. 예상과 달리 1차 매각이 흥행에 실패한 만큼 2차 매각을 진행하더라도 흥행 가능성은 예측할 수 없다. 괜히 시간만 버릴 수 있다.

더욱이 박 회장이 그동안 금호산업 경영 정상화를 위해 연봉을 단 1원만 받는 사실상의 백의종군을 해온 점에 대해 채권단이 높이 평가한 점도 힘을 얻는다. 채권단 안팎에서 “박 회장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조성된 셈이다.

이제 남은 것은 가격이다. 수의계약으로 계약 과정이 바뀐 만큼 박 회장과 운영위가 머리를 맞대고 접점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갈 길은 여전히 멀다. 박 회장은 최대한 적은 돈에 금호산업을 되찾으려 할 것이고 반대로 채권단은 최대한 비싼 값에 팔고 싶어 한다.

채권단은 7000억원 이상의 가격을 부를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이 호반건설의 입찰서류를 무른 것은 가격이 너무 낮다는 점 때문이었다. 채권단은 이미 금호산업의 워크아웃으로 3조원 안팎의 손해를 봤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만회를 위해서는 높은 가격대에 팔 명분이 있다.

다만 채권단도 박 회장의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1조원 수준의 거액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턱대고 거액을 불렀다가 박 회장이 이를 수긍하면 오히려 그 불똥이 채권단으로 튈 수 있다. 금호아시아나를 쓰러뜨린 ‘승자의 저주’가 다시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 측은 금호산업의 지분가치와 최소한의 아시아나항공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선에서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너무 낮은 가격을 부를 경우 오히려 수의계약이 무산될 수 있다. 수의계약이 무산되면 박 회장에게는 절호의 기회를 잃는 셈이 되기에 신중해야 한다.

박 회장이 채권단 보유 지분 50%+1주(추후 처분량 7.48% 제외, 약 1810만주)를 되사오려면 약 35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여기에 프리미엄이 붙으면 최대 7000억원 수준이다. 때문에 박 회장 측에서도 대략 6000억원 수준에서부터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결국 최종 인수대금은 7000억원에서 9000억원 안팎의 가격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 정도라면 박 회장 입장에서도 심각한 부담은 아닐 수 있다. 일단 돈을 마련할 시간이 충분히 마련됐다는 점에서 박 회장에게 큰 호재다.

더구나 박 회장의 여동생인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이 백기사로 나서고 재계와 금융계 내 광주제일고·연세대 동문 등 박 회장과 가까운 인맥을 총동원한다면 최대 1조원의 자금 마련에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존재하고 있다.

실제로 재계 안팎에서는 박 회장의 ‘마당발’ 인맥이 이번 인수전에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금융권에는 김영재 칸서스자산운용 회장 등 광주제일고 동문들이 많고 관계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 연세대 경제학과 동문들이 포진해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채권단 입장에서도 하루빨리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금호산업을 매각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결국은 양 측이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가 금호산업 매각 작업의 최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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