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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후계경영구도 차질없게 막판 교통정리 中

재계, 후계경영구도 차질없게 막판 교통정리 中

등록 2015.04.27 17:43

정백현

  기자

삼성, 보호예수 종료 임박에 지배구조 관련사 지분 행방 관심 증폭현대차, 순환출자 해소·정의선 부회장 모비스 주식 매입 시점 관건롯데, 롯데쇼핑 중심 변화 가능성 커···정리 마친 SK·LG는 ‘정중동’

재계가 사업구조와 지배구조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첩된 지분 구조를 간소화시켜 오너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경영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사업구조·지배구조 재편의 주된 목표다.

현재 재계 빅5 중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한 곳은 LG그룹(2003년)과 SK그룹(2007년) 뿐이다.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롯데그룹은 후계 승계와 금융사 보유 문제 등이 맞물려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사실상 정체돼 있다. 그러나 표면적인 활동이 적을 뿐 각 기업 안팎에서는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한 물밑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재계, 후계경영구도 차질없게 막판 교통정리 中 기사의 사진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삼성물산→제일모직’의 지배구조를 띄고 있는 삼성은 지배구조 개편안을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그러나 회사 안팎에서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분위기는 뚜렷한 편이다.

일단 M&A를 통한 사업구조 재편은 현재 진행형이다. 삼성은 지난해 옛 제일모직과 삼성SDI를 합병해 신설 삼성SDI를 출범시켰고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방산·화학 4개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가장 눈여겨 볼 부분은 지난해 상장된 삼성SDS와 제일모직 주식의 행방이다. 두 회사는 삼성의 향후 지배구조 밑그림에서 핵심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삼성SDS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2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도 23.2% 보유하고 있다. 상장 후 6개월이 되는 오는 5월 14일부터 이 부회장은 삼성SDS 보유 주식을 매각할 수 있다. 6월 18일부터는 제일모직 주식도 팔 수 있다.

이 부회장이 이들 주식을 모두 처분할 경우 얻는 현금은 무려 7조2961억원(22일 종가 기준, 삼성SDS 2조3240억원·제일모직 4조9720억원)에 이른다. 주식이 더 뛸 경우 8조원까지도 쥘 수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이 부회장이 주식을 전량 처분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다만 삼성SDS 주식은 상속세 등의 재원 마련을 위해 주가를 최대한 끌어올린 뒤 충분히 올랐을 시점에 순차 매각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지배 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의 순환 출자 형태를 띠고 있다. 구조에서 나타나듯 현대모비스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올라 있다. 사실상의 지주회사나 다름없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변화는 유일한 후계자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경영 승계와도 연결된다.

정 부회장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려면 지배구조의 핵심인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늘려야 한다. 현재 정 부회장의 현대모비스 주식 보유량은 0%다. 현재로서는 본인의 자금 여력으로 현대모비스 주식을 사들이는 방법이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로 꼽힌다.

지난 2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부자는 현대글로비스 주식 502만2170주(지분율 13.39%)를 매각했다. 표면적 처분 사유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범위(보유지분 30% 이하)에서 탈피하는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승계자금 마련의 성격이 짙다.

실제로 정몽구-정의선 부자가 현대글로비스 지분 처분으로 얻은 현금은 약 1조1000억원 안팎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앞서 지난해 8월 이노션 지분 30%(54만주)를 3000억원에 매각했다. 1조5000억원 안팎의 실탄이 채워진 만큼 언제쯤 승부를 거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재계 5위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재계 빅5 중에서 제일 복잡하다. 지금이야 400여개 수준으로 순환출자 고리가 줄었지만 2년 전까지만 해도 6000여개에 이를 정도로 거미줄 같은 지배구조를 나타내왔다.

그나마 핵심이 되는 지배구조는 ‘신격호 총괄회장 일가→일본 롯데홀딩스→호텔롯데→롯데알미늄→롯데제과→롯데쇼핑’이다. 여기서도 롯데쇼핑 지분은 호텔롯데도 갖고 있으며 롯데쇼핑은 롯데알미늄 지분을 갖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동빈 회장 중심의 한국 롯데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일본 롯데가 개별적으로 분리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그러나 올해 초 신동주 전 부회장이 경영 승계 경쟁에서 사실상 배제되면서 개별 분리설은 자취를 감췄다.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호텔롯데가 있다. 그러나 비상장법인이다. 이 때문에 신동빈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롯데쇼핑을 지주사로 전환하거나 롯데쇼핑과 호텔롯데를 합병한 뒤 이를 지주사로 전환하는 방안이 그룹 안팎에서 가장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지주사 전환을 오래 전에 마친 SK그룹과 LG그룹은 앞서 언급한 기업과 달리 지배구조 개편에 있어서 시끄러울 일이 사실상 없다. 후계 승계 문제도 오너 3·4세가 젊기 때문에 당분간 수면 위에서 논의될 일이 없다.

SK그룹은 풍부한 현금을 보유한 통합 SK주식회사가 탄생하는 만큼 자체 사업 강화와 신사업 발굴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최태원 회장이 부재 중이기 때문에 최 회장이 출소한 이후에야 추가적인 개편 작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 개편을 사실상 마친 LG그룹은 지주사 지분이 한 사람에 집중돼 있지 않다. 구본무 회장이 1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34명에 이르는 친인척들이 나눠서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상속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다만 4세 구광모 ㈜LG 상무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구 상무가 양부 구본무 회장과 친부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지분을 받을 경우 내야 할 상속세는 1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구 상무가 어떤 방법으로 승계자금을 마련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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