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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勞心’에 한국경제 운명이 달렸다

울산 ‘勞心’에 한국경제 운명이 달렸다

등록 2015.03.30 08:59

강길홍

  기자

제조업계 노동세력 양대축인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현안산적해 春鬪 중심 나서면저성장경제에 치명타 입힐수도

현대중공업노조는 지난해 12월 서울 현대 계동 사옥 앞에서 사측의 협상자세를 비판하며 성실한 교섭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가졌다. 사진=뉴스웨이DB현대중공업노조는 지난해 12월 서울 현대 계동 사옥 앞에서 사측의 협상자세를 비판하며 성실한 교섭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가졌다. 사진=뉴스웨이DB

올해 노동계 ‘춘투’가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울산 노심(勞心)에 한국경제의 운명이 달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울산은 한국 노동계의 상징으로 꼽힌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지부 가운데 최대 규모인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단일노조 최대 규모인 현대중공업의 사업장이 소재한 곳이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올해 춘투에 가세할 경우 그 영향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총은 다음달 24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이미 예고한 상황이다. 다음달 8일까지 건설산업·공공운수 등 16개 산업별 연맹에서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투표 통과 시 총파업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들고 나온 것은 노사정위원회에 대한 압박용이라는 분석이다. 정부와 경총, 한국노총이 참여하고 있는 노사정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노사정 대타협’을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참여하지 못한 민주노총은 “노사정위원회는 노동자 죽이기 정책의 정치적 발판을 제공하는 수단에 불과하다”며 “노사정위원회 합의를 명분으로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강행할 경우 4월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재 노사정위원회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 해소, 현재 2년인 파견·기간제 근로자의 기간 연장, 최저임금 인상 등의 메뉴를 다루고 있다. 협상이 대타협으로 이어질 경우 국내 노동계에 미치는 영향이 핵폭탄급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민주노총은 이 같은 노사정 대타협의 결과가 ‘쉬운 해고와 더 낮은 임금, 더 많은 비정규직’ 정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사정위원회의 결과에 따라 4월 총파업, 5월 총궐기의 파상적인 투쟁을 전개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총이 조합원들에게 총파업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가운데 금속노조의 핵심사업장인 현대자동차 노조의 총파업 참여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노조는 지난해 2월 진행된 ‘국민총파업’에서는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부결되면서 불참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노조가 현 집행부가 실리주의를 추구하고 있는 만큼 올해 총파업 찬반투표에서도 부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현대차노조는 이번 춘투에 대해 아직까지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관망하고 있다.

현대차노조의 총파업 참여여부는 현재 사측과 벌이고 있는 ‘임금 개편 협상’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사의 ‘임금 개편 협상’은 이달말 합의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협상 결과에 따라 현대차 노조가 총파업에 불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의 파업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권오갑 사장 취임 이후 잇달아 진행 중인 구조조정 때문에 노사갈등이 최악의 사태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노조는 1994년 이후 20년 만에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다만 현대중공업 노조는 민주노총에 소속되지 않은 기업별노조다. 지난 2004년 비정규직 노동자의 분신자살과 관련해 민주노총의 투쟁 공세에 합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금속노조에서 제명됐다. 따라서 현대중공업이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참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이 주축이 돼 결성된 ‘조선업종노조연대’가 대정부 투쟁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현대중공업 노조가 단체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된다.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지난 25일 정부에 조선업계 구조조정 중단과 고용안정을 위해 적극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이 고용노동부에 전달한 공동요구안에는 이밖에도 조선소 중대재해 근절대책 마련과 제도개선, 중형 조선소 활성화와 고용안정, 조선소 해외매각과 해외이전 규제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

노조연대는 정부가 공동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대규모 집회를 거친 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시기에 집중투쟁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산별노조와 기업별노조가 혼재된 노조연대에서 대정부 공동투쟁을 전개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이 때문에 조선업종노조연대가 실제로 공동투쟁에 나설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노조연대에 금속노조 산하 지회들도 참여하고 있는 만큼 민주노총과 연합전선을 형성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조선업종노조연대는 국내 조선업계 노동자들이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 결성한 단체로 금속노조 사업장인 성동조선, 신아sb, 한진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STX조선 등을 비롯해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 등 총 9개 노조가 참여하고 있다.

노동운동의 메카로 불리는 울산의 양대 사업장인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올해 춘투에 가세할 경우 한국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우리 경제가 총체적인 어려움에 직면한 지금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산업현장의 노사관계 안정이 필수적이다”라고 밝혔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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