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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백현 기자
등록 :
2015-03-30 08:56

수정 :
2015-03-3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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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司正에 멍든 재계, 春鬪에 주저앉나

양대 노총 ‘4월 총파업’ 예고…11월까지 투쟁 계획 세워
내수 불황·검찰 수사에 노조 몽니까지…재계 경영 악화 3중고
파업하면 국가경제 위기…양보와 타협으로 해결점 찾아야

내수 불황에 사정 한파까지 겹쳐 재계가 시름에 빠진 가운데 최근 노동계까지 들고 일어나 재계를 힘들게 하고 있다. 노동계는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4월 총파업’을 추진하는 등 전국적인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제조부문 조합원들이 서울역 광장에서 공동투쟁본부 출범을 위한 전국노동자대회에서 구호를 외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제공

대내외 경영 여건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기업에게 또 다른 시련이 찾아오고 있다. 매년 봄마다 등장하는 노조의 몽니 때문이다. 가뜩이나 정부의 대기업 사정 활동으로 인해 기업의 활동 폭이 위축된 상황에서 노조의 ‘춘투’ 준비 태세는 골머리를 썩게 하고 있다.

국내 노동계를 움직이는 핵심 조직이자 최대 규모 단체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오는 4월 전국 규모의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며 재계와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지난 21일부터 오는 4월 8일까지 16개 산업별 연맹과 지역본부별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찬반투표에서 총파업 계획안이 가결될 경우 세월호 여객선 침몰 1주년인 4월 16일 총파업 선포대회를 열고 4월 24일부터 일주일간 총파업에 나선다는 것이 민주노총 측의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이번 총파업을 ‘재벌 배불리기에 맞선 노동자·서민 살리기 총파업’으로 명명하고 노동자 탄압 정책 폐기와 공무원연금 개악 중단 등의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양대 노총의 한 축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민주노총 주도의 4월 총파업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또 만만찮은 세를 과시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도 총파업에 가세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양대 노총과 전교조, 전공노 등 노동계 전체가 파업에 가담할 경우 1980년대 이후 역대 최악의 ‘춘투’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춘투는 단기간의 싸움이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노동계는 4월 총파업을 필두로 오는 6월에는 최저임금을 1만원대로 인상하라는 목표를 두고 투쟁 계획을 짜고 있다. 더불어 오는 11월엔 ‘민중 총궐기’까지 예정돼 있다.

재계와 정부는 노조의 잇단 불법적 단체 행동에 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22일 발표한 공식 입장을 통해 민주노총의 이번 파업 준비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경총이 민주노총의 파업에 대해 반박에 나선 시점은 민주노총의 파업 투표 돌입 다음 날이었다.

경총은 “민주노총의 이번 파업은 파업의 목적이 될 수 없는 정치적 요구에 의한 불법파업”이라며 “노사정 대화체에 불참한 민주노총이 노동시장 구조개선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기득권을 유지하고 자신들의 주장만을 관철시키기 위한 행태”라며 민주노총을 비난했다.

경총은 입장과는 별도로 각 기업에 ‘민주노총의 불법 총파업에 대한 경영계 지침’을 하달하는 등 총파업을 막아내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노총의 총파업과는 별도로 이번 춘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단체 활동에 나서는 조직도 있다. 국내 제조업 노조 중 가장 규모가 크고 투쟁력이 센 현대자동차 노조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금은 물론 단체협약에 대한 교섭도 진행해야 한다. 현대차그룹 내에서는 매년 홀수 해마다 현대차가 단체협약 갱신 교섭을 하고 짝수 해마다 기아자동차가 단체협약 갱신 교섭을 해왔다.

단체협약 갱신 문제가 올해 현대차 임단협 교섭의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르는 이유는 노동계 최대의 뇌관인 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 측은 현재 낮게 책정돼 있는 기본급의 비중을 높여 임금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처럼 노사 간 교섭이 장기간 지속되고 심지어 파업으로 촉발될 우려에 대비해 현대차 노사는 독일과 프랑스, 일본 등 자동차 제조업 선진국을 잇달아 방문해 선진 브랜드의 임금 체계에 대한 학습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뚜렷한 결론은 내지 못한 상황이다.

현대차 노조만큼이나 재계를 긴장시키는 조직은 또 있다. 지난해 19년 연속 무분규 기록을 깨고 장기간에 걸친 노사 분규를 겪었던 현대중공업 노조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70여차례에 걸친 장기 교섭 끝에 임금·단체협상을 겨우 타결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도 회사 측을 향한 투쟁의 수위를 높이겠다고 선전포고까지 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현재 임금협상 요구안 마련을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회사 측의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려놓은 상황이다.

여기에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삼성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넘어가는 방산·화학 계열사도 회사 측의 일방적인 매각 시도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여러 곳에서 노사 간 파열음이 크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재계가 이들 노조의 강경 대응에 긴장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노조가 파업을 하면 할수록 회사의 경영 실적은 급전직하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현대차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987년 창립 이후 지난해까지 28년간 딱 4년(1994년, 2009~2011년)을 빼고 매 해마다 전면 또는 부분파업의 형태로 회사 측과 긴 싸움을 벌여왔다.

노조가 파업을 벌인 사이 현대차는 약 122만여대의 차를 만들지 못해 약 14조원 안팎의 생산 손실을 입었다. 여기에 울산과 아산, 전주 등 현대차 사업장 주변에 있는 지역의 1~4차 협력사들도 큰 손실을 입었다.

심지어 일부 협력사의 경우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생산 중단 탓에 도산 위기까지 몰린 곳이 있었고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하면 울산·아산·전주지역의 상권이 최대 5000억원 안팎의 직·간접적 타격을 입을 정도로 부정적 영향이 매우 크다.

지난해 장기간의 분규를 벌였던 현대중공업의 사례도 노조의 파업이 위기에 빠진 기업을 벼랑으로 몰 수 있다는 사례로 남았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249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이다. 회사가 최악의 실적으로 악화일로를 걷는 중에도 노조는 임금 인상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노조는 임단협 교섭 내용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울산과 군산공장에서 총 5차례 23시간에 걸쳐 파업에 돌입했고 결국 158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회사에 끼쳤다. 회사가 천문학적인 경영 손실을 입은 상황에서 노조가 오히려 회사에 상처를 입힌 격이 됐다.

재계 관계자들은 노조가 이성을 찾고 재계, 정부와의 꾸준한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남용우 경총 노사대책본부장은 “노조의 파업은 국민들로 하여금 경제적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으며 정부의 경제 살리기 정책과도 맞지 않는 행동”이라며 “노조는 파업 준비 계획을 접고 정부는 산업현장에서 법치주의가 제대로 확립될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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