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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집권 司正 정국···반복되는 기업 불행의 역사

[기업司正한파]또 집권 司正 정국···반복되는 기업 불행의 역사

등록 2015.03.24 09:44

정백현

  기자

군사정권 시절부터 코드 안 맞는 기업에 ‘철퇴’정부 지분율 0% 포스코·KT 교체기마다 수난사정 잦으면 기업 투자 제때 못해 손실만 커져

정부의 비뚤어진 시각에서 비롯된 사정(司正) 활동으로 유무형적으로 피해를 본 기업은 그동안 국내 재계 역사를 통틀어 여러 곳이 있다. 아예 사라진 기업도 있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난을 겪은 곳이 있는가 하면 지금까지도 피해를 감내하는 기업도 있다.

정부의 잘못된 사정 활동으로 인해 기업이 통째로 사라진 사례는 ‘비운의 기업’ 국제그룹이 대표적이다. 국제그룹은 검찰의 수사가 아닌 정부의 직접적 해체 지시로 사라진 경우다.

국제그룹은 1980년대 초 재계 순위가 6~7위에 올랐을 정도로 국내 대표적인 대기업이자 부산지역 최대의 기업으로 명성을 떨쳤다. 국산 스포츠웨어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프로스펙스가 이 당시 국제그룹의 대표 브랜드였다.

그러나 국제는 전두환 정권에 대한 정치자금 기부액이 적다는 이유로 정권의 눈 밖에 났다. 특히 국제가 1985년 1월 12대 총선 당시 기반지역인 부산에서 여당인 민정당을 제대로 돕지 않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노여움을 샀고 결국 이것이 그룹 해체의 계기가 됐다.

당시 전두환 정부는 자금난에 빠져있던 국제그룹 계열사에 대한 은행권의 자금 지원을 막았고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은 정부의 지시에 따라 국제그룹 해체 작업을 진행했다. 결국 1985년 7월께 대부분의 계열사가 제3자로 넘어가거나 청산되는 비운을 맛봤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업과 기업총수가 수난을 당한 기업도 있다. 대표적 사례가 포스코와 KT다. 두 기업은 과거 정부가 지분을 소유했던 기업(포항종합제철·한국전기통신공사)이지만 현재는 정부 주식이 단 한 주도 없는 민간기업이다.

그러나 예부터 정부와 인연이 깊었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정권 교체기마다 수난을 면치 못했다.

포스코는 그동안 박태준 초대 회장부터 권오준 현 회장에 이르기까지 7명의 CEO가 자리를 이어왔다. 이중 전임 회장 6명이 모두 불명예 퇴진했고 대부분 정권이 바뀌던 시기에 회장직을 내놨다. 회장이 바뀔 때마다 여지없이 세무조사와 검찰 수사가 단행되기도 했다.

KT 역시 민영화 후 초대 사장으로 부임한 이용경 전 사장이 뚜렷한 이유 없이 물러났고 바통을 이어받은 남중수 전 사장은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인사 청탁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 구속됐다.

남 사장의 후임인 이석채 전 회장 역시 정권이 바뀌자 불명예 퇴진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검찰은 이 전 회장이 계열사를 인수하고 투자하는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그를 배임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처리했다.

정부가 관용을 베풀지 않아 유무형적 피해를 입고 있는 기업도 있다. 올해 3월 현재 총수가 구치소에서 장기 복역 중인 SK그룹과 CJ그룹이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지난 2013년 9월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현재 복역 중이고 CJ도 이재현 회장이 회삿돈을 횡령하고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신부전증과 합병증을 알고 있는 이 회장은 현재 구속집행정지 상태에 있다.

두 기업인은 그동안 매번 기업인에 대한 사면·복권설이 나돌 때마다 가장 먼저 이름에 오르고 있다. 실제로 최태원 회장의 경우 수형 태도가 모범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출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정부가 기업인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강조한 탓에 이들 기업인은 여전히 복역 중이다. 그 사이 SK와 CJ는 적잖은 피해를 봤다. 다수의 M&A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는 등 대형 투자 결정이 필요할 때마다 피해를 보고 있어 경영 상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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