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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송업 맞수’ 조양호·박삼구, 함께 부르는 부활의 노래

‘운송업 맞수’ 조양호·박삼구, 함께 부르는 부활의 노래

등록 2015.03.13 07:50

정백현

  기자

조양호 회장, ‘땅콩 회항’ 먹구름서 벗어나 소통 경영 통한 혁신 꿈꿔박삼구 회장, 5년여 만에 그룹 재건 目前···계열사 경영 정상화 마무리

사진=뉴스웨이DB사진=뉴스웨이DB

국내 운송업계의 맞수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나란히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조 회장은 그동안 자신의 주변을 괴롭혔던 ‘갑질 논란’에서 서서히 빠져나오고 있고 박 회장은 꿈에 그리던 그룹 재건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진그룹은 지난 2013년 말 발표했던 자구계획 실천을 사실상 모두 마무리했다. 당시 한진그룹은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이 각각 3조5000억원과 2조원의 현금을 조달해 총 5조5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현재 자구계획에서 한진그룹에게 남은 것은 유휴 부동산 처분이다. 다른 자산에 비해서 부동산은 시세에 민감한 자산이기 때문에 처분 시점을 잘 판단해야 한다. 한진그룹은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가장 높은 가치를 받을 수 있는 시점에 유휴 부동산을 처분할 예정이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실적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점도 조 회장에게는 호재로 꼽히고 있다. 유가 하락이라는 외부 요인이 실적 개선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지만 두 계열사의 흑자 전환이 그룹 안팎에서 거둔 노력의 성과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조 회장 개인적으로도 벼랑에서 조금은 탈출한 모습이다. 조 회장의 맏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해 12월 뉴욕발 인천행 여객기 내에서 일으킨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이 모든 악몽의 핵심이었다.

조 전 부사장의 과오로 인해 대한항공은 ‘황제경영의 대표 기업’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고 조 회장 역시 ‘자식을 잘못 가르친 아버지’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달았다.

조 전 부사장과 여 모 대한항공 상무 등 ‘땅콩 회항’ 사건 관계자들은 지난 2월 1심 재판에서 모두 유죄 선고를 받았다. 2심 항소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1심 선고 이후 조 회장은 ‘땅콩 회항’ 사건의 그림자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박삼구 회장은 오랜 터널에서 벗어나 대로를 달리는 모양새다. 지난 2010년 워크아웃 파동 이후 악화 일로를 걸었던 주요 계열사의 경영이 정상궤도로 돌아왔고 워크아웃 과정에서 제3자에게 넘어갔던 계열사들이 다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일원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3대 주력 계열사의 경영은 모두 정상화됐다.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지난해 말 워크아웃과 자율협약을 졸업했고 금호산업은 조건부로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여기에 그룹의 모태인 금호고속을 되찾는 과정에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는 성과를 거뒀다. 금호아시아나는 금호리조트 지분을 뺀 금호고속 지분을 되사오겠다며 지난 9일 금호고속 지분을 소유한 IBK-케이스톤 사모펀드에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선언했다.

금호산업 인수전에서도 박 회장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당초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됐던 롯데와 신세계, CJ 등 유통 대기업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불참하면서 사실상 박 회장 쪽으로 승기가 기울었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전의 최대 복병으로 남아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사실상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되찾는 것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벼랑에 몰렸던 두 총수의 부활에 업계는 물론 재계 안팎에서 크게 반색하고 있다. 운송업이 국가 경제에 윤활유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업종인 만큼 이들 총수의 역량 강화가 곧 내수 경제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과제도 있다. 조양호 회장은 ‘땅콩 회항’ 이후 눈물을 흘리며 약속했던 기업 내 혁신과 소통 강화 문제를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 짓느냐가 관건이다. 박삼구 회장은 5년여 만에 재건하게 될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가 최대 숙제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진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부활은 국가 경제의 동맥이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뜻과 같다”며 “두 기업과 두 기업을 이끄는 총수들이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이들 기업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끌어 가는지를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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