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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 찾기’ 첫 단추 꿴 박삼구 회장, 명분·실리 다 챙겼다

‘가보 찾기’ 첫 단추 꿴 박삼구 회장, 명분·실리 다 챙겼다

등록 2015.03.11 10:27

정백현

  기자

금호고속 우선매수청구권 행사···금호리조트 지분은 목록서 제외공개 매각 시 난항 가능성 ↑···금호아시아나 측 제안 수긍할 듯금호산업 인수전에 힘쓸 여력 생겨···박 회장 경영 재기에도 탄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제공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제공

‘가보 되찾기’ 작업에 나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첫 단추를 무난하게 뀄다. 명분을 살리면서도 가장 중요한 실리도 함께 챙겼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9일 IBK투자증권-케이스톤 사모펀드 측에 금호고속 지분 매수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조건부로 행사하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금호고속 지분 인수에는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금호터미널, 금호고속 우리사주조합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금호고속은 지난 2012년 금호아시아나의 품을 떠난 이후 3년여 만에 다시 금호아시아나의 일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금호아시아나는 IBK-케이스톤이 제시한 금호고속 인수대금(약 4800억원)을 3개월 안에 완납해야 금호고속의 새 주인이 될 수 있다.

다만 금호아시아나는 금호고속을 인수하면서도 금호고속의 자회사 지분까지 모두 인수하지는 않겠다는 단서를 걸었다. 금호고속이 보유한 금호리조트 지분 48.8%를 뺀 나머지 지분을 사겠다는 것이 금호아시아나 측의 의견이다.

이에 대해 IBK-케이스톤 측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IBK-케이스톤이 금호아시아나의 제안을 거부한다면 추후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금호아시아나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인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로 박삼구 회장은 두 가지를 얻었다. 그룹의 역사를 지켜냈다는 점과 금호산업 인수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을 일정 부분 덜었다는 점이다.

지난 1946년 고 금호 박인천 창업주가 택시 2대를 기반으로 창업한 금호고속(창업 당시 광주택시)은 꾸준한 성장을 통해 오늘날 금호아시아나그룹을 굴지의 여객 운송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기반이 됐다.

만약 박 회장이 금호고속을 되찾는 작업에 실패했다면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족보를 뺏긴 것이나 다름없는 모습이 될 뻔했다. 그러나 이번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로 운송 전문 기업으로서 금호가(家)의 정통성을 지키게 됐다.

실리도 챙겼다. 박 회장은 당장 금호리조트 지분을 되사지 않아도 금호리조트의 경영권이 여전히 금호아시아나(최대주주 금호터미널·아시아나IDT)에 있는 만큼 무리하지 않는 방향으로 전략을 택했다.

금호리조트 지분은 금호고속 인수대금을 완납한 뒤에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가 6월까지 IBK-케이스톤에 매각대금을 내면 IBK-케이스톤은 청산 과정에서 금호산업(IBK-케이스톤 후순위 출자지분 30% 보유)에 배당을 하거나 금호리조트 지분을 줘야 한다.

금호아시아나 입장에서는 배당금보다 금호리조트 지분을 다시 돌려받는 것이 훨씬 이득일 수 있다. 게다가 현재 상황에서 금호리조트를 빼고 인수를 할 경우 약 800억원의 돈을 아낄 수 있기 때문에 금호리조트를 과감히 인수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는 약 4000억원 초반대 가격에서 금호고속을 인수하면서 ‘무리한 투자’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게 됐다.

더불어 남은 과제인 금호산업 재인수 작업에 총력을 기할 수 있게 됐다. 금호산업은 당초 1조5000억원 안팎까지 가격이 뛸 것으로 전망됐지만 롯데와 신세계, CJ 등 대기업이 인수전에 모두 불참하면서 박 회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금호산업 인수전마저 성공하게 될 경우 박삼구 회장의 재기에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줅 계열사의 경영도 대부분 정상화 궤도에 올랐고 꿈에 그리던 그룹 재건 꿈을 5년여 만에 이루는 만큼 박 회장의 야심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금호고속을 효율적인 가격대에 인수한 것은 틈새의 지혜를 잘 공략한 사례”라며 “향후 금호산업을 다시 인수하게 될 경우 재건되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가 최대의 과제”라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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