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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양대 가보’ 탈환 성공할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양대 가보’ 탈환 성공할까

등록 2015.02.25 19:02

정백현

  기자

‘지주사’ 금호산업·‘모태기업’ 금호고속 인수 의사 확고···“가보 찾아 그룹 재건할 것”신세계그룹·호반건설 인수전 참여에도 표정 관리 “돈 걱정 無···순리 따라 해결될 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제공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제공

가보(家寶)와도 같은 옛 계열사 탈환에 나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앞날에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회장은 현재 그룹의 지주회사인 금호산업과 그룹의 모태기업인 금호고속을 모두 되사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호산업은 그룹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과 맞물려 있고 금호고속은 박 회장의 부친인 고 금호 박인천 창업주가 직접 일군 기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두 기업은 현재 매물로 풀려 있다. 금호고속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IBK-케이스톤 사모펀드 측이 지난 23일 금호아시아나에 매각 가격을 제안했다. 더불어 제3자 공개경쟁 형식으로 매각이 이뤄지는 금호산업은 25일 오후 2시 인수의향서(LOI) 접수가 끝났다.

금호산업은 2010년 그룹 워크아웃 과정에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감자와 출자전환으로 갖게 된 지분 57.5%가 매각 대상이다. 채권단은 이 지분을 쪼개지 않고 일괄적으로 매각하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박 회장이 경영권을 취득하려면 채권단의 지분을 다 사야 한다.

금호고속과 금호산업의 새 주인은 늦어도 4월 내에 가려질 전망이다. 금호아시아나는 오는 3월 9일까지 금호고속 인수 여부에 대한 의견을 IBK-케이스톤 측에 전달해야 한다.

금호아시아나가 IBK-케이스톤 측의 제안에 기한 내로 동의하면 금호고속 인수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된다. 반대로 금호아시아나가 제안을 거부하면 금호고속은 제3자에게 매각된다.

금호산업 역시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이 금호산업 인수 경쟁이 치열해진 점을 고려해 예비입찰을 건너뛰고 곧바로 본입찰에 돌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호산업의 새 주인(우선협상대상자)은 빠르면 오는 4월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인수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은 박 회장이다. 박 회장은 두 기업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다. 금호고속은 금호아시아나가 IBK-케이스톤 측이 제안한 매각가에 동의하고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선언하면 금호아시아나가 금호고속을 품을 수 있다.

금호산업 역시 25일 마감된 LOI 중 최고 금액이 명시된 서류가 금호아시아나에 전달된다. 금호아시아나가 최고 가격에 동의하고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선언과 동시에 최고 가격보다 1원이라도 많은 금액을 써낸다면 금호산업 경영권도 박 회장의 소유가 된다.

단, 경쟁자들이 부른 거액의 돈을 박 회장 측이 조달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가능한 이야기다. 두 기업을 되사오려면 약 1조3000억~1조5000억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하다. 자금력 측면에서 의문부호를 달고 있는 박 회장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금액이다.

금호산업의 지분 가치는 약 5000억원(25일 종가 기준)이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의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붙기 때문에 전체 매각대금은 8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이 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금호고속의 매각대금은 5000억원대 초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어느 정도 안도하면서도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 SK, 롯데, CJ 등 막강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베팅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던 일부 대기업들이 사실상 인수전에서 손을 뗐다는 점은 호재다.

그러나 잠재적 인수 후보군으로 꼽혔던 신세계그룹이 단독으로 LOI를 제출했고 현금 동원력이 만만찮은 호남 연고 주택 전문 건설사 호반건설도 컨소시엄 형태로 LOI를 냈다는 점 때문에 금호아시아나의 불안감은 작지 않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채권단 보유 지분을 전부 되사온다는 전략 하에 모든 일을 준비했으며 자금 조달에도 문제가 없다”며 “금호산업 인수는 순리대로 될 일이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박 회장이 스스로 마련한 자금이 약 2000억~3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대상그룹과 군인공제회 등이 전략적 투자자나 재무적 투자자로 나서서 박 회장에게 도움을 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대상그룹이 백기사로 등장할 가능성의 배경은 지주사인 대상홀딩스의 박현주 부회장에게 있다. 박 부회장이 박삼구 회장의 친동생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상그룹이 과거 전북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사연이 있는 만큼 같은 호남권 기업이자 광주·전남 연고 최대 기업인 금호아시아나를 도와줄 명분이 충분하다.

막강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군인공제회도 박 회장에게 우군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군인공제회는 과거 금호아시아나의 유동성 위기 당시 금호타이어 지분을 대거 사들이면서 박 회장에게 큰 도움을 준 전례가 있다.

금호산업의 정상화 과정에서 보여준 박 회장의 활약상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도 박 회장에게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에서는 “박 회장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급여까지 포기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이 점이 어느 정도 참작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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