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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고공비행의 불편한 이면 ‘여전히 불안한 하늘길’

[포커스]LCC 고공비행의 불편한 이면 ‘여전히 불안한 하늘길’

등록 2015.02.11 07:49

정백현

  기자

운항 1만회당 사고 건수 양대 항공사보다 3배 ↑기재 여유·정비 시간·정비인력 숫자 턱없이 부족회사 공격적 투자·정비 관련 법적 근거 마련돼야

대한민국의 저비용 항공사업(LCC)는 지난 10년간 무서운 성장을 거듭하며 국내 항공업계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 그마저도 전반기 5년은 기틀을 잡았고 후반기 5년은 그 기틀 위에서 폭발적 성장을 거듭한 것이기에 국내외 항공업계 안팎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 LCC는 고공 비행의 뒷면에 어두운 그림자를 항상 품고 있다. 꼬리표처럼 항상 따라다니는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많은 부분에서 개선의 성과를 거뒀지만 여전히 LCC업계에는 ‘불안한 하늘길’이라는 수식어가 함께 하고 있다.

국내 LCC업계에서 대형사고가 난 적은 사실상 없다. 있다 해도 경미한 사고였으며 사업 초기의 사례다. 대표적 사고는 2007년 8월에 발생한 제주항공 Q400 여객기 활주로 이탈사고 뿐이며 승객이 죽거나 동체가 절반 이상 파손된 사고는 단 한 건도 없다.

그럼에도 많은 승객들이 여전히 LCC에 대해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결항과 지연, 기체 결함에 따른 회항 등 돌발적인 사고 때문이다.

LCC 고공비행의 불편한 이면 ‘여전히 불안한 하늘길’ 기사의 사진

실제로 국내 LCC업계의 운항 1만회당 사고 발생건수(기체 결함으로 인한 경미한 사고 포함)는 0.63건으로 양대 항공사의 3배 수준으로 많다. 소소한 결함이 많다보니 기체 고장 등을 이유로 결항되거나 지연되는 일은 거의 매일 일어난다.

여기에는 그럴 수밖에 없는 속사정이 있다. 비행기를 제대로 고치고 싶어도 기재의 여유가 부족하고 정비를 할 수 있는 시간과 인력이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국내 LCC는 평균 14대 안팎의 여객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빡빡한 스케줄에 의해 이들 여객기를 국내선과 국제선에 투입하고 있다. 정비를 위해 여객기 몇 대를 스케줄에서 뺄 경우 수요를 감당할 수가 없다. 그래서 사실상 모든 비행기가 현장에 모두 투입된다.

운항을 마친 LCC는 다음 스케줄의 이륙준비 시간까지 약 15~30분의 짧은 시간 내에 기내 정리를 한다. 일명 ‘퀵턴’이라고 불리는 시간이다. 이 때 정비사가 비행기를 점검하는데 고작 5~10분 내에 점검을 끝내야 한다. 이 시간에 결함을 찾아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여러 명의 정비사가 한꺼번에 비행기에 붙어서 정비를 한다면 빠른 시간에 효율성 있는 점검을 할 수 있겠지만 국내 LCC업계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퀵턴 시간에 투입되는 정비사는 여객기 1대당 고작 3~4명에 불과하다. 정비사 수가 적기 때문이다.

운항을 모두 마친 뒤 운항을 할 수 없는 밤 시간에 공항 주기장에서 다수의 정비사들이 경정비를 한다고 하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있다.

현장에서는 항공기 도입에 따른 정비사 충원의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각 항공사가 정비사들을 혹사시키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항공법상 새 항공기를 도입하면 새 항공기의 수만큼 객실승무원과 운항승무원을 충원하게 돼 있다. 그러나 정비사는 해당 사항이 없다.

한 LCC에서 근무 중인 정비사는 “회사는 소비자들의 불만 청구가 두렵기 때문에 완벽한 정비를 요구하지만 한정된 인력과 짧은 시간에 많은 비행기를 제대로 정비하기는 현실적으로 큰 어려움이 따른다”며 “정비사 충원에 대한 법적인 문제가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항공정책을 운영하는 당국에서도 LCC의 정비 인력 충원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심재동 국토교통부 항공사고조사관은 “LCC업계에서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는 정비 관련 논란은 현재의 열악한 환경에서 업계가 안고 있는 숙제”라며 “각 항공사가 안전에 대한 마인드를 바꿔 투자를 늘리는 등 정책의 변화를 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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