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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LCC)의 고공비행···양대 항공사 위협하다

[포커스]저비용항공사(LCC)의 고공비행···양대 항공사 위협하다

등록 2015.02.11 07:48

정백현

  기자

한성항공 첫 취항이후 10년···5사 ‘군웅할거’국내선 수송 절반넘어···국제선서 성장지속공격적 확장···일각서는 제한적 성장 전망

우리나라에 저비용 항공사(이하 LCC, Low-cost carrier)가 모습을 드러낸 지 올해로 딱 10년이 됐다. LCC업계의 과거 10년은 우여곡절의 시간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대형 항공사를 위협할 수준으로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대한민국 LCC 사업의 뿌리는 지난 2005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4년 설립된 국내 1호 LCC 한성항공(현 티웨이항공)이 2005년 8월 31일 청주~제주 노선을 운항한 것이 국내 항공사업 사상 첫 LCC 상업 비행기록이다.

한성항공에 이어 애경그룹 계열의 제주항공이 2006년 6월부터 김포~제주 노선 운항에 들어가면서 LCC업계는 복수 체제로 재정비됐다.

2008년은 대형 항공사가 LCC 사업에 발을 들인 해다. 한진그룹이 지분을 전량 보유한 진에어가 그 해 7월부터 운항을 시작했고 아시아나항공도 부산·경남권 기업들과 손을 잡은 뒤 10월부터 에어부산 여객기를 띄웠다. LCC업계 막내인 이스타항공이 2009년 1월 국내선 운항을 시작하면서 LCC업계는 지금의 5사 체제를 완성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고공비행···양대 항공사 위협하다 기사의 사진

LCC 사업은 기존 대형 항공사보다 최대 70%까지 저렴한 가격에 항공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초기부터 큰 반향을 일으켰다. 대형 항공사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객실 서비스와 기내방송 등도 LCC의 인기 상승에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그러나 LCC 사업은 초기부터 ‘싼 것이 비지떡’이라는 오명을 들었다. 기체가 불안하고 사고와 지연이 잦은데다 초기에 도입된 터보프롭 여객기의 프로펠러 소리가 시끄럽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LCC 사업은 긍정적 이미지와 부정적 이미지를 함께 안고 출발했다.

여기에 ‘1호 LCC’ 한성항공은 취항 직후부터 자금난과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수차례 운항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는 수난을 겪었다. 결국 탄생 초기 약 5년간 LCC업계는 숱한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우여곡절의 태동기를 거친 LCC업계는 체제의 안정을 찾기 시작한 2010년부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면서 대형 항공사들의 뒤를 바짝 쫓기 시작한다.

자료=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각 항공사 제공자료=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각 항공사 제공

지난 2010년 34.7%였던 LCC 5사의 국내선 항공여객 수송 분담률은 이듬해 40%대에 진입했고 꾸준한 성장을 거쳐 지난해 50%대에 돌파하면서 기어코 대형 항공사를 뛰어넘었다.

특히 5대 LCC가 공통 취항하고 있는 김포~제주 노선은 지난해에만 무려 801만6214명의 여객이 LCC를 이용했다. 김포~제주 노선 이용객 10명 중 5~6명은 대형 항공사가 아닌 LCC를 이용한 셈이다.

국제선에서도 LCC업계의 약진은 두드러지고 있다. LCC는 운영 환경의 제약으로 인해 협동체인 보잉 737과 에어버스 320으로 보유 기재가 한정돼 있다. 항속거리가 짧은 기재를 주력으로 한 탓에 취항지역도 아시아와 남태평양 일부 지역으로 국한되고 있다.

그럼에도 국제선 LCC 이용객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 ‘마의 벽’으로 여겨졌던 국제선 여객 수송 분담률 10%를 넘어섰다. 지난 2010년 2.3%에 불과했던 LCC 5사의 국제선 여객 수송 분담률은 2013년 9.6%까지 늘었고 지난해에는 11.5%로 성장했다.

전체적 수치로 보면 해외여행객 10명 중 1명은 LCC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별로 자세히 보면 LCC가 취항하는 중·단거리 지역은 6:4의 비율로 LCC업계가 대형 항공사의 시장을 많이 파고들고 있다.

LCC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10년 전 군소기업 수준에 불과했던 각 회사의 매출도 크게 늘었다. LCC업계 1위 제주항공은 지난해 연 매출이 5000억원을 넘어섰고 진에어도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LCC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 항공사는 공격적으로 사세 확장 작업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년을 기반 마련의 시간으로 봤다면 앞으로의 10년은 그동안 마련한 기반 위에서 더 큰 집을 세우는 시대로 보는 셈이다.

진에어가 지난해 말 도입한 보잉 777 여객기. 사진=진에어 제공진에어가 지난해 말 도입한 보잉 777 여객기. 사진=진에어 제공

가장 돋보이는 것은 공격적인 항공기 도입 작업이다. 진에어는 지난해 말 하와이 등 중거리 노선 공략을 위해 저비용 항공사 최초로 중장거리용 광동체인 보잉 777 여객기를 도입해 LCC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진에어가 도입한 보잉 777 여객기는 지난 2006년 대한항공에 도입됐던 기종을 중정비한 뒤 자회사인 진에어로 옮긴 것이다. 그러나 업계 최초로 보잉 777 기종이 등장했다는 점 자체는 분명 신선한 충격이었다.

제주항공도 올해 4대의 보잉 737 여객기를 도입해 저비용 항공사 5사 중 가장 많은 21대의 여객기를 보유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고 에어부산 등 다른 회사 역시 여객기 보유수량을 늘려 향후 신규 노선 개척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LCC의 국제선 노선도 길어지고 있다. 진에어는 보잉 777 여객기를 앞세워 올해 4월께 LCC업계 최장거리 취항지인 하와이행 신규 노선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다른 항공사들도 청주와 대구, 김해 등 지방 공항을 거점으로 삼고 국제선 취항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살뜰히 키운 회사를 일반에 공개하겠다는 곳도 있다. 제주항공은 올해 하반기 저비용 항공사 최초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두고 준비 작업이 진행 중이다. 에어부산 역시 올해 안에 기업공개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주주들의 동의도 이미 구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LCC업계가 어디까지 성장할 것인가에 관심을 두고 있다. 국내선과 중·단거리 노선에서는 대형 항공사를 완전히 제친 만큼 현재 상황에서 어느 정도 추가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느냐를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LCC의 이동 거리는 한정돼 있는데다 국내외 항공 정책의 주도권이 여전히 대형 항공사에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성장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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