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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하 기자
등록 :
2015-02-10 08:00

위기에 놓인 금융산업…돌파구 찾아라

한국 금융경쟁력 세계 80위 ‘후진국 수준’
해외진출 확대·자본시장 질전 성장 꾀해야
부동산 쏠린 가계자산 보유구조 개선 필요
“국가적 차원의 인프라 지원 뒷받침 필수”

국가경쟁력 세계 26위인 우리나라의 금융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세계경제포럼(WEF)이 평가한 2014년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성숙도는 조사대상 144개국 중 80위다.

이는 아프리카 우간다(81위)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나(52위)·보츠와나(53위)·콜롬비아(63위)보다 순위가 낮다. 세부 평가항목에서도 은행 건전성 122위, 대출 이용가능성 120위, 벤처자본 이용가능성 107위, 금융서비스 이용가능성 100위 등으로 하나같이 100위권 밑이다.

스마트폰과 반도체, 자동차 등이 세계 일류상품 대열에 합류했고 우리나라 경제 규모가 세계 15위권으로 성장했지만 금융경쟁력은 여전히 바닥권을 헤매고 있다. 새해 들어 금융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불필요한 규제들을 과감히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다.

금융산업이 이 같은 난관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적극적인 해외진출과 과감한 제도 개선 및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해외진출·자본시장 발전 힘써야"
금융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도전을 지속해야 할 7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해외진출 확대, 자본시장 질적 발전, 금융지주회사제도 개선, 업권별로 동등한 기회와 원칙 제공, 가계부채 완화 및 부동산 중심 가계자산구조의 전환, 금융교육 확대, 금융감독당국의 기능 강화 등이다.

김자봉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을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인규 대구은행장(사진 가운데)이 지난해 12월3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현지관계자 100여명을 초청해 베트남 호치민 사무소 개소식을 갖고 있다. 사진=대구은행 제공


김 연구위원은 “해외 진출은 일개 금융회사의 힘만으로 쉽지 않고 국가적 차원의 인프라 지원이 필요한 과제”라며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가 혼자만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듯이 글로벌 금융기업의 탄생을 위해서도 개별 금융사의 노력뿐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국가적인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가적 지원의 사례로 무역진흥공사는 좋은 모델”이라며 “무역진흥공사에 해외 금융시장 조사와 현지 네트워크 구축 기능을 더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며, 독립된 조직을 설치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의 질적 발전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사들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부족하고 규모가 작은 탓에 최근 몇 년간 증권사들의 투자은행(IB) 업무가 오히려 후퇴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해외 진출을 위한 글로벌 허브에 설치한 금융지원 인프라를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규모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사업금융지주회사를 허용해 글로벌 인수·합병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본시장의 질적 발전을 위해선 전문투자자제도가 필수적”이라며 “개인 투자자가 전문 투자자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

◇금융지주제·부동산 중심 가계자산 개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지주회사제도의 경우 지주회사 구조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지주회사들은 은행을 인수하는 경우 기존 은행 자회사와 통폐합을 추구하는 선택을 해왔는데, 이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라며 “지주회사는 자회가 많을수록 장점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자회사 수가 많으면 자회사 CEO들의 지주회사 내 권한도 그만큼 분산되기 때문에 지주회사와 자회사간 갈등의 소지도 완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지주회사법 개정 내용 중 정보공유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이 제한이 개인정보 유출사건 원인에 대한 적절한 대책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정보유출을 예방하기 위해선 정보유출의 적발 확률을 높이는 직접적인 제도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완화와 부동산 중심의 가계자산 보유 구조를 개선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2012년 기준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구성에서 비금융자산(부동산)과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75%, 25% 수준이다. 반면 미국은 31.5%와 68,5%, 일본은 40.9%와 59.1%다.

김 연구위원은 “한 국가의 부동산 자산 비중이 70%를 넘는 상황에서 금융업이 발전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며 “비금융자산을 금융자산으로 전환하기 위해 부동산 가치가 안정될 필요가 있고 동시에 부가가치가 높은 은퇴용 금융상품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연구원은 이외에도 미국처럼 저축은행이 상업은행과 동일한 기준의 건전성 감독을 받고, 이로 인해 준수해야 하는 자본비율도 동일하게 적용받아야 이를 토대로 서민을 위한 금융사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교육을 통한 소비자 금융역량이 어린 시절부터 체계적으로 이뤄지도록 금융교육을 학교 정규 교과과정에 도입하는 한편 금융시장의 신뢰를 지키는 감독당국의 시장지킴이 기능을 보다 강화하고 제도적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금융산업에 대한 국내외 평가는 냉혹하지만, 이면에는 그 만큼의 기대가 깔려 있다”며 “우리 금융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새해에도 금융권에 남겨진 과제에 대한 도전이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하 기자 oat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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