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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신년사 전문]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등록 2015.01.09 09:24

수정 2015.01.09 09:54

윤경현

  기자

삼성중공업 박대영 사장.삼성중공업 박대영 사장.



사랑하는 사우 여러분!
그리고 협력회사 사우 여러분!

을미년(乙未年)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온순하면서도 진취적인 청양(靑羊)의 기운을 받아, 각 가정마다 소망하시는 일 모두 이루시고,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에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사우 여러분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신 것에 대해 머리 숙여 감사인사 드립니다,

작년 수주 실적을 살펴보면 FLNG 1척, 드릴십 2척, 쇄빙탱커 6척 등 연초 목표 150억불의 49%인 73억불을 수주했습니다. 연구부문에서는 특히 1550여건을 출원한 것을 비롯해, 연구 및 지원과제 1300여건을 완료해 경쟁력 향상에 힘을 보탰습니다.

안전에서는 재해율이 사상 최저인 0.12%를 기록했으며, BBS를 한 단계 업그레이한 PBS를 도입했습니다. 품질에서는 검사합리화를 추진하는 한편, 업계 최초로 ISO 3834-2를 취득해 용접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값진 성과를 거둔 것에 대해 사우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말씀 드립니다.

친애하는 사우 여러분!
그리고 협력회사 사우 여러분!

지난 한 해, 우리 회사는 간난신고(艱難辛苦)라는 말처럼 고되고 어렵고 맵고 쓴 것을 모두 경험했습니다. 연초에 시작된 경영진단부터 임금협상 결렬, 엔지니어링과의 합병무산까지 내부적인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했습니다. 우리가 내흥을 겪는 동안 회사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점점 악화되었습니다.

경쟁사의 시장진입으로 드릴십 선가가 하락해 회사의 수익을 책임지던 효자제품이 없어졌고, LNG선 및 초대형 컨선은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수주부진에 시달렸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당분간 해양산업의 침체와 발주처의 투자 감소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우리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올해에도 결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경영여건이 나쁘다고 해서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습니다.

전 임직원이 한마음으로 뭉쳐 우리에게 닥친 절체절명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한편, 미래를 향한 힘찬 도약의 발퍈을 마련해야 합니다. 우리가 올 한해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또 한번의 위기를 이겨내고 미래를 향해 도약하느냐, 그저 명맥을 유지하는 평범한 회사로 전락하느냐 하는 변곡점에 서있습니다. 다시 말해, 2015년은 우리 회사의 생존은 물론 미래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 될 것입니다.

이에 저는 사우 여러분께 기존사업에서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한 실천 방안으로 다음과 같이 3가지 사항을 당부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전 임직원이 ‘생존을 위한 질적 경쟁력에 모든 역량 강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먼저 모든 공정에서 리드타임 10% 단축, 생산성 20% 향상, 비효율 30% 제거를 목표로 경쟁력 제고에 나서야 합니다. 경쟁력 향상은 생산뿐 아니라, 설계, 영업, 구매, 안전, 품질, 지원 등 모든 업무에 있어 ‘내가 하는 것이 과연 최선인가’ 자문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관행이라는 이유로 과거에 해왔던 것을 그대로 하거나, 개선 없이 익숙한 업무만 되풀이한다면 경쟁력 향상은 요원한 일입니다.

불편하고 어렵더라도 익숙한 과거의 틀을 깨고 좀 더 좋은 해결책은 없는지, 원가와 품질을 향상시킬 방법은 없는지 절실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업무 전반에 걸친 경쟁력 향상과 더불어, 대형 해양공사의 손실최소화 및 공정만회에도 힘써야 합니다.

에지나 프로젝트의 경우 상세설계를 반드시 적기에 완료하고, 유관부서간 유기적인 업무협조를 통해 나이지리아 현지에서 차질 없이 공정이 진행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이치스 프로젝트 또한 모튤탑재 등 주요 일정을 준수하고 진수전 의장률을 높여 공정만회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또한, 잦은 품질사고와 공정지연으로 잃어버린 고객의 신뢰를 하루 빨리 회복해야 합니다. 13년 14건에 그쳤던 품질사고가 작년에는 36건이나 발생했고, 우리가 최고라고 여기던 드릴십마저 9척 모두 인도 지연되었습니다. 금전적인 손실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선주들이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철저한 납기준수와 완벽품질 등 우리를 높게 평가하던 선주들도 연이어 품질사고와 공정지연이 발생하자 우리의 실력 자체에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현재의 쓰디쓴 경험을 바탕으로 두 번 다시 고책의 믿음을 저버리는 일이 없도록 안전.품질사고 예방 및 공정라기에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랍니다.

둘째, Total Solution Provider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야 합니다.

회사는 작년말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Total Solution Provider로서 세계 일류의 EPCI 회사로 도약하자는 중기비전을 발표했습니다. 기존사업을 더욱 심화, 발전시키고 해양 Value chain 확대 및 글로벌化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자는 것이 주요 골자입니다.

초심해.고압용 시추설비 개발, subsea社 인수, 해양기자재 내재화 등 우리가 해결해야할 과제를 정해 중점 추진함으로써 오일메이저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설비를 턴키로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겠습니다.

또한, FLNG는 드릴십의 뒤를 잇는 새로운 캐시카우 제품으로 육성하겠습니다. 현재 건조중인 Prelude FLNG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는 한편, 올해 S/C에 들어가는 Petronas FLNG와 Btowse FLNG 3척에 대한 FEED 계약도 철저히 준비해 FLNG 시장의 최강자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더불어, 사우 여러분께서도 세계 일류 EPCI 회사라는 위상에 걸맞는 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시종시간 준수, 근무중 이동 최소화, 안전.품질의식 등 기본과 원칙을 더욱 철저히 준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특히, 청결한 조직문화 구축과 준법경영 정착에도
더욱 심혈을 기울이겠습니다. 경영환경이 어려울 때일수록 작은 이익에 급급해 기본과 원칙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깨끗한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준법경영을 실천하는 것은 삼성인으로서 반드시 지켜야할 책무일 뿐 아니라 회사와 임직원을 보호하는
기본중의 기본임을 명심해주시길 바랍니다.

셋째, 노사화합과 격의없는 소통으로 전 임직원이 하나로 뭉쳐야 합니다.

지난 해 우리 회사는 임금협상 난항으로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채 해를 넘기는 회사 40년 역사상 초유의 사태를 경험했습니다. 무엇보다 가슴 아픈 일은 위기극복을 위해 하나가 되어 머리를 맞대어야 할 사기에 노사간에 불신의 벽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회사의 최고 책임자로서 사우 여러분을 만족시켜 드리지 못한 점,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사과 드립니다.

하지만, 지금 회사는 끝이 안보이는 터널 속에서 생사의 길림길에 서있습니다. 공정지연과 생산성 저하에 따른 원가비용의 과다초과, 자금부족에 따른 부채증가, 수주부진에 따른 일감부족 등으로 생존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사우 여러분께서 야드 곳곳에서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사장인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사우 여러분의 노고에 충분히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먼저 우리 회사가 살아 남아야만 합니다.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는 일감확보입니다. 우리 정도 규모의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고용을 유지하려면 최소 150억불은 반드시 수주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를 둘러싼 여건은 녹록치 않습니다. 이미 계약한 공사도 일정을 연기하거나 아예 계약을 취소하자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저유가 기조로 인해 채산성이 나빠져 수많은 프로젝트의 발주가 취소되거나 연기될 전망입니다. 게다가 잇따른 인도지연, 품질사고 등으로 선주들이 우리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문제까지 터진다면 우리가 설자리는 아예 없을 것입니다.

금년 한해는 제가 밖으로 선주들을 찾아다니면서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선주를 설득하는 일이라면 노사 누구라도 동참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제가 사장으로서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시길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저는 작년의 경험을 통해 사우 여러분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여러분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최대한 자주 가질 것이며,
계층별 대표자들과 정기간담회도 열 것입니다. 회사의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한편,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도 가감없이 말씀드릴 것입니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전 임직원이 직접 참여해 건전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토론의 장도 마련하겠습니다. 회사의 산적한 현안들은 사장 혼자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작은 시냇물이 모여 강을 이루고, 강이 모여 망망대해를 이루는 것 처럼 여러분의 아이디어와 생각이 모여야 우리에게 닥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3년차에 접어든 감사나눔 운동을 당사 고유의 조직문화로 정착시키겠습니다.
감사나눔을 통해 일상에 감사하고 긍정에너지를 전파하며, 노와 사, 선배와 후배, 모회사와 협력회사가 서로 화합하는 분위기를 만들겠습니다.

사우 여러분!
그리고 협력회사 사우 여러분!

저는 1977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인생의 절반 이상을 중공업과 함께 했습니다.
지난 38년을 되돌아보면 회사가 잘나가고 실적이 좋았을 때보다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이 더 많았습니다.

회사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추운 겨울 모진 눈보라를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인동초처럼,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회사를 살리는 사우들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 벅찬 감동을 느낀 적도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비록 지금이 위기라고는 하나 삼성중공업의 저력을 몸소 체험해온 저로서는 지금의 혼란과 시행착오는 또 하나의 성장통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세계 최고의 EPCI 역량을 쌓아 갈수록, 지금 겪고 있는 시련은 더욱 작아질 것입니다.

사우 여러분 스스로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여러분의 열정과 저력을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고 안전에 더욱 유의하며 작업에 임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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