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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상경하고 합병 무산되고 꼬여만 가는 조선 ‘빅2’

노조 상경하고 합병 무산되고 꼬여만 가는 조선 ‘빅2’

등록 2014.11.21 07:40

윤경현

  기자

현대重 노조, 회사 3조원 적자 외면 ‘생떼’모든 책임 정몽준 대주주 책임론만 되풀이
삼성重, 엔지니어링과 합병 주주반대로 무산
해양플랜드 중심 글로벌 기업 성장 좌절사업계획 다시 짤 판···이재용 부회장도 부담

현대중공업노조는 19일 서울 현대 계동 사옥 앞에서 사측의 협상자세를 비판하며 성실한 교섭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가졌다. 사진=뉴스웨이DB<br />
현대중공업노조는 19일 서울 현대 계동 사옥 앞에서 사측의 협상자세를 비판하며 성실한 교섭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가졌다. 사진=뉴스웨이DB



갈 길이 먼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노조와 합병무산이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덩치를 키우고 있는 중국조선소와 엔저를 무기로 경쟁력에 상승 국면에 있는 일본조선소와 싸워야할 두 회사로서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2, 3분기에만 3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적인 조선실황 부진과 해양 플랜트의 영향 때문이다.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고강도의 개혁작업 등 내부적으로 출혈을 감수하면서도 뼈를 깎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권 사장은 지원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생산과 영업 중심으로 회사 내부를 개편하는 한편, 우수인력을 생산과 영업으로 전진 배치시켜 회사 정상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킨다는 계획이다.

노조 상경하고 합병 무산되고 꼬여만 가는 조선 ‘빅2’ 기사의 사진


수익창출이 어려운 한계사업과 해외법인들도 원점에서 재검토해 사업조정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줄일 수 있는 비용은 모두 줄이고, 꼭 필요한 것이라 하더라도 삭감하여 운영하기로 했다.

문제는 노조다. 노조는 지금의 위기에 대해 회사만의 잘못으로 몰고 가고 있다. 노조는 위기가 구시대적인 노무정책과 비정규직 고용구조, 문어발식 그룹 경영구조에 있다며 모든 책임과 해결은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이 해결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노조는 공시를 통해 발표한 회사의 실적도 믿지 못하겠다고 생떼를 쓰는 중이다.

현대중공업노조는 19일 서울 현대 계동 사옥 앞에서 사측의 협상자세를 비판하며 성실한 교섭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가지며 압박하고 있다.

정병모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은 “사측과의 협상이 최대한 빨리 이뤄지길 바라고 있으나 우리만 노력한다고 해서 가능한 부분은 아니다”라며 “당장 며칠 내로 전면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우선적으로 노조의 결속력을 다지는 등 힘을 모으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스웨이DB정병모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은 “사측과의 협상이 최대한 빨리 이뤄지길 바라고 있으나 우리만 노력한다고 해서 가능한 부분은 아니다”라며 “당장 며칠 내로 전면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우선적으로 노조의 결속력을 다지는 등 힘을 모으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스웨이DB


삼성중공업은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추진이 19일 최종 무산됐다. 이는 지난 17일까지 신청한 주식매수청구 결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행사한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합병 계약상 예정된 한도를 초과, 합병계약을 해제하기로 한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 상일동 사옥.삼성엔지니어링 상일동 사옥.


양사가 계획한 2020년까지 매출액 40조원을 기록하는 초대형 종합플랜트사로 도약하겠다던 꿈은 끝내 좌절됐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과도한 주식매수청구 부담을 안고 합병을 진행할 경우 합병회사의 재무상황을 악화시켜 궁극적으로 주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판단에서다.

합병 추진 과정에서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주식매수 청구금액은 7063억원으로 당초 정한 매수대금 한도인 4100억원을 넘어선 것. 합병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양사가 총 1조6299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주식매수대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에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과도한 주식매수청구 부담을 안고 합병을 진행할 경우 합병회사의 재무상황을 악화시켜 궁극적으로 주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판단, 주식매수청구 행사 과정에서 드러난 시장과 주주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이를 겸허히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중공업 최대주주는 삼성전자, 삼성엔지니어링 최대주주는 삼성전자가 대주주인 삼성SDI다. 법적으로 이번 합병을 추진 주체는 삼성전자다. 따라서 이번 합병 무산의 1차적인 책임은 삼성전자에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합병이 무산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업무상 차질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이라는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합병 계약 해제에 따른 제반비용, 그룹의 핵심 경영진의 미숙한 대처와 외골수적인 대책에 따른 피해는 글로벌 브랜드 답지 않다는 평가다.

양사는 해양플랜트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시장 지배력을 키우기 위해 두 회사간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협업은 지속될 예정이며 향후 합병을 재추진할 지 여부는 시장상황과 주주의견 등을 신중히 고려하여 재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철두철미하기로 유명한 삼성그룹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해지는 섬성답지 않은 모습이며 대외적으로도 삼성그룹의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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