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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지혜가 필요하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지혜가 필요하다

등록 2014.11.20 15:48

수정 2014.11.21 08:52

정백현

  기자

금호산업·금호고속 인수價 최소 1.5조원 전망자금 동원력·자금 조달 채널 부족에 발목 잡혀지배구조 중요성 감안···금호고속 포기설도그룹측 “심장과 얼굴, 둘다 놓치지 않겠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제공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제공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건을 눈앞에 두고 박삼구 회장이 기로에 섰다. ‘가보’와 같은 계열사를 너무나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갖고 있는 실탄의 규모가 얼마 되지 않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 회장은 현재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을 되찾아 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호산업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이자 핵심 계열사이고 금호고속은 오늘의 금호아시아나를 있게 만든 뿌리 계열사다.

두 계열사를 인수하는 환경은 박 회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시장에 두 계열사가 매물로 나온다고 해도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한(우선매수청구권)을 박 회장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 계열사를 찾아오려면 최소 1조5000억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자금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에 있다. 특히 금호산업을 되사오는 데에만 1조원의 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 회장과 금호아시아나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금호산업의 가치는 당초 3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호남에 연고를 둔 호반건설이 단순 투자 목적으로 금호산업의 지분을 6% 가량 보유하면서 회사의 가치가 6000억원대까지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결국 인수대금 전망치는 당초보다 두 배 이상 불어난 최대 1조원대가 됐다.

금호산업과 달리 금호고속은 회사의 가치(최대 5000억원)가 당초보다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재인수 과정에서 현재 금호고속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사모펀드(IBK케이스톤)와의 불화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가장 큰 변수다.

현재 박 회장이 자력으로 꾸릴 수 있는 돈은 많아봐야 지분 처분을 통해서만 1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회장과 박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의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을 처분할 경우 900억원 안팎의 돈을 마련할 수 있다.

결국은 다른 계열사나 금융권의 지원을 받는 방법,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하는 방안을 통해 마련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여러 방면을 모두 동원해도 1조5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금호아시아나 입장에서는 그룹 전체를 살리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어떻게든 한 쪽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무리하게 돈을 끌어와 두 계열사를 되찾을 경우 5년 전 금호아시아나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던 ‘승자의 저주’에 또 다시 휘말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에서 포기 가능성이 높은 곳은 금호고속이다. 오늘날의 금호아시아나를 있게 한 모태기업이라는 상징성이 있지만 소소한 명분보다 금호산업이 가진 중요성이 더 크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잃게 될 경우 어렵게 되찾은 그룹의 경영권까지 흔들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호고속을 갖고 있는 사모펀드 측에서는 꼭 금호아시아나가 아니더라도 원하는 매수자가 나타나면 그 쪽에 지분을 넘기겠다는 뜻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금호아시아나가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할 경우 금호고속의 새 주인은 빠른 시일 내에 가려질 수 있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 측은 일각에서 불거지는 포기설을 부인했다. 반드시 두 계열사를 모두 품겠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그룹의 경영권도 중요하지만 오늘의 금호 브랜드를 있게 한 모태기업도 꼭 되찾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금호산업이 그룹 전체에 동력을 주는 심장이라면 금호고속은 그룹을 상징하는 얼굴과 같은 존재”라며 “두 계열사를 놓치지 않겠다는 원칙은 불변하지만 변수가 많은 만큼 앞으로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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