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신용등급이 좋고 재무건전성도 뛰어난데도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대기업과 비교해 높은 금리를 적용 받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2008년 말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대출금리를 계속 해서 내려왔다. 2009년 연 평균 5.85%의 신규대출 금리는 2010년 5.51%, 2012년 5.4%, 지난해에는 4.64%로 조사됐다.
대출금리 하락에 따른 이익은 가계 부문이었다. 연 5.73%의 신규 가계대출 금리는 올해 6월 기준으로 3.94%까지 떨어졌다.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등 영업에 따른 금리 경쟁을 벌인 결과다.
반면 중소기업은 올해 6월 신규대출금리는 4.72%다. 하락폭은 0.93%로 가계와 대기업 대출금리의 절반수준이다..
이같은 차별적인 금리 관행은 그동안 지속됐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중소기업 재무건전성과 재무구조는 계속 개선되고 있었다.
지난해 평균 영업이익률은 대기업은 4.6% 중소기업은 4.1%였다. 신용등급도 대기업은 3.54등급으로 지난해(3.78)로 떨어졌지만 중소기업은 4.8등급에서 4.39등급으로 올랐다.
대출 부실의 지표로 쓰고 있는 고정이하여신은 지난해 대기업이 2.9%까지 올랐고 이에 반해 중소기업은 2.5%에서 2.1%로 대기업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웅진, STX, 동양, 동부그룹 등 대기업이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벌어진 격차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우량 중소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은행 차별 관행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더 많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이 중소기업은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를 들어 대출을 진행할 때 고금리로 책정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재무구조나 영업이익률만 놓고 보면 오히려 대기업보다 휠씬 리스크가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 ‘보신주의’는 최근에도 속속 드러났다. 지난 3여년 동안 은행들이 진행한 중소기업 대출은 1~4등급 기준으로 58%로 대기업(61%) 증가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5~10등급 기업에 대한 대출은 대기업이 92% 늘었고 중소기업은 오히려 21·%로 감소했다.
대기업이라는 이름만으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지만 중소기업은 고금리를 부담해가며 대출을 낼 수 밖에 없었다.
한 중소기업 사장은 “금융위기 이후 시중은행들은 사실상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대출은 문을 닫은 것으로 안다”며 “대부분 중소기업들이 대출을 내려면 담보를 제공하고도 높은 금리를 적용 받았다”고 말했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
뉴스웨이 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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