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7일 수요일

  • 서울 9℃

  • 인천 9℃

  • 백령 9℃

  • 춘천 8℃

  • 강릉 11℃

  • 청주 10℃

  • 수원 8℃

  • 안동 8℃

  • 울릉도 15℃

  • 독도 15℃

  • 대전 10℃

  • 전주 11℃

  • 광주 8℃

  • 목포 9℃

  • 여수 13℃

  • 대구 11℃

  • 울산 13℃

  • 창원 12℃

  • 부산 12℃

  • 제주 13℃

주택시장 지표개선 불황탈출 신호탄?

주택시장 지표개선 불황탈출 신호탄?

등록 2014.05.21 08:11

서승범

  기자

정부정책·전셋값 급등 수요자 기대심리 상승
실질 구매력 과다 반영···현장은 여전히 싸늘

부동산 경기 침체가 깊어지면서 시장 회복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신규 분양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고 미분양 감소, 주택 거래량 증가, 집값 상승의 순기능적인 사이클의 신호가 관측되기 때문이다.

정부와 민간 분석기관, 부동산 정보업체 등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주택거래는 늘어나고 가격도 상승세를 띠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오랜 불황 이후 처음으로 소비자들의 주택구매 심리가 회복되면서 시장도 상승 추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한국감정원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재작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주택거래실거래가격은 내림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9월(2억2912만1000원)부터 점차 반등해 3월 2억3233만8000원까지 올랐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가 수도권에 거주하는 20대 이상 437명을 대상으로 집값 상승 가능성을 설문조사한 결과 주택거래평가지수는 107.4로 나타났다. 주택거래평가지수가 100을 넘으면 집값 하락보다 상승을 점치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분양도 대폭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 미분양 주택 현황(지난 3월 말 기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4만8167가구로, 전달보다 8.1%(4224가구) 줄었다. 7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8년 5개월 만에 최저치다.

청약에 나서는 수요자도 증가했다. 닥터아파트 조사 내용을 살펴보면 1분기 중 청약통장을 사용한 1순위 청약자는 총 10만775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만9796명)의 3.6배로 2010년 이후 최대치다.

업계에서는 전셋값 부담이 커진 데다 취득세 영구 감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시장 규제가 완화하면서 기대 심리를 자극한 데 따른 효과로 진단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현재 매매시장에 도는 온기가 분양시장에도 이어지리라고 본다”며 “하반기에는 지역별 차이는 있겠지만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국 삼성물산 마케팅 팀장은 “경제 성장률이 상승 추세고, 정부도 규제완화 정책을 펴는 상황이어서 최소 2~3%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본다”며 “전셋값 상승지역 물량도 많아 전반적인 분위기가 나아지리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자료=현대경제연구원 제공자료=현대경제연구원 제공



이에 반해 건설사 등 업계의 전망과 달리 ‘집 살 여력 있는 가구’가 과다 책정된 측면이 있어 시장 분위기가 밝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선대인경제연구소측은 집 살 여력 있는 가계가 보유한 금융자산 전부를 주택구매에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잘못된 전제로 분석했기 때문에 부동산 지표가 좋아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가계가 보유한 금융자산 중 보험과 연금자산은 당장 현금으로 바꿀 수 없는 자산이다. 게다가 이 중 상당수가 자녀 교육비나 결혼자금 등 미래 목돈 수요에 대비하는 준비자금이다. 즉, 가계가 보유한 금융자산을 모두 주택 구매에 사용할 수 없는 터라 구매력을 과도하게 책정됐고 그만큼 주택 구매에 나설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시장 전망이 개선된 자료를 토대로 도출됐지만 통계에 오류가 있어 시장 분위기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토부 등이 조사하는 미분양 통계만 보더라도 일반 매매 상품뿐 아니라 전세 상품까지도 포함하는 등 문제가 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대학교에서 취업률 99, 100% 플래카드 걸어놓고 군대 간 것까지 통계에 집어넣는 거랑 똑같은 것”이라며 “직접 중개업소 등에 가면 쉽게 알 수 있다. 거래는 아직도 답보 상태”라고 말했다.

현장 분위기도 썩 밝지만은 않다. 대다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정부가 대책을 통해 집값을 인위적으로 잡아 둔 탓에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경기에 비춰볼 때 정상가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 주택가격은 최고 70% 상승했다가 금융위기 이후 33%까지 떨어진 후 회복 중이지만, 우리나라는 수도권 기준으로 160% 상승했지만 9.2% 정도 하락하는 데 그친 상황이다.

대치동에서 15년째 중개업을 하는 A공인 대표는 “집값 바닥론은 시기상조일뿐 아니라. 현장에서는 전혀 느끼지 못한다”며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가격 하락은 바닥이 아니다. 대책이 전혀 먹히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인근 B공인 대표도 “집값이 바닥이라고 하는데 집값 상승기 이전과 비교해보면 아직도 한참 멀었다”며 “대책 발표 이후 반짝 상승에 그치는 시기가 지속하면서 사실상 시장은 마비됐다. 경제가 살아나기 전까지는 부동산만 회복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서승범 기자 seo6100@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