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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오너일가를 묶는 3대 키워드

[3세경영권전쟁]동국제강 오너일가를 묶는 3대 키워드

등록 2014.05.21 14:19

정백현

  기자

철강외길, “대장부는 쇠를 달궈야”종교신념, 창업주 법명을 號로 삼아山사랑, “화합에 등산만한게 있나”

서울 수하동 동국제강 본사 페럼타워.서울 수하동 동국제강 본사 페럼타워.

동국제강그룹 오너 일가를 하나로 묶는 키워드에는 몇 가지가 있다. 오로지 철강 사업에만 매진했다는 ‘한 우물 정신’과 독실한 불교 신앙, 그리고 ‘산’이다.

고 대원 장경호 창업주가 1954년 회사를 세운 이후 동국제강은 3대에 걸쳐 철강 사업 이외의 사업에는 일절 손을 대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고로에서 나온 쇳물로 철강 제품을 만들어 국가경제에 보답하겠다는 창업주의 경영 이념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다.

그러나 ‘한 우물 정신’은 하마터면 끊길 뻔 했다. 여기에는 2대 회장인 고 송원 장상태 전 회장의 젊은 시절 일화가 연관돼 있다.

1956년 공무원 생활을 그만 두고 아버지 대원의 부름으로 동국제강 전무로 입사한 송원은 아버지와 독대할 기회가 생겼다. 이 자리에서 송원은 아버지에게 “철강 사업 대신 호텔 사업이 하고 싶다”며 속 깊은 얘기를 털어놨다.

그러나 대원은 송원의 뜻을 단박에 꺾었다. 대원은 아들 송원에게 “사내자식이 손님들 때 벗기는 사업이나 하면 되겠느냐”며 “사내대장부는 쇠를 달궈서 국가 경제를 일으키는 일을 해야 한다”며 철강 사업에 매진할 것을 종용했다.

이후 송원은 아버지의 뜻대로 철강 사업에만 매진했고 송원의 아들들인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사장도 할아버지의 뜻을 받아 철강 사업 이외의 사업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

동국제강그룹 오너 일가는 독실한 불교 신자 집안으로 유명하다. 고 장경호 창업주의 호 ‘대원’은 법명이다. 법명은 가톨릭의 세례명과 비슷한 의미를 지닌 종교적 별칭이다.

대원의 불심은 젊은 시절 양산 통도사에 들어가 100일 수행에 들어간 적이 있을 정도로 독실했다. 대원은 임종 직전인 1975년 6월 30억원(현재 시세 환산 시 약 3000억원) 상당의 본인 명의 재산 전체를 불교 대중화 사업을 위해 써달라며 사회에 헌납했다.

대원의 유산은 재단법인 대한불교진흥원의 설립 자금으로 쓰였고 대한불교진흥원은 대원의 유지대로 불교 대중화 사업을 위한 활동을 40년 가까이 전개해오고 있다.

아버지의 불심을 가까이에서 본 아들 송원도 독실한 불교 신자였다. 대원이 절에 갈 때마다 아들 송원도 아버지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송원의 두 아들도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따라 절을 찾아 부처님께 예를 올렸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절은 대부분 산 속에 있다. 절에 가는 것은 곧 산을 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절을 자주 찾다 보니 송원과 송원의 아들들은 자연스럽게 산을 가까이 하게 됐다. 그리고 이는 훗날 동국제강그룹의 전통으로 자리를 잡은 등산 행사로 이어졌다.

그렇다고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회장의 평소 취미가 등산은 아니다. 다만 임직원들과 화합을 다질 때만큼은 신나게 등산길에 오른다.

동국제강그룹 관계자는 “장 회장 형제는 직원들과 함께 땀 흘리는 활동하는 것을 워낙 좋아하는 성격”이라며 “가족의 내력 때문에 익힌 산행이 회사의 조직력 강화와 임직원들의 건강 향상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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