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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급 경영’ 박삼구·조양호 회장, 배수진 친 진짜 이유

‘무급 경영’ 박삼구·조양호 회장, 배수진 친 진짜 이유

등록 2014.05.16 15:04

정백현

  기자

박삼구, 빠른 정상화·경영권 수호 위한 담보로 ‘연봉 1원’ 선언조양호, ‘수송보국’ 이념 계승·해운업 부흥 위해 연봉 안 받아

'무급 경영'을 선언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오른쪽). 사진=뉴스웨이 DB'무급 경영'을 선언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오른쪽). 사진=뉴스웨이 DB

항공업계 양대 CEO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각 그룹의 주력 계열사에서 이른바 ‘무급 경영’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11월 그룹의 지주사인 금호산업의 CEO로 복귀하면서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으로 “연봉을 1원만 받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조 회장은 지난 4월 29일 한진해운 CEO로 선임된 자리에서 “흑자 전환 때까지 연봉을 아예 받지 않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재벌 총수들에게 연봉은 크게 중요치 않다. 연봉이 없어도 계열사 주식 배당금만으로 충분히 먹고 사는 것에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급여 없이 일하겠다는 자세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주력 계열사를 살리겠다는 책임경영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들이 책임경영 의지 강화의 핵심으로 ‘무급 경영’을 외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두 회장들이 맡은 계열사의 무게감과 책임감 때문이다.

박삼구 회장의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지탱하는 지주회사다. 금호산업이 힘을 잃게 되면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빠른 시일 내로 금호산업의 워크아웃을 졸업시키고 박 회장 본인도 그룹 경영권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정상화에 실패할 경우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그룹 계열사 지분도 전량 처분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따라서 금호산업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박 회장으로서는 ‘연봉 1원’ 선언이 회사 회생을 위한 일종의 담보인 셈이다.

조양호 회장의 한진해운은 창업주이자 아버지인 고 정석 조중훈 전 회장의 뜻이 서린 회사다. 물류 수송을 통해 나라에 보답하자는 ‘수송보국’의 경영 철학을 이루기 위해서는 물류 수송의 한 축인 해운업을 반드시 살려야 한다.

한진해운은 국내 해운업계의 1위 기업이다. 지난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업계 선두권 기업이 유동성 위기설에 흔들리면서 해운업 전체가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다. 한진해운의 정상화는 곧 국내 해운업 부흥의 일환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조 회장의 책임이 막중하다.

다행히 해운업 장기 불황이 탈출 기미를 보이고 있고 한진해운 경영권 인수 이전부터 진행해 온 대한항공 차원의 한진해운 자금 지원이 어느 정도 효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정상화를 향한 마지막 스퍼트의 목적으로 ‘연봉 0원’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 일각에서는 박 회장과 조 회장의 ‘무급 경영’에 대해서 호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들 기업이 조기에 경영 정상화 궤도에 오를 경우 박 회장과 조 회장의 ‘스펙’에 긍정적 효과가 미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무보수 경영을 선언한 기업인은 여럿 되지만 박 회장과 조 회장의 경우는 책임경영 강화의 취지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며 “이들의 ‘무급 경영’이 성공을 거둘 경우 재계 안팎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연거푸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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