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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에 숨 죽인 재계··· 묵묵히 지원 계속

세월호 참사에 숨 죽인 재계··· 묵묵히 지원 계속

등록 2014.04.25 17:43

최원영

  기자

각종 마케팅·신제품 출시 미뤄

세월호가 침몰한 이후 9일째 국가적 애도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애도’ 차원에서, 또 국민들의 공분을 사지 않기 위해 각종 광고와 마케팅, 신제품 출시까지 미룬 채 묵묵히 실종자 가족들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팬택은 신제품 ‘베가 아이언2’를 발표하려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발표를 잠정 연기했다. 금호타이어는 서울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공개키로 했던 ‘솔루스 TA31’ 발표회를 취소했다.

롯데칠성은 최근 맥주 ‘클라우드’를 출시했지만 세월호 참사 때문에 홍보를 중단했다. 2년간 준비해 온 야심작이라 초반 대대적인 광고가 이어져야 했지만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은행은 예정됐던 노동조합 주관 사내 체육대회를 취소했고 한화생명보험은 예정된 연도대상을 취소했다. 국민 정서를 살피고 동참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삼성생명보험과 삼성화재보험, ING생명보험도 마찬가지다.

동양생명보험은 창립 25주년을 기념해 대규모 행사를 벌일 계획이었으나 취소했다. 금융투자협회도 친선야구대회 개막식을 취소했고 SK증권도 펀드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무기한 연기했다.

일부에선 세월호를 엮은 마케팅과 관련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여론의 집중포화 속에 이들은 황급히 사과하거나 오해임을 해명해야 했다.

삼성, SK 등 대기업들은 사고 발생 당일부터 임직원들에게 지나친 음주나 외부활동을 자제하도록 했고 각종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도록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한국은행 및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1분기 민간소비증가율은 0.3%대로 지난분기 0.6% 대비 반토막에 그쳤다. 특히 세월호 참사 여파로 2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급격한 감소를 보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내수경기 침체가 우려되고 있다.

홈쇼핑업계와 대형마트, 백화점 등의 매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카드사의 일간매출도 10% 안팎으로 줄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의 각종 판촉활동 자제와 맞물려 자숙과 애도 분위기 속에 국민들 스스로 소비를 줄였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수학여행 및 야외활동 자제 권고도 소비감소에 타격을 줄 예정이다.

민간소비 위축이 GDP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감안할 때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재계로부터 온정의 손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은 침몰된 여객선 인양을 위한 해상 크레인을 투입, 사고 현장 인근에서 대기중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세월호 인양작업에 플로팅 도크도 투입했다.

SK그룹의 SK텔레콤은 사고 발생 직후 이동기지국 차량 2대를 보내 이동기지국을 설치했으며 휴대폰 AS센터, 무료충전소, 임대폰 등을 지원하고 있다. KT도 관매도와 하조도 등 3G?LTE 채널자원을 2배 이상 증설했다. LG유플러스는 트래픽 과부하로 인한 장애에 대비해 트래픽 분산 장비를 긴급 확충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를 통해 1톤 트럭 4대 분량의 생필품을 전달했고 신세계푸드는 팽목항 일대에서 밥 차를 운영하며 매끼 300인 분량의 음식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를 통해 사고 현장에서 매일 2000인분의 음식을 전달하고 있고 롯데그룹 계열 롯데마트는 매일 300인분의 도시락과 즉석밥·음료·화장지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의 이랜드복지재단은 의류·속옷·식량 등 7000만원 상당의 생필품을 지원했다. CJ제일제당은 급식 차량과 식사 1000명분, 김치 등 식품과 뚜레쥬르 빵 수천개를 지원했다.

재계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여론이 민감하기 때문에 선의가 어떤 식으로 비쳐질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묵묵히 지원만 할 뿐이고 특별히 보도되거나 하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룹별, 기업별 봉사활동을 진행하거나 준비 중이고 성금까지 조성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론이 기업 홍보 차원으로 받아들이거나 실종자 가족들이 외지인의 방문을 불쾌하게 여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재계는 상황이 마무리 될 때까지 조용한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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