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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은 나의 힘’ 진에어 고공 비행 이끄는 청바지 CEO

‘소통은 나의 힘’ 진에어 고공 비행 이끄는 청바지 CEO

등록 2014.04.28 12:42

수정 2014.04.28 12:43

정백현

  기자

[CEO리포트]마원 진에어 대표

마원 진에어 대표. 사진=진에어 제공마원 진에어 대표. 사진=진에어 제공

마원 진에어 대표의 평소 복장은 다른 기업의 CEO에 비해 조금 다르다. 말쑥한 정장 차림이 대부분인 다른 CEO에 비해 마 대표는 ‘블랙 진’ 청바지를 입고 캐주얼 구두를 신는다. 특히 정형화된 정장이 어울리는 항공사 CEO라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복장이다.

마 대표가 청바지를 입고 다니는 것은 이유가 있다. 청바지는 진에어의 브랜드를 상징하는 유니폼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청바지 차림이 매우 어색했다. 그러나 이제는 청바지의 ‘핏(fit)이 산다’는 이야기까지 듣고 있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한진칼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인 저가 항공사 진에어는 2008년 창립 이후부터 직원들의 복장에 대해 청바지 차림을 고집해왔다. 진에어 직원이라면 청바지는 기본 복장이다. 운항승무원과 객실승무원은 물론 일반 사무직과 임원도 청바지를 입는다.

청바지를 고집하는 이유는 일종의 작전이다. 진에어의 ‘진(Jin)’이 청바지를 뜻하는 ‘Jean’과 발음이 같다는 특징도 있지만 무엇보다 젊고 실용적인 저가 항공사 이미지를 심기 위해 청바지를 공식 유니폼으로 선택했다.

취임 1년 3개월여를 맞은 마 대표는 회사가 세운 브랜드 전략에 ‘소통’을 더해 고객은 물론 직원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회사의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초보 CEO, 소통으로 경험을 쌓다 = 마 대표는 1987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이후 지난해 1월 진에어의 2대 CEO로 오기 전까지 줄곧 여객 영업과 서비스 관련 부서에서 일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에서 지점장을 맡은 덕에 미국 쪽 사정에 밝다. 그야말로 ‘영업통’이다.

그러나 항공사 CEO는 여객 영업은 물론 회사의 전반적인 실적을 끌어올리는 종합적인 시각을 갖춰야 한다. 영업 방면에서는 전문가로 통했지만 이제는 영업 부문 뿐만 아니라 회사 전반을 살펴야 하니 초보 CEO 입장에서는 적잖은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마 대표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직원과의 소통 자리를 강조했다.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이 생각했던 경영의 밑그림과 현장 직원들이 체감하는 각 부문별 경영 상황을 맞춰보면서 새로운 경영 아이디어를 만들었다.

마 대표는 이를 위해 회사 내에서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창구를 많이 만들고자 노력해왔다.

그 대표적 산물의 하나가 ‘진 프로젝트’다. 진 프로젝트의 ‘진’은 청바지의 그 ‘Jean’이다. 그러나 글자를 하나씩 뜯어보면 의미가 남다르다. 진 프로젝트의 ‘진’에는 ‘진에어(Jin)를 능률적이고(Efficient) 진보적이며(Advanced) 새롭게(New) 하자’는 뜻이 담겨있다.

진에어는 ‘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매월 자유 주제에 맞게 각 팀별로 의견을 개진하는 토론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직장 내 예절 문제나 조직 문화 개선 등의 주제는 물론 진에어의 유니폼인 ‘청바지를 잘 입는 법’ 등 다양한 주제 아래 다양한 의견이 오간다.

마 대표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상당한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꾸준한 소통을 통해 마 대표 스스로도 경영에 대한 경험을 쌓고 직원들 사이에서도 서로를 이해하면서 유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e스포츠 경기장에 나타난 CEO = 지난해 말 한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인기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진에어 대표’가 오른 적이 있다. 항공권 세일 때문에 진에어라는 회사 이름이 검색 순위 상위권에 오른 적은 많지만 CEO가 검색 순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었다.

마 대표의 모습이 대중의 눈길을 끈 것은 다름 아닌 e스포츠(프로게임) 경기에 직접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마 대표는 ‘롤 챔피언스’ 경기가 열린 e스포츠 경기장을 찾았다. 관중석에 앉은 마 대표가 중계 화면에 잡히자 누리꾼들은 “저 아저씨는 누군데 자꾸 화면에 나오나”라고 물었고 마 대표의 얼굴을 아는 이들이 “진에어 CEO다”라고 답하면서 그의 정체(?)가 밝혀졌다.

진에어는 지난해 e스포츠계의 외인구단으로 불리던 ‘제8프로게임단’의 메인 스폰서를 자처하고 나섰다. 평소 e스포츠에 관심이 많았던 조현민 마케팅본부장 겸 전무의 뜻이 강하게 반영된 덕분이었다.

마 대표 역시도 e스포츠에 관심이 많다. 회사가 꾸준히 추진해 온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하기에는 e스포츠 팀이 엄청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바쁜 경영 스케줄 탓에 직접 경기장에 갈 기회는 많지 않지만 선수들에 대한 지원은 아끼지 않고 있다.

마 대표가 e스포츠 등 여러 방면으로도 신경을 쓰는 것은 고객과의 소통 강화 측면이 있다. 직원과의 소통을 통해 회사 경영에 대한 눈을 넓혔다면 이제는 고객 소통과 접점 강화로 브랜드 인지도와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나아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다.

진에어는 지난해 계속된 엔저 역풍과 북핵 위협 등 국내외 정세 불안에 저가 항공사의 경쟁 심화 현상까지 겹치면서 2012년보다 실적이 조금 떨어졌다. 그나마 4년 연속 흑자를 달성한 것에서 만족을 해야 했다.

그러나 마 대표는 실적 부진에 대해서 결코 낙심하지 않고 있다.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직원·고객과의 소통은 물론 신형 항공기 2대를 추가 도입하는 공격적 투자를 통해 실적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마 대표는 “진에어가 설립 당시부터 강조해 온 내실 위주의 경영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와 지속적인 고객 소통을 통해 회사의 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5년 연속 흑자 달성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마원 진에어 대표는?

▲1958년 부산 출생 ▲1977년 부산 혜광고 졸업 ▲1984년 부산대 영문학과 졸업 ▲1987년 대한항공 입사 ▲2003년 대한항공 샌프란시스코지점 판매소장 ▲대한항공 여객전략개발부 스카이패스 팀장 ▲2009년 대한항공 여객전략개발부서장 ▲2010년 대한항공 뉴욕여객지점장 겸 상무 ▲2013년 진에어 대표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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