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4일 수요일

  • 서울 14℃

  • 인천 16℃

  • 백령 11℃

  • 춘천 13℃

  • 강릉 10℃

  • 청주 17℃

  • 수원 15℃

  • 안동 15℃

  • 울릉도 12℃

  • 독도 12℃

  • 대전 17℃

  • 전주 16℃

  • 광주 15℃

  • 목포 15℃

  • 여수 19℃

  • 대구 17℃

  • 울산 15℃

  • 창원 19℃

  • 부산 17℃

  • 제주 18℃

금고에 돈 쌓아둔 재벌들···10대 기업 총 유보율 1500% 넘어

금고에 돈 쌓아둔 재벌들···10대 기업 총 유보율 1500% 넘어

등록 2014.04.20 11:34

정백현

  기자

지난해 초 ‘돈 풀어 투자할 것’ 약속과 반대 행보···시장 외부 요인 탓에 투자 부진롯데그룹 총 유보율 5767%, 10대 기업 중 1위···자본금보다 5배 많은 현금 쌓아놔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시장에 돈을 풀겠다’던 약속과 달리 오히려 현금을 금고에 쌓아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0대 그룹 소속 12월 결산법인 70개사의 2013년도 유보율(경영 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금액의 비율)이 1578.5%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보다 164.3%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국내 10대 그룹 상장사의 유보율이 1500%를 넘어선 것은 사상 최초다. 특히 지난해 초 박근혜 대통령 취임 직후 적극적인 투자와 고용을 약속했던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정반대의 행보를 걸어간 셈이다.

70개 상장사의 자본금은 28조1000억원으로 2012년과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나 잉여금 총액은 444조2000억원으로 2012년의 399조2000억원보다 11.3% 늘었다.

유보율은 회사가 실질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누적 현금의 수준을 의미한다. 따라서 유보율이 높으면 현금 보유량이 많아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증거로 해석되지만 반대로 해석할 경우 기업이 투자와 고용에 인색하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10대 그룹 중에서 가장 유보율이 높은 곳은 롯데그룹이었다. 롯데그룹 6개 상장사의 잉여금 총액은 27조원으로 자본금(5000억원)의 58배에 달해 유보율이 5767%로 나타났다.

뒤이어 포스코패밀리(3937%)와 삼성그룹(3321%), 현대중공업그룹(392%), 현대자동차그룹(1661%), SK그룹(984%), GS그룹(894%), LG그룹(570%), 한화그룹(479%), 한진그룹(189%) 등의 순으로 유보율이 높았다.

그룹 소속 상장사의 유보율 평균치도 롯데그룹이(1만2724%) 가장 높았고, SK그룹(6090%)과 현대차그룹(2633%), 포스코패밀리(2446%), 삼성그룹(2445%), 현대중공업그룹(2147%) 등이 뒤를 따랐다.

1년 사이 잉여금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삼성그룹(17조원)과 현대차그룹(15조원)이었으며 2012년보다 유보율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롯데그룹(425.2%P), 삼성그룹(369.8%P), 현대차그룹(298.0%P), GS그룹(234.4%P), 현대중공업그룹(233.0%P) 순이었다.

다만 한진그룹(-1496억원)과 LG그룹(-479억원)은 지난해에 비해 잉여금과 유보율이 모두 소폭 감소했다.

분석 가능한 700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살펴본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전체 유보율은 2013년 말 기준 816.1%로 2012년(779.5%)보다 소폭 상승했다. 회사별 평균 유보율도 1500%에서 1621%로 높아졌다.

유보율이 가장 높은 개별 상장사는 태광산업으로 무려 3만9971%에 달했다. 뒤이어 SK텔레콤도 유보율이 3만4905%로 3만%를 넘어섰다.

또 네이버, 롯데칠성, 롯데제과, 삼성화재는 유보율이 2만%대였고 남양유업, 영풍, SK C&C, 삼성전자, 엔씨소프트, 롯데푸드, 현대글로비스, 아세아 등도 유보율이 1만%를 넘었다. 유보율이 2천%를 넘는 기업은 총 142개로 전체의 20.3%를 차지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원인으로는 세계 경기 회복 둔화와 신흥국 금융 불안, 엔저 공세, 저성장 고착화 등이 꼽힌다”며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