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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등록 :
2014-03-31 16:07

수정 :
2014-03-31 16:09

흔들리는 전경련 vs 위상 높이는 대한상의

허창수 회장, ‘전경련 무용론’ 키워…고난의 행군
박용만 회장, 재계 새 대변자 부상…역전의 행보

재계를 이끄는 경제단체의 두 수장의 행보가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이끄는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대한상공회의소를 맡고 있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전경련의 위상과 이미지 실추가 계속되는 동안 허 회장의 GS그룹에도 악재가 겹치며 창립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반면 기존 경제단체와의 차별화 속에 눈에 띄는 행보를 거듭하는 대한상의 박 회장은 두산의 추락을 막아내고 실적 턴어라운드를 실현하고 있다.

◇허창수의 전경련·GS그룹 ‘악전고투’ = 허 회장의 전경련은 예전의 위상을 잃었다는 평가 속에 이미지 개선을 위해 총력하고 있다.

전경련은 反대기업 정서 속에서 “국민의 신뢰를 받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윤리경영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여론은 싸늘하다. 대기업만을 대변하는 기존 이미지를 벗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한때 전경련 회장은 ‘재계의 총리’라 불렸다. 故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전경련의 발판을 마련했다면, 故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은 꽃을 피웠다. 하지만 현재 전경련의 위상은 예전과는 딴판이다.

재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고 일부 임원의 전횡, 정치권 로비 등 끊임없는 비판에 시달리기도 했다.

특히 수년간 전경련 회장단 회의 참석률은 절반을 넘긴 경우가 손에 꼽을 정도이며 최근에는 5~6명만으로 회의를 진행되는 경우도 허다했다. 사법당국의 철퇴를 맞거나 경영실패를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총수가 많아진 탓이 크다.

외연을 넓히고자 재계순위 50위권 총수들에게 회장단 영입작업을 벌였지만 불발에 그쳤다. 허 회장이 직접 신규 회장단 영입에 나섰음에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경제민주화 바람 속에서 전경련이 제 역할을 못한다는 목소리가 많다”면서 “심지어 전경련이 사회 분위기를 악화시킨다는 주장들도 나왔다”고 밝혔다.

회원사로부터 많은 비용을 지원받아 사용하면서도 제대로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으며 변화한 시대에 발맞춘 새로운 아젠다를 제기하지도 못했다는 비판이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은 최근 계속되는 재벌총수들의 도덕적 해에 문제에 대해 사과와 함게 자성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서 “재계의 이익이 곧 국민의 이익이라고 주장하며 이해를 바라기만 할 게 아니라 국가경제를 위해 재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선도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 회장의 GS그룹도 총체적 위기라는 평가 속에 어려운 싸움을 해나가는 중이다. 그룹의 주력인 GS칼텍스는 여수기름유출 사태를 맞아 비도덕적 기업이라는 지탄을 받고 있고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까지 강등 당했다.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는 계열사들은 자산매각 및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는 등 자금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신용등급과 신뢰성 등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어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맛보며 부채비율이 한때 280%까지 치솟았다. 사학연금은 실적부진의 경영 책임을 물어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사내 이사 연임 안에 반대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허 회장은 지난 2002년부터 GS건설 사내 이사로 재직해 왔다.

GS칼텍스가 기름유출 사건을 축소하고 은폐하려 했다는 해경의 수사발표와 더불어 GS건설이 내부거래를 숨겨 공정위에게 적발된 사례까지 재계 수장에 대한 도덕적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GS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그동안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GS칼텍스가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 허 회장과 그룹이 야심차게 준비하고 인수한 STX에너지(현 GS이앤알) 역시 당장은 시너지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박용만의 대한상의·두산그룹 ‘괄목상대’ = 반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취임 이후 눈에 띄는 행보로 주목 받고 있다. 전경련이 여전히 기존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경제민주화 흐름 속에서 그 변화에 가장 빠르게 몸을 던진 경제단체는 대한상의다.

최근 박 회장은 “어느 한 쪽을 일방적으로 대변해서는 정부와 국회,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발언을 했다. 경제단체가 무조건 기업의 입장만 옹호해서는 국민의 마음을 얻기 어렵고 사회 갈등만 조장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진영논리에 빠지지 않고 균형감 있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내 사회로부터의 신뢰를 높이고 재계의 체질도 변화시키겠다는 게 박 회장의 방침이다.

지난해 말 경제단체들이 국회에 경제활성화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는 신문광고를 냈을 때도 대한상의만 빠졌었다. 당시 경제단체들의 광고는 국민들에게 호소하면서 국회에게 우회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다소 자극적인 방법이었다. 따라서 정부와 국회에 맞서기보단 타협을 더 중시하는 대한상의의 방침상 함께 하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서도 전경련이 ‘기업에 큰 부담이 된다’며 반대 입장을 낸 것과 달리 박 회장은 “국가 경제를 고려하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반대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냈다. 또 지난 정권의 인위적인 고환율 정책은 타당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反대기업 여론에 박 회장은 기업들이 자정노력을 하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는 입장이다. 성장통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사회의 변화 요구에 저항하지 않고 노력을 하고 있으며 몇 해 뒤 모두가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내비치고 있다.

박 회장은 상의회장에 전념하기 위해 전경련 부회장직 사퇴 의사까지 밝히기도 했다.

박 회장의 두산그룹도 가시적인 실적개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회장을 맡은지 2년여. 실적부진으로 힘겨워하던 두산은 그 기간동안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2012년 400%에 육박하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이 지난해 250% 아래로 뚝 떨어진 데다 수익성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지난해 두산중공업 영업이익은 63.5%나 늘었고 두산인프라코어도 영업이익을 소폭 개선하며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두산건설은 2012년 한때 569%까지 치솟던 부채비율이 작년말 145%로 낮아졌고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올해는 126% 성장한 영업이익 실현 전망도 내놨다.

추진력이 뛰어난 박 회장이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했고 소통의 달인으로서 기업문화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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