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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지금은 위기, 바꾸고 뭉쳐야 산다” 한 목소리

[경제계 신년 화두]재계 “지금은 위기, 바꾸고 뭉쳐야 산다” 한 목소리

등록 2014.01.02 16:01

정백현

  기자

2014년 갑오년 새해 첫 업무일인 2일을 맞아 재계 각 기업은 총수 또는 전문경영인 명의의 신년사를 발표하고 새해 각오와 경영 계획, 목표를 제시했다.

각 기업인들은 현재 우리 경제가 직면한 어려운 위기 상황을 앞서 진단하고 난국 타개를 위한 혁신과 역량 결집, 임직원 간의 단결 등을 주문했다.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와 대국민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해 다수의 기업들이 신년사 끄트머리에 ‘사회 공헌 사업의 강화’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닮은 듯 다른 ‘재계 빅3’ 새해 화두 = ‘재계 빅3’로 불리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각각 닮은 듯 다른 경영 화두를 제시했다.

이들 세 기업인은 현재 각 기업이 처한 경영 상황을 일제히 ‘백척간두의 위기’로 진단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해 삼성은 글로벌 기업과 사투를 벌였고 특허전쟁에도 시달렸다”고 말했고 정몽구 회장도 “기술 융·복합에 따른 산업 변화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구본무 회장은 아예 신년사에 수차례 ‘위기’라는 단어를 언급할 정도로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그러나 위기 극복 해법은 세 기업인의 시선이 조금씩 달랐다. 이건희 회장은 ‘혁신’을 주문했다. 이 회장은 “5년, 10년 전의 경영 모델과 전략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며 “불황일수록 기회가 많은 만큼 남보다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을 만들자”고 말했다.

정몽구 회장은 ‘임직원 역량 결집’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하려면 임직원들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며 “글로벌 조직을 혁신하고 중장기 성장 전략을 체계화해 선진 기술 개발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본무 회장은 예전부터 강조해 온 ‘시장 선도 제품 개발’을 또 다시 강조했다. 구 회장은 “주력 사업에서 시장 선도 제품을 만들어 내야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며 “특히 새로 시작하는 사업은 시장 선도 방법을 준비해 한발 앞선 상황에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진·동부·현대, ‘생존’ 위한 혁신 강조 = 지난해 말 연이어 자구계획을 발표했던 한진그룹과 동부그룹, 현대그룹은 생존을 위한 혁신과 구성원 간의 단결을 강조했다.

지난해 말 5조원 이상의 자구계획을 밝힌 한진그룹의 조양호 회장은 “지난해 ‘동행’ 캠페인을 통해 구성원 간의 단결 기반을 다졌다면 올해는 이 기반 위에서 모든 구성원이 단결해 위기를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내놨던 동부그룹의 김준기 회장 역시 “생존을 위해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내실을 강화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뒤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의 기조 아래 핵심 과업을 조속히 해결하자”고 말했다.

역시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했던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도 “올해 추진 과제 중 첫째는 단기 생존 역량 강화를 위한 경영 효율성 극대화”라며 “생존을 위한 조직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단단한 정신 무장과 단결된 자세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달라”고 밝혔다.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삼구 회장도 “매출과 영업이익의 극대화, 주력 계열사의 워크아웃 조기 종료를 실현해 올해를 제2창업의 해로 만들자”는 각오를 밝혔다.

◇선장 잃은 기업들, 입모아 ‘위기 극복’ = 지난해 유독 많은 기업인들이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은 탓에 올해는 오너 경영인들의 신년사가 일부 줄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을 대신해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승연 회장이 없는 한화그룹은 아예 신년사를 생략했다. 최근 검찰 수사를 받았던 효성그룹은 사회적 시선 등을 감안해 조석래 회장 대신 이상운 부회장이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창근 SK 의장은 “최태원 회장의 경영 공백으로 아픔이 더한 상황”이라며 “어려운 상황 속이지만 기업 가치 300조원 달성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책임경영과 윤리경영 의식 속에서 성장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재현 회장이 정상 집무할 때도 손경식 회장 명의의 신년사를 발표했던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공백 탓에 그룹이 최대의 위기 상황을 맞았다”며 “창의와 혁신으로 경영 안정성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 진출과 미래 성장 동력 창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미 사의를 표명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퇴임을 앞두고 마지막 신년사를 냈다. 정 회장은 “올해는 경쟁력과 수익성을 방어하는 해가 돼야 할 것”이라며 “어려울 때 이기는 자가 진짜 승자인 만큼 핵심 과업 성취에 최선을 다 해달라”고 주문했다.

표현명 사장이 CEO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KT는 신년사를 내지 않았다. 황창규 회장 후보가 사실상의 회장으로 내정된 상태지만 공식 선임 이전에 신년사를 내는 것은 옳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황 후보는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통해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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