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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은행, 올해 1000억 배당추진···‘고액배당’ 논란

SC은행, 올해 1000억 배당추진···‘고액배당’ 논란

등록 2013.11.26 10:24

박일경

  기자

실적악화에도 지난해 수준 강행···비난여론 감수해야외국계 금융사 ‘먹튀’ 논란 재현될 듯지주사 해체설 등 거론···본국배당 분석도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올해 한 해 실적을 결산한 결과, 배당 규모가 지난해 수준인 1000억원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SC은행에 대해 고액배당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SC은행이 전년 대비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됐음에도 지난해 규모에서 배당 추진을 강행해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은행 내부의 체질 개선보다는 한국에서의 투자자금 회수에만 관심을 기울인다는 ‘먹튀’ 논란이 다시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26일 “올해 저금리, 저성장 기조로 경기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과도한 배당은 적절하지 않다”며 “여러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배당을 적절한 수준으로 줄이는 게 바람직한 만큼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에 따르면 SC은행은 금융지주사 체제를 해체하면서까지 올해 1000억원을 본사가 있는 영국으로 배당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C은행은 현재 이자수익보다 비이자수익인 파생상품 거래이익이 전체 수익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상법 개정으로 배당가능이익에 파생상품 거래이익을 제외하면 배당이익은 많지 않다.

문제는 SC은행이 상법 개정으로 줄어들 배당이익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지주사에서 은행 중심 체제로 전환해 직접 본국으로 배당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는 데 있다.

SC은행은 지난 2005년부터 파생상품 거래규모를 대폭 늘려 수익을 냈지만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될 바젤Ⅲ 규제와 상법 개정 등으로 배당액과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감소 때문에 금융지주사 유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C은행의 파생상품 거래규모는 제일은행 시절인 2004년말 5조9766억원에서 올해 6월말 506조원까지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상반기 총수익 10조6699억원 중 이자수익은 1조2282억원인 반면, 파생상품 거래이익이 포함되는 당기손익인식증권 관련 수익은 9조1319억원에 달했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법무부는 관련 태스크포스(TF)에서 파생상품 거래이익과 손실을 상계해 남는 이익만 배당가능이익에 반영하는 방향으로 상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이 개정안을 따를 경우 SC은행은 파생상품 거래이익과 비용을 제외한 배당가능이익을 산정해야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상법 개정에 따라 파생상품 거래이익 등 미실현 이익을 배당가능이익에서 제외해야 하는데 SC은행의 경우 순익 대부분이 파생상품 거래에서 나오기 때문에 배당할 수 있는 이익이 거의 남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SC은행이 지주사를 해체하고 은행으로 전환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주사 해체 후 은행에서 직접 본국으로 배당할 것으로 보여 현재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바젤Ⅲ 규제도 SC은행에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것이 바젤Ⅲ의 주요골자여서 시중은행들도 파생상품 거래규모를 줄이고 있는 추세다.

한국거래소가 내년 6월 설립할 장외파생상품중앙청산소(CCP)를 통해 의무적으로 파생상품 거래량을 줄여야 하는 까닭에 SC은행은 파생상품 거래이익이 아닌 또 다른 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SC은행이 계속적으로 파생상품 거래 축소 의무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을 하고 있지만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바젤Ⅲ에 예외를 적용할 경우 국가 신용등급에도 문제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SC은행은 파생상품 거래량을 줄여 내부적으로 수익 포트폴리오 개선 등 체질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SC은행은 파생상품 이익이 배당에서 제외되더라도 배당액이 줄지는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SC은행이 이익은 줄어도 배당액 규모를 줄일 수 없다는 고집을 좀처럼 꺾지 않으면서 금융당국의 고배당 제동 움직임과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올 3분기 고액의 중간 배당을 시도하던 SC은행의 계획에 제동을 걸었던 것처럼 이번 연말 결산에서도 순익 감소에도 배당 규모를 줄이지 않으면 SC은행에 대해 제동을 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SC은행이 배당액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자칫 론스타처럼 투자금 회수에 급급하다는 여론에 계속 휘말릴 것”이라며 “SC은행 자체적인 내부 체질 개선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SC은행 관계자는 “파생상품과 관련한 배당 축소나 확대는 없을 것”이라며 “전체 수익을 고려해 배당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파생상품 실현이익이 전체 순익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10% 안팎”이라면서 “SC지주 해체와 관련해서는 논의되거나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해명했다.

앞서 SC은행은 올해 2월 금융당국의 제지에도 순이익의 약 80%에 해당하는 2000억원의 고배당을 추진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지난해 9월에도 1000억원에 이르는 국내 진출 이후 최대 규모의 배당을 추진해 비난 여론을 감수해야만 했다.

지난 한 해 결산에서 총 3000억원에 달하는 2012회계연도 배당을 강행했던 SC은행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박일경 기자 ikpark@

뉴스웨이 박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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