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0일 토요일

  • 서울 15℃

  • 인천 13℃

  • 백령 13℃

  • 춘천 13℃

  • 강릉 11℃

  • 청주 16℃

  • 수원 13℃

  • 안동 14℃

  • 울릉도 13℃

  • 독도 13℃

  • 대전 13℃

  • 전주 16℃

  • 광주 17℃

  • 목포 17℃

  • 여수 16℃

  • 대구 17℃

  • 울산 15℃

  • 창원 16℃

  • 부산 16℃

  • 제주 17℃

경솔한 발언으로 논란 자초한 홍기택 산은회장

경솔한 발언으로 논란 자초한 홍기택 산은회장

등록 2013.10.30 11:02

수정 2013.10.30 11:09

박일경

  기자

“동양 같은 대기업 1곳 더 있다”“産銀, 최악의 경우 올해 1조원 적자”

전날 한국산업은행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있은 홍기택 KDB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의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홍 회장은 29일 국정감사에서 “주채무계열(금융권 신용공여액 0.1% 이상)에 속하지는 않지만 재무적으로 취약하고 기업어음(CP)을 발행하는 기업 1곳을 요주의해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주채무계열에는 속하지 않지만 산업은행이 요주의해서 보는 회사가 있느냐’는 질의에 “주채무계열이 아니면서 재무적으로 취약한 기업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러면 CP를 발행해 주채무계열 규제에서 벗어난 회사가 몇 개냐’는 계속된 질문에 대해 “주채무계열에 속할 정도로 큰 기업은 하나 정도”라고 설명했다.

홍 회장의 발언을 두고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그 1곳이 현대그룹 아니냐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관계기관 합동으로 ‘회사채 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금융위의 적극적인 지원 의사에도 ‘회사채 신속인수제’에 신청한 기업은 현재까지 한라건설과 현대상선 단 2곳에 불과하다.

회사채 신속인수제에 신청한 사실이 시장에 알려질 경우 부실기업으로 ‘낙인’이 찍힐 것을 걱정한 기업들이 신청을 주저하고 있는 것인데, 이 같은 기업들의 우려가 홍 회장의 이번 발언으로 현실화가 됐다.

특히 주채무계열에 속했다가 CP 등을 발행하고 은행여신을 줄여 주채권은행의 감시에서 빠져나간 동양그룹 사례와 같은 유사한 정황을 구체적으로 거론해 특정 기업을 유추할 만한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8일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동양그룹처럼 계열사 문제가 있는 대기업이 얼마나 있느냐’는 질문에 “4개 정도 된다”고 답해 파장을 일으킨 지 얼마 안 돼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켜 투자심리가 급랭할 수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이때도 동부그룹에 ‘불똥’이 튀면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직접 “동부제철의 CP 발행은 없다”며 진화에 나서야만 했다. 최 원장 발언의 파문이 잠잠해질 만한 시점에 또 다시 홍 회장의 발언이 터져 나오면서 홍 회장의 경솔한 언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홍 회장은 또 “산업은행이 올해 최악의 경우에는 1조원의 적자를 낼 수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며 취약업종의 수익성이 나빠졌고 일정 기간이 지나 재무적으로 반영되며 순이익이 안 좋아졌다”며 “최악의 상황에서는 1조원 가까운 적자도 예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손실이 3552억원에 달해 13년 만에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은 까닭에 나온 얘기지만, 너무 경솔했다는 평가다.

여야를 불문하고 의원들은 산업은행의 방만한 경영을 질타하면서 구조조정 실패를 적자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시급히 산업은행이 리스크 관리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지난 7년간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인 주채무계열의 부채가 모두 크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도 “산업은행의 주채무계열 중 대우건설과 한진중공업을 뺀 6개가 재무구조가 취약한 데다 갈수록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이 정도면 가히 ‘산은의 저주’라 부를 만하다”고 꼬집었다.

박일경 기자 ikpark@

뉴스웨이 박일경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