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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믿을 ‘기업신용평가’···짜고 치는 ‘고스톱’인가

못믿을 ‘기업신용평가’···짜고 치는 ‘고스톱’인가

등록 2013.10.14 17:17

최재영

  기자

STX·동양그룹 부도위기 직전 롤러코스터 조정
막판 회사채·CP 팔아치우기 투자자 피해 늘려
기업서 수수료 받고 평가 ‘등급하향’ 쉽지 않아

웅진, STX, 동양그룹의 법정관리가 기업신용평가 시장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회사 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부도가 위기까지 놓일 때 ‘경고음’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기업신용평가가 미진하면서 동양사태처럼 막판까지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 모으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개인투자자가 자본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기업신용평가 역시 투자자를 위한 신용평가방법으로 나와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현재 기업의 신용등급은 회사채와 기업어음(CP)를 발행할 때 ‘발행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회사채 신용등급은 최상등급이 AAA+이며 AAA? BBB 등급까지가 투자적격 등급이며 BB+등급이하 부터는 투기등급으로 분류된다.

최근 동양그룹의 신용등급을 보면 현재 신용평가가 ‘위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잘 나타내고 있다. 동양시멘트는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NICE)신용평가로부터 ‘A3-’를 받았다. 동양사태 위험성이 나온 9월 말게 ‘B-’ 단계로 떨어졌다. 회사채와 CP에서 ‘부정적’으로 떨어트린 셈이다. 지난 1일 법정관리 신청 뒤에는 ‘D’등급로 강등됐다. 동양그룹 다른 계열사들도 마찬가지다. 법정관리 직전에 급격하게 하락했다.

이 때문에 신용등급에 제때 조정됐다면 5만여명에 달하는 개인투자 피해를 막을 수 있었지 않았겠냐는 지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업의 신용평가 결과가 모호하게 나오면서 개인투자자들이 투자를 할지 말아야 할지 알 수 없다”며 “신용등급 기준 조차도 막판까지 마치 눈치 보기처럼 조정하고 있어 동양사태와 같이 피해가 커지게 된 한 요소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법정관리를 신청한 STX도 마찬가지다. 한국기업평가의 STX팬오션의 법정관리 신청 직전의 신용등급은 ‘B-’였다. 나이스도 ‘B-’였다. 나이스는 STX그룹의 지주회사인 STX에 대해서도 장기 신용등급을 ‘BB+’로 했다. STX조선해양, STX엔진, STX중공업은 각각 ‘BB+’이었다.

작년 웅진그룹도 비슷하다. 웅진홀딩스는 법정관리 직전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BBB+’이었다. 계열사인 웅진싱크빅은 ‘A’, 웅진에너지와 웅진케미칼은 ‘BBB+’, 웅진코웨이 ‘A+’이었다. 이처럼 신용등급이 부도까지 이어질 상황에서 별다른 감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신용등급이 회사채와 CP의 발행에 제동이나 규제 장치 없는 것도 문제다. 이번 동양사태처럼 신용등급이 일부 하락했지만 동양증권을 토대로 회사채와 CP를 계속해서 팔아왔다.

신용등급 하락이 이자를 정하는 요건이 되면서 오히려 높은 이자를 지급하면서 투자자들을 더욱 모으는 방식으로 쓰였다. 신용등급 하락 요인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은 ‘그룹’에서 보증한다는 설명이 뒷받침 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몰리기도 했다.

물론 신평사들도 할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신평사들은 구조적인 한계점이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기업으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신용평가를 의뢰를 받아 신용평가를 결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더라도 등급하락에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실제 동양은 신용등급을 하락하면서 그 신평사와 본평가 의뢰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

뉴스웨이 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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