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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의 꽃 ‘줄기세포 치료제’ 활짝

생명공학의 꽃 ‘줄기세포 치료제’ 활짝

등록 2013.10.14 07:04

김아연

  기자

[CEO리포트]바이오 신약 외길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

엘리트코스 거친 굿닥터 뚝심의 벤처사업가 변신
제대혈은행 서비스 바탕 세계 의학계 깜짝 놀래킨
퇴행성 관절염 신약 결실 치매 치료제 성공도 눈앞


사람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치료제를 만든다는 상상을 현실로 만든 사람이 있다. 바로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다.

메디포스트는 창사 초기부터 지금까지 투자비 문제 등 수많은 역경과 줄기세포 분야의 부침 속에서도 생명공학 연구 한 길만을 걸어왔다. 그 결과 현재는 탁월한 성과와 기술력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바이오 신약 분야를 주도 중이다.

메디포스트가 이 길을 걸어오는 데는 양 대표의 도전과 노력이 주효했다.

세포 재생력이라는 과학적 원리와 연구자의 상상력에서 출발해 줄기세포 치료제 꽃을 피워내기까지 장장 10년의 세월은 양 대표의 뚝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 (사진=메디포스트 제공)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 (사진=메디포스트 제공)


양 대표의 시작은 연구원도 사업가도 아니었다. 그는 서울대학교 의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서울대병원 임상병리과 전문의를 거쳐 삼성서울병원 개원멤버라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인물이다.

그런 그가 안정적인 자리를 박차고 나와 벤처기업을 설립한 것은 보통 사람들의 눈으로 봤을 때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었다.

그러나 의사로서 백혈병, 소아암 환자들이 골수 기증자를 찾지 못해 이식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들을 접하면서 제대혈은행 설립과 줄기세포 분야의 상업적 연구는 양 대표에게 운명처럼 다가왔다.

사업가로 변신한 양 대표는 신생아의 제대혈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해 보관하는 ‘제대혈은행’ 서비스를 첫 사업 모델로 계획했고 장기적으로는 제대혈 줄기세포를 배양해 난치병 치료제를 만드는 바이오 제약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당시 국내에 전혀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미지의 분야였기 때문에 그만큼 가능성이 높았지만 실패의 위험도 큰 분야였다. 제대혈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기여서 출산 후 그냥 버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위해 양 대표는 직접 전국의 산부인과를 돌며 제대혈의 가치에 대해 홍보활동을 펼쳤다.

그렇게 발로 뛰어다닌 결과가 지금의 제대혈은행 부문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성과다.

제대혈은행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서 양 대표가 추진한 또 다른 프로젝트는 제대혈 내 줄기세포를 활용한 난치병 치료제 개발이었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은 제대혈은행에 비해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성공을 보장받지 못한 상태에서 오랜 기간 동안 연구에만 매달려야하기 때문에 투자유치가 쉽지 않았다.

한 편의 공상과학소설과도 같았던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계획서는 투자회사 담당자들로부터 번번이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다행히도 2001년 하반기, 지식경제부에서 지원하는 국책연구사업 대상자에 극적으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신약 개발의 기틀이 마련됐다.

물론 줄기세포 분야 역시 ‘배아줄기세포 연구 중단 사태’ 등이 터지면서 줄기세포 분야 전체가 외면을 받으며 방황의 길도 걸어야 했다. 임상시험 환자 모집도 투자도 모두 끊겼다.

그런 상황에서도 양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10여년간의 연구 끝에 2012년 1월 식약처로부터 세계 최초의 동종(타가)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의 허가를 취득하면서 세계 의약계를 놀라게 했다.

‘카티스템’은 퇴행성 관절염과 외상성 손상 등 어떤 원인에 의해서건 무릎 연골이 손상된 환자의 연골을 재생시키는 근본적인 치료제로 1회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또 다른 사람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치료제를 미리 대량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 시 바로 사용할 수 있으며 대량 생산과 엄격한 품질관리 및 규격화가 가능해 산업화와 시장성 면에서도 뛰어나다.

특히 환자 자신의 세포를 채취하는 ‘자가 줄기세포 치료제’가 환자의 질병이나 건강 상태, 나이, 성별 등 개인별 차이에 영향을 받는 것과 달리 늘 일정하게 우수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퇴행성 관절염에 대한 여러 가지 형태의 치료가 진행 중이나 연골의 근본적인 재생을 통한 치료를 목적으로 하면서 임상시험을 모두 완료하고 시판된 치료제는 ‘카티스템’이 세계에서 유일하다. ‘카티스템’은 지난 2월 제14회 대한민국신약개발상 신약개발 부문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메디포스트는 이밖에도 알츠하이머성 치매, 미숙아 기관지 폐 이형성증, 조혈모세포 생착 촉진 등에 관한 치료제의 식약청 임상시험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제약사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뇌졸중, 급성호흡부전증후군, 루게릭병 등에 관한 전임상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 중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계 최초의 치매 치료 시도로 전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다.

또 제 2상 임상시험 중인 폐질환 치료제는 미숙아 사망과 합병증의 주요 원인인 기관지 폐 이형성증 치료제로 대체 치료제가 없는 발달성 폐질환을 겪는 환아들에게 희망이 될 전망이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을 위한 양 대표의 꾸준한 행보는 누구나 도전과 노력 없이 성과를 얻을 수는 없다는 점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라피 아밋 미국 와튼스쿨 기업가학 전공 교수는 2010년 한국에서 기업가정신이 가장 잘 구현된 기업으로 메디포스트를 꼽은 바 있다.

라피 아밋 교수는 “기업가 정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라며 “한국 기업 중에서는 메디포스트가 대표적이고 이는 미국의 애플사와 견줄 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장 진입이 쉬운 사업은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데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혁신적인 정신이 기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길”이라며 “메디포스트는 삶의 질 향상 분야에서 사회적 영향력이 탁월하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성공적으로 이끈 양윤선 대표의 기업가정신은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모범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윤선 대표 프로필
▲1964년 출생 ▲서울 휘경여자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의학과 학사·석사·박사 졸업 ▲1989년 서울대학교병원 임상병리과 전공의 ▲1994년 삼성서울병원 임상병리과 전문의 및 성균관대 의대 교수 ▲2000년 메디포스트 설립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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