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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 기자
등록 :
2013-10-08 15:53

하나연구소 “한국경제 일본 고착화 닮아가”

부동산가격 하락 장기화… 억제 필요성 높아

그래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한국경제가 일본과 같은 비슷한 궤적을 보이고 있다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특히 일본식 자산 디플레이션 현장을 보이고 있다고 경계심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나연구소는 8일 ‘장기 저성장 대응’시리즈 여섯 번째 주제로 ‘한.일 저성장 비교: 일본화 경계 필요’ 리포트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한·일간 저성장 패턴의 유사성을 보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가장 먼저 보인 유사성은 경제성장률 추세다. 20년 시차를 두고 일본과 비슷한 궤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이 올림픽 개최 이후 ‘고도성장기→안정성장기→제로성장기’의 순서로 가파른 경제성장률의 둔화를 겪었던 것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해 보면 한국경제가 일본식 ‘제로성장’에 진입할 시기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 근거로 양국 경제의 구조적 유사성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로는 인구구성 변화 추세다. 양국의 총부양률이 상승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저성장이 본격화됐다는 공통점이다.

총 부양률은 생산 가능 인구 100명에 아동과 노인이 비율을 말한다. 이 비율은 장기침체가 시작된 1992년 43.3% 저점으로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으며 한국도 저상상의 우려가 커진 2012년 36.8% 저점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두 번째로는 성장동력이 약화되는 시점이 같다는 것이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성장이 한계에 도달해 서비스업 등으로 성장동력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경제성장률 둔화는 당연한 현상이지만 서비스업은 제조업에 비해 경기선도력이 약하다.

한·일간 차이점도 있다. 먼저 자산 디플레이션 발생이다. 곽영훈 연구위원은 “일본식 저성장의 핵심 원인이 ‘자산 디플레이션’인 반면 다행히 한국에서는 아직 자산 디플레이션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향후 국내외 경제환경, 특히 자산시장의 흐름에 따라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파악하고, 억제하는 적절한 정책대응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자산가격 하락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돼 실제 디플레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명목금리를 제로수준까지 낮췄지만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보이면서 실질금리가 상승해 실물경제활동이 위축됐다.

이런 상황에 다시 디플레를 심화시키는 저성장·저물가의 악순환(deflation spiral)이 야기된 것이 일본식 장기침체의 요체라는 것이다.

일본식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서는 주택가격 장기 하락 억제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에도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곽 연구원은 “미·일의 부동산 버블 생성과 붕괴와 회복과정을 보면 정책 대응의 중요성이 부각된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당국의 강한 개입과 시장에 의한 빠른 조정을 통해 정점대비 30% 정도의 가격조정 후 회복세 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은 부동산 부실채권 처리 책임을 전적으로 금융기관에 떠넘긴 결과 10년 이상 은행 등 금융기관이 기능 부전에 빠져 결과적으로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20년 이상 하락했다.

경제는 제로성장 또는 마이너스성장에 치달았고 결국 ‘아베노믹스’라는 초강수를 쓰지 않을 수 없는 중요한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하나연구소는 자산디플레이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금융시스템과 부동산시장의 안정화가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곽 연구위원은 “장기적인 주택가격의 안정세 유지는 부동산시장 뿐만 아니라 국내경제가 저성장에 빠지는 것을 막는다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대출증대, 세제혜택 등의 정책도 필요하지만 보다 장기적인 전망 하에 주택 수급을 안정적으로 조절하고 자산시장에 왜곡을 초래할 수 있는 단기 대책보다는 기초적인 거시경제의 전망을 개선해 부동산시황에 대한 쏠림현상이 해소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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