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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마술사 “만년 2등 꼬리표 떼겠다”

반전의 마술사 “만년 2등 꼬리표 떼겠다”

등록 2013.10.07 08:36

수정 2013.10.08 16:04

강길홍

  기자

[CEO리포트] LG전자 구원투수 구본준 부회장

취임 3년 독한 ‘성과주의’ 구성원들 정신변화 주도
스마트폰· TV사업 약진 글로벌 시장서 성공시대
끝없는 연구개발 투자로 영업익 ‘1조시대’ 이끌어
신성장 미래먹거리 확보 ‘1등 체질’ 만들기 잰걸음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지난 1일자로 LG전자를 이끈지 만으로 3년을 채웠다. 출범 3년째인 ‘구본준호’는 벼량끝에 내몰렸던 LG전자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취임 초부터 ‘독한 LG’를 강조하며 성과주의를 내세워 LG전자 구성원들을 변화시키는 LG전자의 반전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더 많이 남아있다. ‘미래먹거리’를 위한 사업을 찾아나서는 것은 가장 큰 숙제고 ‘만년2등’이라는 꼬리표도 떼어내야 한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구본준 LG전자 부회장.

구 부회장은 지난 2010년 10월1일자로 LG전자를 의 사령탑이 됐다. 당시 LG전자를 이끌던 남용 부회장은 영업이익의 전년도의 10분의 1로 줄어든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구 부회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오너 체제로 전환하면서 빠른 의사결정과 책임경영에 나서기 위해서다. 구 부회장이 ‘전자통’으로 불릴 정도도 관련 분야에 해박했던 것도 등판 배경이 됐다.

구 부회장은 서울대 계산통계학과와 시카고대학원을 졸업하고 LG전자에 입사했고 이후 LG화학, LG반도체, LG디스플레이, LG상사 등 LG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이 기간 가운데 1987년부터 1995년까지 9년간 LG전자에서 근무하는 등 LG상사 대표이사를 맡기 전까지 약 25년을 전자와 관련된 분야에 몸담았다.

경영자로서의 첫발도 1989년 LG전자 IT기기 사업담당 이사를 맡으면서 시작했다. 1998년부터는 LG반도체를 이끌었다. 외환위기 사태 때 정부가 강요한 반도체 사업 빅딜이 이뤄지면서 반도체 사업을 접어야 했지만 LCD 사업 부분을 따로 떼어내 LCD 전문회사인 LG LCD의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후 구 부회장은 네덜란드 필립스사로부터 외자를 유치해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를 설립하고 직접 대표 이사를 맡았다. LG필립스LCD는 출범 4년만인 2003년에 세계 LCD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필립스사의 지분정리에 따라 LG디스플레이로 사명이 변경됐고 LG디스플레이는 대형 패널 분야에서 여전히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LG전자로 부임한 구 부회장에 높은 기대도 이 같은 과감한 결단력과 추진력에 따른 것이다. 3년간의 ‘구본준 체제’는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특히 스마트폰 분야의 성과가 눈부시다. 2010년 LG전자의 실적 쇼크는 휴대전화 사업의 부실에서 비롯됐다. 스마트폰으로 대체되는 시장에 적절히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은 경쟁력을 잃고 선두업체와의 격차가 꾸준히 벌어졌다.

구 부회장은 취임 후 LG전자는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역량을 쌓으면서 내공을 쌓아나갔고 지난해 그룹역량을 총집결한 ‘옵티머스G’를 출시하면서 부활에 성공했다.

자신감을 되찾은 LG전자는 ‘옵티머스뷰’ ‘옵티머스G프로’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차례로 출시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고,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 애플에 이어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지난 8월 출시한 ‘LG G2’는 해외에서 삼성의 갤럭시S4와 애플의 아이폰5보다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재기한 성공한 LG전자는 지난 8월 사상 처음으로 미국 뉴욕에서 스마트폰 신제품 'LG G2'를 공개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뉴욕에서 열린 LG G2 Day에는 700여명의 글로벌 미디어 통신사업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자료사진)스마트폰 시장에서 재기한 성공한 LG전자는 지난 8월 사상 처음으로 미국 뉴욕에서 스마트폰 신제품 'LG G2'를 공개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뉴욕에서 열린 LG G2 Day에는 700여명의 글로벌 미디어 통신사업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자료사진)


LG전자 휴대전화 사업의 성과는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5조 2323억원, 영업이익 4793억 원을 기록했다. 이 중 휴대전화 사업이 포함된 MC사업본부가 매출액 3조1231억원, 영업이익 612억원을 책임졌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7분기 연속 휴대폰부문에서 적자를 냈다는 점에서 놀라운 반전이다.

TV시장에서도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가진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8월 풀HD보다 해상도가 4배 높은 84형 UHD TV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고 올해 1월과 4월에는 각각 55형 올레드 TV와 55형 곡면 올레드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가전박람회(IFA)에서는 세계 최대 77형 UHD TV를 선보이기도 했다.

LG전자의 기술 선도는 구 부회장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은 것이 한몫했다. LG전자의 연구개발비는 2010년 1조6906억원, 2011년 2조46억원, 2012년 2조2067억원으로 매년 꾸준히 늘어났다.

연구개발비는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좋아졌다. 지난해 3년만에 연간 영업이익 1조원대를 넘어섰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83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실현해 완벽히 부활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LG전자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LG전자의 저력을 믿는다는 의미다.

구 부회장이 만 3년간 LG전자를 이끌며 적지 않은 성과를 보여줬지만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LG전자의 ‘2등체질’이 굳어져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 때문에 구 부회장은 앞으로 ‘만년2등’이라는 꼬리표를 확실히 떼어 낸다면 더욱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또한 LG전자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신성장동력 사업에서 성과를 보여주는 것은 구 부회장의 숙제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1951년 부산 출생 ▲경복고등학교 졸업 ▲1978년 서울대 계산통계학과 학사 ▲1982년 미국시카고 대학교대학원 경영학 석사 ▲1978년 한국개발연구원 ▲1982년 美 AT&T(Project Manager/Product Planning) ▲1986년 금성반도체 부장 ▲1987년 LG전자 부장 ▲1989년 LG전자 이사 ▲1990년 LG전자 이사 ▲1994년 LG전자 상무 ▲1996년 LG화학 전무 ▲1997년 LG반도체 전무 ▲1998년 LG반도체 대표 이사 ▲1999년 LG필립스LCD 대표이사 사장 ▲2004년 LG필립스LCD 대표이사 부회장 ▲2007년 LG상사 대표이사 부회장 ▲2010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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