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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홍 기자
등록 :
2013-09-30 10:56

수정 :
2013-09-30 15:27

[기자수첩]왠지 개운찮은 SK 항소심 재판

계열사 자금 45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무죄였던 최재원 부회장까지 유죄 선고를 받고 법정 구속됐다.

최 회장에 이어 최 부회장까지 구속되면서 SK그룹 임직원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김원홍씨(SK해운 전 고문) 증언이 빠진 채 선고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찜찜함을 남겼다는 평가다.

김씨가 국내로 송환되면서 SK그룹 측은 김씨의 증인채택을 강력히 희망하며 변론재개를 신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선고를 강행했다.

문제는 당초 재판부도 김씨의 증인 출석을 희망했다는 점이다. 재판부는 공판 과정에서 김씨의 증언을 속 시원히 듣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고 김씨가 증인 출석을 피하자 결심공판을 몇 차례 연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씨의 국내 송환이 이뤄졌음에도 재판부가 선고를 강행한 것은 최 회장의 구속만기와 관련이 있다는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최 회장의 선고일인 지난 27일은 구속만기를 불과 사흘 앞둔 상황이었다. 따라서 변론을 재개하고 김씨를 증인으로 채택해 추가심리를 진행할 경우 최 회장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 선고를 강행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SK그룹 측은 재판 결과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고 불완전한 재판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씨는 SK사건이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주도한 범죄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재판부가 보다 완벽한 재판을 추구했다면 김씨를 증인으로 채택하고 복잡하게 얽힌 네 사람의 관계의 실체를 좀 더 분명하게 밝혀내야 했다. 또한 피고인의 방어권 보호를 위해서라도 김씨의 증인 채택은 필요한 상황이었다.

만약 김씨를 증인으로 채택했다면 재판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 SK그룹 측에서도 판결 결과를 수긍하기가 한결 수월했을 것이다. 그래서 벌써부터 심리미진을 이유로 대법원의 파기환송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재판결과에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강길홍 기자 s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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