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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백 기자
등록 :
2013-09-23 11:23

수정 :
2014-02-25 11:32

[데스크칼럼]싸늘한 한가위 민심이 주는 교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속담은 추수를 끝내고 맞이하는 추석의 풍요로움과 한가로움을 의미한다.

하지만 올해 추석에는 차례상을 물리고 가족들이 주고받은 대화가 보름달처럼 밝지만은 않았다.

누군가는 일자리를 잃거나 사업을 접었고 또 누군가는 대출이자와 사교육비가 늘어 허리가 휜다는 한탄에서 경제를 살려야 할 정부가 경제는 뒷전이라는 성토에 이르기까지 우울하고 답답한 이야기들이 예년보다 훨씬 많았다.

새 정부 출범 후 경제는 오히려 더 불안해지고 있는 데 대한 싸늘한 평가가 많았다. 명절에도 시장은 썰렁하기만 하고, 중소기업과 영세 상인들의 체감경기는 바닥을 기고, 물가는 치솟는데 새로운 일자리는 턱없이 모자라니 민심이 호의적이라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무엇보다 답보상태에 빠진 창조경제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 기대가 높았던 만큼 실망도 큰 법이다.

창조경제는 대통령 예비후보 시절부터 준비된 대통령임을 자임하며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산업에 접목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을 약속하며 내건 슬로건이다.

하지만 현재 새 정부의 창조경제는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이다. 6개월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개념이 모호한 상태다. 내놓는 정책은 산발적이며, 추진 주체도 불분명하다. 이렇다보니 창조경제 주체인 민간이 움직이지 않는다.

결국 창조경제가 국민 공감을 못 얻고 있는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국회 입법조사처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창조경제가 이전의 경제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견이 과반수가 넘는 55.5%였다.

심각한 사회 갈등이 표출되고 있는 데 대한 걱정도 컸다. 여야 대치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법안들은 제때 통과되지 못하고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등 소모적 정쟁(政爭)으로 인한 국민적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오죽하면 한국 사회갈등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 국가 중 종교분쟁을 겪고 있는 터키에 이어 두 번째로 심각한 수준이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연간 82조~246조원에 이른다는 지적까지 나올까. 한때 국가 경제가 붕괴의 위기에 처했던 그리스, 이탈리아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우리 사회 갈등은 정치권뿐만이 아니라 4대강 사업, 진주 의료원 폐업, 제주 해군기지. 밀양 송전탑, 무상 복지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9월 위기설은 다행히 넘기는 듯 하지만 여전히 국제금융시장은 불안하다.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시장은 다른 신흥국들과 차별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이라고 설명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추석기간 동안 정치권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민심잡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생활고에 지친 시민들은 정치인들의 민생현장 방문을 환영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치권은 이번 추석 민심을 결코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 야당도 성난 민심을 잘 새겨봐야 한다. 창조경제와 사회 통합의 리더십 부재를 질타하는 민심은 정부·여당뿐만 아니라 정치권 전체에 대한 경고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부 역시 하반기에는 심기일전해 산재한 불안 요소를 제거해 경제살리기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서영백 자본시장부국장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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