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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큰 손’ 국민연금 의결권 강화, 또다른 ‘기업 옥죄기’

재계 ‘큰 손’ 국민연금 의결권 강화, 또다른 ‘기업 옥죄기’

등록 2013.08.01 11:19

민철

  기자

이른바 ‘주식 시장의 큰손’으로 불리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강화 움직임이 가시화 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 경제민주화의 일환으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강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던 터라 이미 이러한 움직임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국민연금이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데에 이견은 없다. 그러나 재계는 국민연금 의결권 강화·확대가 ‘지분’을 무기삼은 정부의 또다른 ‘기업 옥죄기’아니냐며 국민연금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본부가 공개한 의결권 행사내역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4월까지) 모두 12차례에 걸쳐 재벌 총수들의 이사 재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대한항공과 롯데쇼핑, SK C&C 등의 주총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대해 ‘과도한 겸임’ 이유를 들어 ‘반대표’를 던지는 등 적극적인 의견 개진에 나서고 있다.

실제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권 행사는 증가 추세다. 지난해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한 안건 2565건 가운데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안건은 총 436건으로 전체의 1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11년(7.03%·153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자료=CEO스코어자료=CEO스코어

CEO스코어에 따르면 현재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국민연금이 9%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총 36개사로 LIG손보의 경우 국민연금 지분율이 10.99%에 달한다.

제일모직(9.8%)과 LG상사(9.79%), 삼성물산(9.57%)의 1대 주주이고 현대해상(10.6%), LG패션(9.91%), 현대건설(9.89%), LG상사(9.79%), 만도(9.7%), SK하이닉스(9.63%) LG전자(9%)등에선 2대 주주로 올라있다.

국민연금의 삼성그룹 주식보유액만 전체 보유액의 30.1%(22조635억원)에 이르며 현대차그룹(10조9020억원·14.9%), LG그룹(4조8887억원·6.7%), SK그룹(4조6918억원·6.4%)등에서도 상당량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렇듯 재계에 막강한 지위에 있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강화·확대, 과도한 경영개입에 나설 경우 기업경영에 상당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올초 동아제약 지주회사 분할에 국민연금이 제동을 걸면서 한차례 소동을 빚은 바 있다. 결국 동아제약의 지분 분할에 성공했지만 당시 동아제약 지분 9.5%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주총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었던 국민연금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데 기여할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며 반대를 표명하면서 난항에 부딪치기도 했다.

무엇보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강화·확대가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는 ‘기업 압박용’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의 국민연금의 적극적 움직임에 국민연금이 1,2대 주주로 있는 기업들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하반기 여야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논쟁과 맞물려 국민연금 의결권 강화·확대 문제가 논의될 수 있는 개연성이 높은 상황이다. 민주당 이상직 의원의 발표발의 한 국민연금 의결권 강화를 골자로 한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이미 국회 보건복지위에 상정돼 있는 상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 의결권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국민연금 의결권이 현행보다 강화되고나 확대될 경우, 오히려 기업들은 국민연금의 의결권이 ‘정부 압박’으로 느낄 수 있다”며 “기업의 정상적 기업경영이 방해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철 기자 tamados@

뉴스웨이 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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