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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백현 기자
등록 :
2013-07-22 15:55

이륙 전 “내려달라”…‘민폐 승객’ 급증에 항공사 뿔났다

항공기가 이륙을 준비하는 도중 승객이 항공기 하기(下機)를 요청하는 이른바 ‘민폐 승객’이 많아지면서 항공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22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항공기에 탑승 후 하기한 ‘자발적 하기’ 사례가 5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24%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연간 하기 사례는 84건이 발생했다.

자발적 하기란 항공기에 탑승한 이후 승객 스스로 항공기에서 내려달라고 요청하는 사례를 뜻한다. 보통 항공기 탑승 직후 또는 항공기가 출입문을 닫고 이륙을 위해서 활주로로 이동하는 도중에도 발생한다.

항공사들이 승객들의 ‘자발적 하기’에 불만을 호소하고 있는 이유는 하기 사유가 지극히 개인적이라는 점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자발적 하기 사유를 분석한 결과 개인적인 사유가 37%를 차지했다. 반면 개인의 건강 악화나 가족의 변고 등으로 하기를 요청한 사례는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

하기 사유 중에는 ‘남자친구와 통화하다 싸워서 지금 만나러 가야 한다’, ‘다른 항공편에 일행이 있으니 그 항공편으로 갈아타겠다’, ‘탑승 전에 놓고 온 소지품을 찾아야 한다’, ‘술이 덜 깨서 속이 불편하니 내리겠다’, ‘앉은 좌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사유가 많았다고 대한항공 측은 설명했다.

중요한 점은 만약 승객이 자발적 하기를 강력하게 주장할 경우 공항과 항공사는 보안 검색을 위해 다른 탑승객들까지 모두 내린 뒤에 하기 승객을 내려주고 다시 태운 뒤 이륙 준비를 다시 해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는 도중 하기 요청 승객이 발생하면 공항과 항공사의 보안 프로그램에 의거해 항공기는 탑승구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하기 요청 승객 외의 탑승객도 모두 각자의 소지품 및 휴대 수하물을 들고 내려야 한다. 보안 때문이다.

또한 공항 내 보안 관계 기관 직원과 승무원들이 하기를 요청한 승객의 좌석 근처를 중심으로 위험물이 있는지를 검색하고 이상이 없을 경우 승객들의 재탑승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보안 검색과정을 거칠 경우 국제선은 2시간, 국내선은 1시간 이상 지연될 수밖에 없다. 또한 자발적 하기 승객으로 인해 다른 승객들이 목적지에 늦게 도착하기 때문에 여행 일정에도 문제가 생기는 등 유·무형의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아울러 항공사도 재운항을 위한 추가 급유, 승객들과 수하물의 재탑재로 인한 지상조업 비용과 인건비 등 운항 지연에 따른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대형 기종의 항공기가 출발 후 다시 탑승구로 되돌아오는 경우 손실액은 수백만원에 달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승객의 자발적 하기는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있지 않으나, 항공사가 승객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요청을 들어주고 있다”며 “그러나 다른 승객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는 만큼 무책임하게 하기를 요청하는 사례는 근절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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