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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무중’ 하우스푸어 대책···“정신부터 차리시죠”

[기자수첩] ‘오리무중’ 하우스푸어 대책···“정신부터 차리시죠”

등록 2013.07.19 23:50

수정 2013.08.05 14:16

성동규

  기자

 ‘오리무중’ 하우스푸어 대책···“정신부터 차리시죠” 기사의 사진

가계 부채가 천문학적인 수준인 1000조원에 육박했다. 이 중 약 70%를 주택담보대출이다. 정부는 이를 타계하기 위해 4·1대책에 하우스푸어 지원책을 포함했지만 효과는 미미하기만 하다.

올해 하우스푸어 2만가구 이상을 구제하겠다는 정부의 장밋빛 청사진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지원책 중 하나인 프리워크아웃을 예로 들면 지난달 26일 기준 시중 17개 금융기관의 실적이 100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프리워크아웃은 단기 연체를 하거나 부실 가능성이 높은 저신용자,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일시상환대출을 장기분할상환으로 바꿔주거나 이자를 감경해주는 제도다.

금융권에선 도덕적 해이 현상을 우려, 지원조건을 까다롭게 한 것이 저조한 성적의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실적이 나쁘다고 조건을 완화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가 진정 구제 의지가 있다면 정책 활성화에 힘을 더 기울일 필요가 있다.

따져보면 하우스푸어 문제는 정부의 탓이 크다. 2008년 외환위기 이후 거래가 끊기자 시장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여유자금이 있는 사람들이 집을 더 살 수 있도록 정책을 펼쳤다.

쉽게 더 많이 대출을 받아 주택을 사도록 유도해 한정했던 정책은 시장 침체가 더욱 심화하면서 결국 수많은 하우스푸어를 양산했다. 서서히 곪아 가던 부분이 드디어 터져 나왔다.

올 상반기 담보대출을 갚지 못해 경매 시장에 쏟아진 수도권 아파트 물건이 1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할 수 없이 주택을 헐값에 넘긴 금융기관은 더는 대출금을 회수할 방법이 없어져 부실이 발생한다.

하우스푸어 역시 빚에서 딱히 자유로워지는 것도 아니다. 이 같은 가계부채 악순환은 글로벌 경기침체의 뇌관이 됐던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직전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현 상황을 모를 리 없는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초 “가계부채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는 있지만 위기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해 안 그래도 덥고 지치는 여름 국민의 기운을 더 뺐다.

경제의 수장으로서 위기가 심각하다는 말을 당연히 아껴야 하겠지만 경각심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가계부채 해결 의지마저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기엔 충분한 발언이었다.

현오석 부총리를 비롯해 정책당국자들은 현실을 직시하고 하우스푸어의 눈높이에서 피부에 직접 와 닿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하루빨리 내놔야 한다.

성동규 기자 sdk@

뉴스웨이 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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