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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홍 기자
등록 :
2013-07-01 06:00

LED 한우물 “벤처 성공신화 비결은 끈기”

[CEO리포트] ‘작은 거인’ 서울반도체 이정훈 대표이사

- 기술과 경영 탁월한 안목 1992년 경영난 회사 인수 코스닥 대표기업 키워내
- 해외 특허소송 정면돌파 차세대제품 개발에 앞장 글로벌 강자 도약 가능성


LED 산업이 오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면서 서울반도체가 주목받고 있다. 서울반도체는 LED 업계에서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손꼽힌다. 2011년 기준 LED 패키지 매출 기준 글로벌 시장점유율 5.3%를 차지한다. 글로벌 5위와 국내 3위 수준이다.

서울반도체가 지금과 같은 주목을 받게 된 데는 이정훈 대표이사의 역할이 컸다. 서울반도체는 미국계 반도체 훼어차일드에서 근무하던 엔지니어들이 지난 1987년 3월 설립했다. 그러나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장에 매물로 내놨고 1992년 이 대표가 인수했다.

이 대표는 고려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클라호마시티대에서 MBA를 수료했다. 기술과 경영에 대한 안목을 두루 갖추면서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었다.

이 대표의 첫 번째 경영원칙은 ‘끈기’다. LED 산업의 미래를 멀리 내다보고 오랫동안 LED 분야에서만 한우물을 판 결과 2002년 1월 코스닥에 회사를 상장할 수 있었고 이후 기술 개발에 매진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또한 이 대표는 조직의 책임과 권한을 과감히 위임해 신속한 결정이 가능하도록 조직구조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서울반도체 연구진은 세계 최초의 교류(AC) 전원용 LED ‘아크리치’ 제품을 만들어냈다.

이후 현재 빠르게 매출이 상승하면서 서울반도체의 대표 상품이 된 ‘아크리치2’를 선보였다. 아크리치2는 교류에서 직접 작동하는 LED로서 교류 LED 사용 시 LED 조명에서 컨버터 부품을 제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LED조명의 수명과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기존 LED 대비 많은 장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아크리치2는 LED 업황개선과 더불어 올해 성장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대표가 일찌감치 해외 시장을 주력으로 삼은 것도 서울반도체의 성공 비결이다. 서울반도체는 2003년 일본 영업소를 세운 것을 시작으로 미국과 유럽 등에 진출했다. 앞으로 중국·일본 등 글로벌 경영에도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올해 매출도 80%가량이 수출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현지 주재국에서 영업을 담당할 인력 보강도 계획하고 있다. 서울반도체는 현재 40여개 해외 영업소와 150여개 대리점 등을 운영하면서 마케팅 네트워크를 확보했고 LED 산업 주요 기술 특허권을 확보함으로써 기술적 우위도 갖췄다.

서울반도체는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더욱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태블릿PC용 LED 매출과 자동차 및 조명 부문 LED 매출이 크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는 물론 유럽·미국 등과 같은 해외시장에서 보조금이 지속적으로 지급되는 가운데 LED보급 확산 정책 등이 LED 조명 시장의 성수기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서울반도체가 탄탄대로만 달려온 것은 아니다. 벤처회사라는 한계 때문에 무수한 위기를 겪어야 했다. 그 때마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이 대표의 결단력이었다. 지난 2006년 일본 니치아화학공업이 서울반도체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 건이 대표적이다.

니치아화학공업은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에 전량 공급했던 휴대전화 부품용 LED를 전량 납품하고 있었지만 서울반도체가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시장을 빼앗겼다. 특히 서울반도체의 단가는 니치아의 3분의 1 수준이었기 때문에 국내 업체는 물론 소니·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도 고객사로 확보했다. 이를 통해 서울반도체의 매출은 2001년 400억원대에서 2006년 1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니치아의 특허소송으로 고객사의 주문이 끊겼다. 특허 소송이 마무리된 이후에 거래하겠다는 것이었다. 주변에선 니치아에 라이선스비를 주는 것으로 서둘러 특허 협상을 끝내라고 권했다. 이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니치아와 정면 대결을 택했다. 그동안 특허관리를 착실히 해왔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었다.

결국 3년여의 기간이 걸리긴 했지만 지난 2009년 2월 크로스 라이선싱에 합의하면서 특허싸움을 끝냈다. 그해 매출은 4500억여원으로 특허 싸움이 시작된 해보다 갑절 이상 늘었다.

만약 이 대표가 서둘러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니치아에 라이선스비를 지불하는 방향으로 합의를 이끌어 갔다면 현재의 위상을 유지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평가다. 무엇보다 기술 선도 업체라는 이미지를 확보하기 못했을 것이다.

또한 LED 시장이 커질수록 특허 분쟁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LED 조명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하면서 오스람, 필립스, 크리, 도요타고세이 등 선두기업뿐 아니라 후발주자들 간에도 특허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니치아와의 소송을 겪으면서 더욱 철저하게 특허 관리를 해온 서울반도체로서는 유리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특허 소송으로 위기를 넘기는 듯 했던 서울반도체에게 연이어 위기가 닥쳤다. 당시 LED TV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돼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지만 글로벌 위기가 찾아오면서 TV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또 기술 발달에 따른 LED 사용량 감소와 시장의 공급과잉으로 LED 가격이 폭락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중국 등에서는 쓰러지는 LED 관련 기업이 속출했다.

서울반도체 역시 가동률이 한때 50%까지 떨어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서울반도체는 제품 경쟁력과 해외 영업망을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섰다. 이 대표가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한 기술개발과 해외 네트워크 구축이 밑거름이 됐다.

이처럼 서울반도체가 특허 소송, 고객사 이탈, 가격 폭락 등 연속된 위기를 차례로 극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현실에 안주하는 도전 정신을 강조하는 이 대표의 확고한 경영원칙 덕분에서 비롯됐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는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이 대표는 항상 ‘겸허한 마음’을 강조한다”며 “현실에 만족하지 말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대표적인 성공한 CEO로 꼽히면서도 좀처럼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는 이유도 겸허한 마음을 갖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정훈 대표이사는
△1953년 1월 21일 출생 △1975년 고려대 물리학 학사 △1979년 고려대 경영대학원 석사 △1981년 제일정밀공업 기획과장 △1984년 미국 오클라호마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1991년 삼신전기 부사장 △1992년 서울반도체 대표이사 사장 △2009 제44회 발명의 날 은탑산업훈장 수훈 △2003년 서울대 경영대학교 최고 경영자 과정 수료

강길홍 기자 s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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