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의식 “이 부회장은 주요 면담 대상 아니다”
17일 한국을 찾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뒤 오후에 삼성전자 서초 사옥을 찾아 이 부회장을 만났다.
앞서 지난 4월 22일과 26일 각각 한국을 방문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래리 페이지 구글 CEO도 박 대통령과 만난 후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방문해 이 부회장과 면담을 가졌다.
세계 IT업계를 주름잡고 있는 이들의 행보에 대해 청와대 일부 참모들은 불쾌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보다 이 부회장에게 더 많은 관심이 쏠리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불만이 알려지면서 삼성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빌 게이츠나 래리 페이지 방문 때와 달리 이 부회장이 전면에 드러나지 않도록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저커버그의 방한 소식이 전해진 17일부터 삼성 측은 이 부회장과 저커버그의 만남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을 다물었다.
오히려 저커버그가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사장과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이 저커버그를 만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18일 저커버그와 이 부회장의 만남은 결국 이뤄졌다. 특히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경영진은 저커버그와 만찬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대표해 저커버그와 만난 것은 신종균 사장”이라며 “이 부회장이 저커버그를 만났을 수도 있지만 주는 아니다”라고 애써 강조했다.
빌 게이츠와 래리 페이지가 방문했을 때 이 부회장이 1층 로비까지 직접 배웅하며 카메라 세례를 받았던 것과 분명하게 대조되는 모습이다.
결국 삼성 측이 ‘박근혜 찍고 이재용’으로 굳어지는 면담공식에 불만을 가지는 청와대의 눈치를 보면서 이 부회장도 자세를 낮출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빌 게이츠, 래리 페이지, 마크 저커버그가 IT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했을 때 이 부회장이 이들을 상대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도 내놓고 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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