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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홍 기자
등록 :
2013-06-1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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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최재원 형제, 항소심 앞두고 입맞췄나?

검사, 접견 기록 증거로 제시…재판부 “왜 전략이 필요한지 의문”

그룹 계열사에서 출자한 펀드자금 수백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SK 회장과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이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사전에 재판 전략을 논의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문용선 부장판사)의 심리로 14일 열린 최 회장 등의 항소심 공판에서 검사는 피고인들의 접견기록을 증거물로 제시하며 사전에 재판 전략을 세웠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이 항소심에 들어서 1심에서의 진술을 번복한 것과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항소이유서 제출을 앞두고 이뤄진 최 회장과 최 부회장의 접견기록에서 최 회장은 최 부회장에게 “전략을 말해달라”고 말한 기록이 남아 있다. 최 부회장은 “변호사들끼리 엄청 싸우고 있다. 1심대로 가자는 사람도 있고 다 바꿔야 된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또 최태원 회장과 사촌동생인 최철원 전 M&M 대표의 접견 기록에서 최 전 대표는 “형, 변호인을 따로따로 가는 게 좋겠다”고 말하자 최 회장이 “변호인들이 서로 논의하고 있다. 동생이랑 싸울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검사는 “최태원 피고인이 동생인 최재원 피고인과 재판 입장을 달리하는 전략을 세운 것”이라며 “우연인지 항소심에서 최태원 피고인과 최재원 피고인의 변호인이 분리됐다”고 말했다.

또한 최 부회장은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와의 접견에서 “전략 세우느라 정신이 없어 항소심까지는 바쁘겠다”고 말했다.

검사는 이와 같은 접견 대화 내용에서 최 회장 형제와 김씨가 서로 어떤 자세로 재판에 임할지 논의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또한 김씨는 최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가스 대표와의 접견에서 “나를 지키자니 우스꽝스럽고 안 지키자니 좀 그렇다”며 “내가 할 수 있는게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사는 “김준홍 피고인이 이번 재판과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는 의미”라며 “재판과 관련해 누군가 결정해 주고 있는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검사는 김씨가 항소이유서를 제출하기 이전에 서로 반대되는 입장에 있는 최 회장 측 변호사를 비롯해 SK그룹 사내 변호사들과의 접견을 지속한 것은 항소심 재판과 관련해 입을 맞추기 위한 정황이라고 추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변호인은 진실만 말하면 되는데 왜 이런 온갖 전략을 세워서 대응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아마도 진실이 아니거나 큰 오류나 착각에 빠져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 회장 측 변호인은 “사람의 기억은 정확하지 않고 오래된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상호간에 대화가 필요하다”며 “이를 조작으로 몰아가는 것은 잘못이다”라고 주장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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